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6986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지리산 계곡의 물소리가 우렁차다. 푸르면서 때로는 흰 포말이 되기도 하는 계류는 또 얼마나 청정한가.
폭염이 다른 해보다 유별난 2010년이다. 절기로는 여름이 끝나가는 8월 셋째 주말(21일) 피아골을 찾았다.
직전마을에서 피아골대피소까지 오르내리는 동안 우렁찬 계류의 함성이 뒤덮고 있었다.
아니, 그것은 아름다운 관현악곡이자 웅대한 합창곡이었다.

지리산 계곡이라면 관현악곡과 합창곡이 넘쳐나지 않는 곳이 없다.
유평계곡, 백무동계곡, 중산리계곡, 거림계곡, 대성계곡, 뱀사골, 칠선계곡….
어떨 때는 웅대한 교향곡으로, 또 어떨 때는 실내악곡을 들려주기도 한다.
수백 명이 들려주는 합창곡으로, 또 2중창이나 3중창일 때도 있다.
음악이 넘쳐나는 계곡들로 하여 지리산은 늘 꿈결처럼 아름답다.

백무동 느티나무집 앞마당의 평상은 음악 듣기에 참으로 좋았다.
지난 1980~90년대, 필자는 그 평상에 앉아 밤을 새우다시피 한 적이 있었다.
백무동계곡 본류와 하동바위에서 흘러내리는 지류가 관현악을 스테레오로 들려주었다.
음표에 의해 작곡된 것이 아닌, 자연이 빚어내는 선율은 또 얼마나 황홀했던가.
온몸에 충만한 전율과도 같은 환희를 감당하기 어려웠다.

지리산 계곡을 가장 처음 인상적으로 지켜본 것은 뱀사골이었다.
1981년 8월 하순이었던 것으로 기억된다.
청정 계류가 집채 같은 석실을 감돌며 쏟아져 내리는 것에서 무엇을 생각했던가?
“빨래를 하면 얼마나 좋을까!”
지리산 청정 계류를 빨래와 결부 짓다니…! 참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

지리산 계곡에서 빨래를 떠올리다니, 참 부끄러운 노릇이었다.
그렇지만 그 빨래가 어디 옷가지를 씻는 것으로만 그치겠는가.
옷을 씻고, 몸을 씻고, 나아가 마음을 씻는 것이라면…!
물론 지리산 계곡에선 세탁은커녕 몸을 담그지도 말아야 한다.
다만 눈으로 마음으로 계류에 동화, 세심(洗心)에 이르러야 할 일이다.

지리산 계류의 관현악곡이나 합창곡들은 노자의 ‘상선약수(上善若水)’를 떠올려 준다.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도 그 공을 다투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낮춘다.
낮은 곳으로, 더 낮은 곳으로 흘러가는 물이야말로 우리들에게 너무나 많은 얘기를 들려준다. 온갖 탐욕에 찌든 인간의 속성이 참으로 부끄럽다.

지리산 청정 계류는 언제나 아름다운 관현악곡과 합창곡을 들려준다. 지치는 법도 없이!
더불어 ‘상선약수’의 가르침으로 우리들 마음을 씻게 해준다.
‘최상의 선’을 어찌 온몸으로 새기고 또 새기지 않으랴.
지리산은 찾으면 찾을수록 더 좋다.
청정 계류 그 하나 만으로도 참으로 넉넉하지 않은가.    
        
  • ?
    선경 2010.08.27 21:17
    자연의 들려주는 지리의 웅장하고 아름다운 관현악곡 들으시며~~
    여산선생님의 올여름은 그렇게 흘러가는군요~~와우
    이제 가을의 전령사들이 멀리서 미소지으며 다가오고 있겠죠
    올가을에도 건필하시고 행복하신 산행 되세요
  • ?
    최화수 2010.08.28 12:54
    올 가을에는 좋은 일들만 이어졌으면 좋겠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시기를...!
  • ?
    선경 2010.09.21 23:10
    풍성한 가을의 흐름속에 추석이 다가왔군요
    지리산도 서서히 오색의 물감으로 채색되어 갈시간 시간이 멀지않았군요
    여산선생님과 가족분들도 기쁜 추석명절 되세요~~
  • ?
    최화수 2010.09.22 17:18
    선경님 덕분에 추석 잘 보내고 있습니다.
    선경님에게도 좋은 한가위 명절 되세요.
  • ?
    moveon 2010.09.25 11:30
    최상의 선은 물과 같다는 말이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도 그 공을 다투지 않고, 끊임없이 자기를 낮춘다.

    마음에 새깁니다.
    자주 찾아 뵙지 못해서 죄송합니다.
    늘 가슴에 떠올리면 든든해지는 그 느낌만으로도 행복하답니다.
    흔적 남기지 못해도 늘 용서해 주시길 바랍니다.
  • ?
    최화수 2010.09.26 12:55
    진원님, 추석 명절 잘 보내셨습니까?
    명절 연휴 기간에 고창 선운산을 다녀왔습니다.

    요즘 이런저런 일로 좀 쫓기고 있습니다.
    정리가 되는대로 이곳 글쓰기에도 신경을 쓰겠습니다.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272 고즈넉한 산사(山寺)를 찾았더니,,, 1 file 최화수 2015.06.14 2820
271 고운 최치원 선생의 자취 3 file 최화수 2015.05.21 2883
270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2) 1 최화수 2007.09.02 4160
269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4) 1 최화수 2007.09.02 4257
268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3) 1 최화수 2007.09.02 4372
267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5) 3 최화수 2007.09.02 4413
266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1) 최화수 2007.09.02 4417
265 매산 솟대, 개암주 돌장승(재록) 3 최화수 2007.08.24 4420
264 '흥부' 출생지와 발복지(2)(재록) 3 최화수 2007.08.13 4478
263 '지리산 토론문화'를 위하여(2) 2 최화수 2003.01.28 4480
262 천은사와 태안사와 선암사 (6) 1 최화수 2007.10.22 4509
261 '밤머리재'와 '동, 서왕등재'(4) 2 최화수 2007.10.22 4534
260 천왕봉 일출과 인간 피라미드 4 최화수 2007.12.27 4563
259 '영원한 지리산 사람'의 하산(2) 8 file 최화수 2009.04.30 4595
258 청학(靑鶴)이 금세 날아오를 듯(1) 4 file 최화수 2009.06.10 4608
257 '1000년 신선(神仙)'의 족적(7) 4 file 최화수 2008.05.19 4611
256 '흥부' 출생지와 발복지(1)(재록) 2 최화수 2007.08.13 4614
255 지리산 선비의 표상 면우 선생 3 최화수 2008.02.11 4641
254 지리산 반달가슴곰의 좌표(2) 1 최화수 2002.12.23 4650
253 '달집태우기'도 변화의 바람! 2 최화수 2003.02.20 4652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14 Next
/ 14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