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이야기

두레네
/두레네(추풍령) /두레네(지리산) /두레네크리스마스이야기(지리산)

두레네 글방입니다.
조회 수 1185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수정 삭제

발광난 똑똑이(우리집 똥개)의 울부짖음에 우리 가족은 시달렸습니다.
낮에는 밤 줏고 피곤한데 밤에 잠도 설치니 짜증이 났습니다.
처음엔 저 시키가 왜 그래?
먼데다 따로 묶어 놓고 개 밥도 많이 주고
뭐가 부족해서 그러나 지켜보아도 알 수 없었습니다.
하루는 얼마나 힘이 센지 대못을 세 개나 박아놓은 고리를 뽑고
온 마당을 겅중겅중 뛰어 다닐 정도였습니다.
하도 시끄러워 밤에 참다 참다 못해 노끈을 들고
주둥이를 묶어놓았는데 1분도 못돼 마술사 쇠고리 풀 듯
단숨에 끊어버렸습니다.
화가 나서 짖으면 맞는다는 것을 알려주기 위해 빗자루로 때려주고 들어왔는데
잠시 후 또 웡웡거리길레 또 때려주었습니다.
그것도 한 두 차레지 결국 밤새 이눔 때문에 잠을 설칠 수밖에 없더군요.
알고보니 이 가을날 암내를 풍기는 우리집 총명이 때문이었습니다.
어쩐지 저번에 알지도 못하는 떠돌이 개가 우리집 주위를 방황하더라니...
할 수 없이 총명이를 똑똑이 옆에 묶어놨는데 그제서야 웡웡거리는 것은 멈췄습니다만
이번에는 발발이들의 낑낑거리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이제  개 나이로 중학생쯤 되는 또또는 매일 똑똑이 연애하는 것 방해하러 가는지 구경하러 가는지 지가 자는 마루 밑에는 들어가지도 않더군요.
그런데 똑똑이와 총명이는 격이 안맞습니다.
총명이 세배쯤되는 똑똑이는 초보 완전 총각이라 서투를 수도 있겠지만
옆에서 보고 있노라면 킥 하고 웃음이 절로 납니다.
왜냐구요? 삽질도 그런 삽질이 없기 때문이죠.
작대기를 들고 가서 이눔아 허리를 더 낮추어야지 하고 꼬리를 두드려도
이 성질만 급한 똑똑이는 허공에 대고 허리춤만 춰댑니다.
평소같으면 앙탈만 부리던 총명이는 지가 아쉬운지 본능대로 있습디다.
그런데 삽질도 하루 이틀이지 몇날 몇일 내가 봐도 되지도 않을 일 같아서...
총명이는 기다리다 지쳤는지 어느 날부터는 곁에 갈 생각도 안하고 눈만 꿈벅입니다.
루이 16세와 결혼한 마리 앙트와네트의 심정이 저럴테지 싶더군요.
오늘 보니 성에 관심 많을 중학생 또또도 더 이상 구경가러 안가는 것을 보니
총명이의 발정기가 사그러들었나 봅니다.
합방에 성공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그동안
밥도 안먹고 그야말로 개난리 부르스를 치던 놈들이 이제 잠잠해졌습니다.
건너편의 닭장에서 쥐죽은 듯이 조용하던 닭들의 소리가 다시 들립니다.
지들 눈에도 먼지만 날리던 개들의 잔치가 끝났다고 여기는가 봅니다.
오늘 책을 보니 개들의 수임기간이 62-68일 이라던데
겨울날 강아지가 있으면 성공한 것이고 아니면
개털 날리는 똑똑이의 삽질만 보고만 것이겠지요.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4 자연이라는 시골서 살려면 두레네집 2001.09.19 2214
133 [re] 지난주에 들렀을때... 솔메거사 2001.09.20 327
132 우리 동네 밤농사 두레네집 2001.09.20 1564
131 밤 나오라는데 뱀이 나와 두레네집 2001.09.20 1608
» 똑똑이의 삽질은 끝나고 두레네집 2001.09.27 1185
129 배추는 어디에 심었는지? 두레네집 2001.09.27 1172
128 신선이 먹는 음식 두레네집 2001.10.09 1491
127 농사에 대한 생각1- 농자, 노자 두레네집 2001.10.12 1125
126 농사에 대한 생각2-남자(男子)의 노동(勞動) 두레네집 2001.10.12 1175
125 농사에 대한 생각3- 땅바닥이 밥상이다. 두레네집 2001.10.12 1139
124 들녘의 색은 변하고 1 두레엄마 2001.10.22 1409
123 찬 빗속의 따스한 만남(지리산 음악회 후기) 5 두레네집 2001.10.29 1404
122 낙엽으로 지는 단풍을 따라 두레엄마 2001.11.16 1213
121 상여 뒤를 따르며 1 두레네 집 2001.11.16 1114
120 교실 난로에 얽힌 추억 1 두레네 집 2001.11.20 1086
119 [re] 똑똑이, 허우대 風神이 훤칠허고.. 솔메거사 2001.11.27 208
118 살계마(殺鷄魔) 똑똑이 두레네 집 2001.11.26 1061
117 허시파피와 슬픈 공주 두레엄마 2001.12.01 1230
116 느림이라는 여유와 교환한 자동차에 바램 1 두레네집 2001.12.09 923
115 화장실 어드벤쳐 I 두레엄마 2001.12.18 1101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