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방 전라도에 눈난리가 났습니다

by 산이조아 posted Dec 18, 2005 Views 2483 Replies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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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랬만에 연휴를 맞아
오전까지 긴밤을 자고 각시가 시켜논 심부름도 하고 해서 마음에 여유가 쫌 있드랬죠
그래서 간만에 산에를 댕겨올라고 맘을 먹었습니다.
별거 없습니다.  옷만 땃땃하게 입으면 끝이니까요.
그래도 눈싸인 산을 혼자가면서 맨몸으로 간다는 것은 용감한것이 아니라 무식한 것이겠지라잉?
그래서~ 챙긴것이, 사무실 들려서 배낭,헤드랜턴, 라이타, 리빠, 모자, 장갑, 슈퍼에서 챙긴것이 음료수 한병, 게맛살 1개.
슈퍼에서는 나의 술친구 재균이의 각시를 만나브렀습니다.
오랬만이라서 인사를 했죠
"요즘 어떻게 지낸다요?"
"이러곰 저러곰 살지죠,  지금 어디 갈라그요?"
"나요?,  시간도 있고 해서 교룡산성이나 한번 댕겨올라고 흔디요"
"미쳐브러끄만이,  이 추운날씨에 눈도 이러게 많이 왔는디 산에를 간다고요?"
제가 요즘 술를 자재를 해서 이 술친구는 볼일이 없었습니다.
요즘도 맨날 술먹고 시간나면 낚시가고 한담니다
"써글노무시키".(우리끼린게)


여기가 동편제 영화에 등장하는 남원교룡산성입굽니다.


요고는 성곽이겠죠?

천천이 올라갑니다.
옛날에는 성곽안에 마을이 있어서 사람이 꽤 많이 살았답니다.
지금도 몇집은 살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다 쓰러져 가는 집에 젊은 부부와 애기가 사는 걸 보고 살짝 부러워 하기도 했습니다.
각시에게 우리도 저런대서 살자 하면 난리가 날겁니다.

대충 이런 집입니다. 이거는 그 옆집사진입니다

젋은 여승이 계시는 선국사가 나옴니다.
조용합니다. 한 보살님이 지게를 지고 내려오십니다.
부식거리나 짋어지고 올라갈 모양입니다.
감니다.  
우리동네 말로 깔막이 나옵니다.  
눈이 많아서 미끄럽고 숨소리도 거칠어 짐이 느껴짐니다.
아름들이 소나무가 눈에 못이겨 부러진 것도 몇 보입니다.
산등성이에 오라서서는 볼만한 것이 좀 있습니다만 눈이 많이 와서 사진을 찍지는 못했습니다.
여기서 배낭에서 게맛살을 꺼내 주머니로 옴깁니다.
탄창에 총알을 장전했다고나 할까요.
오래전에 사용돼었던 군부대 막사(1개분대규모)도 있고,
바위가 갈라져서 동굴이 생긴 곳도 있고
대공 기관총인 캐럼50이 설치돼었었던 흔적도 보입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바위가 갈라져서 동굴이 된곳을 찍고자 올라왔었습니다.
몇년전 첨에 이것을 봤을때 입이 쫙 벌어졌습니다.
깊이가 괭장이 깊기 때문입니다.
떨어지면 최소한 중상 내지는 사망.  높은산에서는 이런걸 [크래바스]라고 하던데


정상에서 내려다본 남원시내쪽입니다. 눈이오니 안보이군요
올라온 곳의 반대편으로 내려왔습니다. 첨길입니다.
여기도 경사가 장난이 아님니다. 미끄러워서 몇번을 넘어지고 해서 내려왔습니다.
교룡산 일주하는 임도에 나와서 신발을 벗어보니 눈이 한뭉치씩 들어있더군요.
눈을 털고나니 발에다 난로를 피워논것처럼 뜨뜻합니다.
임도를 한바퀴 돌아서 차있는 곳까지 올동안 아무도 안보이데요.
눈이 너무 많이 와서 그런가 봄니다.
눈보라도 치고 발도 푹푹 빠지고는 했지만 좋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