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이지 마세요

by 두레네집 posted Jul 31, 2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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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지 마세요.
그대가 죽지
왜 남을 죽여요.
차라리 나를 죽여요.


오늘 아침 두레엄마가 흔드는 소리에 더 꾸고 싶은 꿈에서 깨어났습니다.
꿈속의 마지막 절규가 잊혀지지 않고 하루 종일 귓전을 맴돕니다.
꼭 유랑극단의 신파극 장면처럼 오버-랩 되어 어슴츠레 떠오릅니다.
다투는 사람은 서로가 서로를 잘 아는 사이였던 가 봅니다.
어쩌다 애증의 관계가 형성되어 한 사람이 몹시 분해하다가 마침내 총을 빼들고...

그런데 그 사람을 늘 지켜보아 오고 있던 또 한 분이 있었습니다.
둘 뿐 아니라 그 주변의 이웃관계도 잘 알던 이였던 것 같습니다.
총 앞을 막아섭니다. 그 대신 ‘나를 죽이라’고 소리를 지릅니다.
세상에 대신 죽어주겠다고 나서는 이가 있을까요?
그 대목에서 깨워져 일어났습니다.

하루 내내 가만 생각해보니
희생하겠다는 이는 죽어야 할 대상을 더 사랑해서 그를 위해 대신 죽겠다는 것이 아니라
죽이려는 자에게 상대방을 죽이는 죄를 범하지 말라고 말하는 것입니다.
죽는 이보다 죄를 범하려는 이를 더 사랑하는 마음이 넘쳐나서 그리하는 것이었습니다.
‘내가 네 화를 다 받아 줄테니... 차라리 내가 죽을테니...
너의 삶에 비극을 몰고 오지 말라’는 의미에서 그를 막아선 것입니다.

살아가면서 정말 죽이고 싶은 사람, 한 두어 사람 없는 이가 없을 것입니다.
‘그 놈 죽여 놓고 개 값을 치뤄!’ 하는 생각들이 굴뚝같을 것입니다.
실제로 그 생각을 실천하지는 못하지만 마음속으로는 이미 그를 죽여 버렸을 것이며.
이미 세상에 그 놈 없는 것으로 친다고 했지만,
보이면 상처 난 딱지 또 뜯어내는 아픔을 감내하며
지울 수 없는 상처로 지고 가는 이가 우리들인 것입니다.
어찌하면 빠진 구덩이에 빠지고 또 빠지는 이 수렁에서 헤어 나올 수 있을런지요?

우리 주님은 당신이 미워하고 저주하는 사람을 더 사랑해서
그를 용서하라고 하시는 게 아니라 나를 더 사랑해서
그를 미워하는 그 마음의 지옥에서 벗어나도록 내가 그 짐을 달게 지겠으니
내게 넘기라고 말씀하십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는 것입니다.
옳게 살아가려고 나름대로 몸부림치는 그대에게 자기희생의 사랑을 보이신 것입니다.
아직도 내가 미워하는 사람을 주님이 나보다 더 사랑한다고 여기십니까.
아브라함의 하나님, 이삭의 하나님, 야곱의 하나님이시듯
당신의 하나님에게는 당신이 주인공입니다.
또 어찌 되짚어 말하면 주님에게는 죽이려는 자를 위한 사랑이 넘칩니다.
그가 살아 또다른 삶 속에서 당신의 주인공이 되시기를 기다린다는 것입니다.

대신 죽어주겠다는 사람의 제의를 만난 적이 있습니까?
그대를 사랑해서 죽겠다고 애타도록 찾아다니며
이 허망한 삶의 모습에서 벗어나도록 제안하는 소리를 들은 적이 있습니까?

전 그분이 예수님이라는 것을 이제는 알고 있습니다.
그분이 내 죄를 대신 짊어지고 대신 죽겠다고 자청한 분입니다.
나를 죽이고 네 죄에서 넘어가라고 말합니다.
예수를 십자가에 못박아 죽이는 것은 바로 나를 죽이는 것입니다.
자신이 죽어야 하는데 자신의 몸은 죽지 못하는 생존의 본능이 있으니
대신 영이신 예수님, 즉 보혜사 성령님을 죽이라는 것입니다.

그 분이 내 안에서 끝없이 죽고 다시 살아나는 신비의 삶을 주십니다.
세상을 죄로 물들이지 않고
온유와 인내의 삶을 몸으로 지켜나갈 수 있도록 도우시는 분입니다.
내가 예수님이 되어 매일 매일 십자가에 못 박히다 보면
자신을 이제 절제할 수 있는 성령의 열매가 마침내 영글게 되는 것입니다.

내가 살고 죽는 것이 아니라 오직 내 안에 예수께서 살고 죽으시는 것입니다
(참고구절 신약 갈라디아서 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