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똥을 아시나요?

by 두레엄마 posted Jun 09,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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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여기 살며 생전 처음 먹어보는 나물과 열매들이 있습니다.
작년 여름 이 곳 출신이신 사모님과 농평으로 해서 산에 가는데 이 것 저 것
산에서 나는 먹을 것을 알려주시며 따서 주시더군요.
농평으로 해서 불무장등 능선으로 가는 길엔, 토종 뽕나무가 있었는데
마침 오디들이 많이 열려 있더군요.
작고 거의 까만색의 오디는 커다란 새 품종의 오디보다 더 달고 맛이 있었습니다.
그러더니 "아, 조금 있으면 파리똥 먹을 때네" 하시는 겁니다..
엥? 파리똥?
이름만큼이나 맛도 요상할 것 같아 몹시 궁금했습니다.
얼마 후 교회 마당에 있다며 따먹으러 가자고 하시더군요.
전 처음 보는 것인데 빨갛고 갸름한 게 좀 시어도 먹을 만 했습니다.
그래서 신 것을 참으며 얼마를 따먹었는데 맛이 자꾸 생각이 나더군요.
어느 날 권사님댁에서 녹차를 딴 후에 그 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갔는데
마당에 파리똥 나무가 있더군요. 그래서 따먹으니 그 집은 토종 파리똥 나무인데
아!!! 교회 것보다 더 달고 맛있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열심히 따먹었지요.
올해도 교회에 있는 파리똥 나무의 열매는 주일 날 아이들과 어른들의 손놀림으로 인해
다 익지도 않았는데 벌써 많이 없어져 갑니다.
엊그제 수요일 집회 시작 전에 농평 사시는 집사님이 교회 마당에서 파리똥을 따오시길래
조금 달라고 해더니 그냥 다 주십니다.
시작 전에 얼른 몇 개 맛을 봤지요. 아흠..
끝난 후 앞자리에 앉으셨던 권사님께  파리똥 얘기를 하니 올해는 나무를
쳐서 작년만 못하지만 그래도 열렸으니 따먹으러 오라고 하십니다.
이제 댁의 녹차가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 녹차도 따러 갈 겸 파리똥과
자두를 따먹으러 남산마을 권사님 집으로 출동을 하렵니다.
참! 올해는 농평의 앵두를 못먹었어요.
앵두가 한참 꽃을 피울 때 비가 많이 내렸는데, 열매가 맺힐 시기에도 내려서 그 양이 적다는군요.. 보름전에 농평에 갔을 땐 예의 그 나무는 아직도 안 익었는데 주위의 다른 나무들은 익을대로 익어 새 밥이 되어 있더군요.
그리고 참 파리똥의 정확한 이름은 보리수입니다.
이곳에서는 왜 그렇게 불리게 되었는지 몰라도 애, 어른 할 것 없이
듣기에는 조금 맛 떨어지는 이름일지라도 여전히, 앞으로도 파리똥으로 불리게 되겠지요.
그래도 궁금하신 분은 월간 "좋은 생각" 6월호 표지를 보시면 그 열매사진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