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덟살 오한결, 안개 속에서 천왕봉에 오르다.

by 깊은산 posted Sep 0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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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0906 : 여덟살 오한결 드디어 안개 속에 지리산 천왕봉에 오르다.
지난 2월 "지리산 설경"에 흠뻑 젖었다가 여름이 다가는 즈음 다시 그 길을 올랐습니다. 온 가족이 캐나다로 유학을 떠날 계획이 있어 이제 언제 다시 지리에 들 수 있을까 아쉬워하며 올랐던 걸음이었는데, 비행기표를 구할 수 없어서 출국이 늦어진 틈새를 이용해서 온
가족이 다시 한번 지리를 찾았지요.



6일 월요일 새벽2시 서울을 떠나 지리산 천왕봉으로
떠났습니다. 아침을 먹은 백무동 어느 민박집 식당에서.... 찰칵.



그런데,,, 내내 자욱한 안개와
비 속에 백무동을 올라야 했지요. 오랜만에 사진 장비를 다 갖추고 올랐는데,
안개비 탓에 렌즈를 다 쓸 수 없었습니다. 그래도 그런 맛과 멋이 있는 산행이었습니다.



야영으로 황폐화되었던 참샘이 이렇게 단장되었어요.
수고한 손길, 마음에 고마움의 인사를..... ^^



가을이 왔어요.





한결이, 한결이 엄마, 할머니가 함께...



한숨을 돌리고,




장터목 오르는 길..... 구절초와 온갖 가을꽃들이 안개 속에 만발했네요.





아,, 여덟살 한결이가 드디어 혼자 힘으로 안개를 뚫고, 장터목에 골인!



히잇...





천왕봉 밑의 안개먹은 풀꽃이 너무 예뻐서...



안개 속의 구절초(?) 쑥부쟁이(?)



멀리 경관은 열리지 않지만, 물안개 덕에 신비로운 풀, 꽃, 천연의 색감을 만끽 했네요.



안개 속의 천왕봉



아,,, 넘 춥다....



신비로운 제석봉의 빛깔



저 색감,,, 도저히 표현할 수 없어 못내 아쉽네요.



그야말로 생동감 그 자체지요.



제석봉 고사목



내려오는 길에 반짝 하늘이 열렸어요. 아,,, 나른해. 1915m를 단숨에 오르고 내린 우리 한결이...



아들이 그저 장해서...



백무동의 물안개 속에 고운 이끼.



색감에 반해서 그냥 지나칠 수 없었지요.

이제 얼마만에 볼 수 있을까? 마음에 담은 지리를 보기로 했는데, 비행기표가 늦어지는 탓에 이렇게 귀한 만남을 했네요. 아빠가 한결이에게 주는 제일 큰 선물, 천왕봉을 이렇게 안겨주었는데, 한결이가 얼마나 이 마음을 알 수 있을까? 기대하며 설레입니다. 먼 곳에 가서도 늘 지리를 그리며, 내 마음의 지리를 보는 눈으로 또 다른 세계를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