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 산행

by 김수훈 posted Jan 03, 2005 Views 2719 Replies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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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 좀 많습니다. 글을 쓰기가 역부족이라 사진으로 대신했으니 지루해도 이해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새해 첫 일요일 아침에 TV에서 킬리만자로 산행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갑자기 생각이 나서 동네 앞산에라도 가자 하고 느즈막이 길을 나섰다.
우리집 아파트 단지에서 찻길을 건너면 바로 등산로가 시작되는데, 관악산의 새끼 봉우리라고 할 수 있는 <삼성산>이다.


      <11:24. 아파트 정문에서 길 건너 본 광경. 오른쪽 버스정류장 뒤가 등산로 입구>


      <이런 길로 3분만 올라가면 능선에 올라서게 되고>


      <능선 길은 이렇습니다.>

조금 가다 시끄러운 소리가 난다 했더니 어느새 산중 주막집이 나타난다.


      <산중 주막 1호>


      <이어서 주막 2호>

조금 더 가니까 산악자전거도 나타났다. 저걸로 비탈길을 오르내리면서 얼마나 산을 후벼 팔 것인가!




      <그리고, 주막 3호>

그런데 이곳은 "호압사"라는 절의 철망담 바로 옆이다. 절집의 담벼락에 잇대어서 술장사를 하는 셈이다.
돗자리를 깔고 앉은 손님들은 등산을 왔는지 술집에 왔는지를 잊어버렸는가, 일어설 줄을 모르고 왁자지껄 떠드는 소리가 여느 술집과 다를 바 없다.


      <주막 3호에서 보이는 호압사 대웅전>

이제부터 제법 된비알의 나무계단 길이 시작된다.



그러나 오르막은 그다지 길지 않다. 금방 안부에 올라서면서 저 아래 금천구 시흥2동이 보인다.


      <시흥2동 벽산아파트와 산복터널. 터널을 지나면 안양유원지 방향이다.>

산 아래를 바라보고 단체로 "야호" 외치는 사람들 때문에 바위가 구르지 않을까 염려된다.


      <또, 주막 4호>


      <주막 5호인가? 아, 술은 안 팔고 엿을 팔고 있었다.>


      <주막 5호. 규모가 사뭇 커져서 기업형이다. 개도 기르고 있다.>


      <이동식 장비점도 등장. 스틱 하나에 1만원이라고, 많이들 사 간다.>


      <안양유원지 옆의 채석장 터. 돌 캐고 난 땅은 자연히 대지 조성이 돼 버렸다.>


      <주막 6호는 대기업 규모. 건장한 종업원들이 무서워서 멀리서 찍었다.>


      <전에 못 보던 어마어마한 폭포가 생겼다. 높이가 자그마치 120m(?) 정도>


      <주막 7호는 재벌기업 규모. 거의 직경 100m에 걸쳐 자리를 잡고 있다.>


      <바로 옆에 거의 비슷한 규모의 주막 8호>


      <호박엿을 파는 할머니의 좌판은 차라리 애교 수준이다.>

이런 주막들은 거의 대부분이 필요한 물건들을 등짐이 아니라 자동차나 오토바이로 실어 나르는데, 능선까지 이들이 올라올 수 있을 정도로 길이 나 있기 때문이다.


      <12:49. 삼성산 정상부 직전의 능선까지 올라온 포장도로와 산불감시초소>

이곳은 안양 삼막사에서 오는 길과 관악산 제4야영장으로 내려가는 길이 만나는 네거리이기도 하다.


      <관악산 제4야영장으로 내려가는 길은 토사 유실을 방지하기 위해 나무계단이 새로 놓여졌다.>


      <안양유원지 무너미 방향 갈림길의 작은 주막 9호>


      <13:17. 제4야영장. 제법 너른 공터에 정자와 벤치가 여럿 있어서 단체 야유회 같은 모임이 자주 열리는 곳이다. 그런데 여기서 진짜로 야영해도 되나?>


      <있을 만한 곳에 어김없이 있는 주막 10호>


      <이곳은 서울대입구 쪽에서 올라오는 등산로와 만나는 교차로이기도 하다>


      <어딘지 쓸쓸해 보이는 주막 11호>


      <저만큼 보이는 마지막 안부- 일명 깔딱고개. 넘어가면 연주암이고, 계속 내려가면 과천 방향>


      <14:28. 안부에 자리잡은 주막 12호-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집이다. 다른 주막이 이동성 내지는 임시성이 있는데 비해서 이곳은 완전 고정식에 영구적이다.>

이 안부에서 약 1백여미터 아래에 연주암이 자리잡고 있다.


      <연주암 요사채>


      <아침, 점심- 누구에게나 식사를 제공하는 연주암의 공양소 건물 현관.
        식사비는 내면 좋고, 안 내도 그만이다.
        그런데, "폐문"이란 쪽지는 왜 붙어 있지?>


      <관악산의 정상부(왼쪽)와 연주대(암자)>


      <끌어 당겨 본 연주대>


      <15:10. 관악산 정상>


      <정상 암봉 중간 틈새에 자리잡은 주막 13호. 절묘한 위치 선정에 경탄을 금할 수가 없다>


      <철망 너머, 우측 하단에 앞쪽 능선 바로 위에 부옇게 보이는 아파트가 우리집 아파트. 맑은 날 배율 10배 정도의 망원경으로 보면 우리집 거실 창문을 식별할 수 있다. 야생마의 고배율 디카 같으면 아마도 촬영이 가능하지 않을까.>


      <정상에서 뒤돌아 보니, 어- 기상관측 레이더가 없어졌네?>


      <하산길에 다른 각도에서 바라 본 정상 암봉과 연주대>

관악산은 언제부터인가 물이 아주 귀한 산이 되어 버렸다. 중간 이상의 계곡에서 물 흐르는 것을 보기란 장마철이 아니고서는 매우 드문 일이 돼 버렸다.


      <하산길에 보이는 계곡. 징검돌로 쓰인 바위들이 물이 흐르는 때도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듯>


      <안내 산악회들의 모객 전단지도 극성이다>


      <16:13. 다시 돌아온 제4야영장. 계곡의 합류점에 섬같이 생긴 "수중공원". 진짜 수중공원이 된 적이 언제였던가?>


      <16:54. 서울대 쪽 입구. 표받는 곳은 이제 없어질 테지.>
  

      <2005. 1월 1일부터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어둑해진 광장을 지나며 관악산은 다시 찾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 놀라지 마십시오. 위의 빙폭의 높이는 단위가 센티미터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