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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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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동북루트 개척 학술조사대가 칠선계곡으로 들어가기 앞서 용류담에서 기념촬영을 했다(사진 위쪽). 칠선계곡 군선담에서 대원들이 표지판을 달고 있는 모습(사진 아래쪽).  
.......................................
“지리산은 1948년 여순병란을 시작으로 6.25전쟁, 그리고 빨치산과 군경토벌군과의 격전지가 됨으로써 찢기고 할퀴고, 불에 달구어지면서 참담한 희생을 치렀다.
1억3천만 평으로 넉넉한 이 나라 최대의 산덩어리가 폐허의 산이 되었다는 현실은 우리 모두를 분노케 했다.
지리산 최고봉인 천왕봉에서 북으로 깊고 험하게 뻗어내린 칠선계곡, 설마 이 골짜기만은 옛대로 남아있지 않겠는가라는 안타까운 바람과 오기로 찾아 나선 것이 ‘지리산 칠선계곡 등반로 개척 및 학술조사’였다.”

1964년 11월28일부터 12월6일까지 칠선계곡 루트 등을 포함한 ‘지리산 동북(東北)루트 개척 학술조사대’ 대장으로 참가했던 김경렬(金敬烈) 님(당시 한국산악회 감사, 부산일보사 기획위원)의 말이다.
부산일보사가 주최하고 대륙과 자일, 동아대 산악부 등 부산의 3개 산악단체 젊은 엘리트들이 참가한 이 학술조사대는 당시 전인미답으로 알려졌던 칠선계곡 루트 개척에 뛰어든 것이다.
이에 앞서 예비조사대가 같은 해 10월7일부터 12일까지 칠선계곡 답사 가능성을 현지에서 미리 확인하기도 했다.

‘칠선계곡에서 상합(上合)너덜(칠선계곡 입구에서 11㎞ 지점)에 이르기까지의 계곡에는 6개소의 폭포와 1개소의 천연석막(天然石幕), 23개소의 못(潭沼)이 있었고, 목기(木器) 제작을 목적으로 한 도벌꾼이 중간지점까지 침입하고 있었다.
이 계곡에는 50마리에서 100마리를 한 떼로 하는 산오리가 계곡의 못에서 놀고 있었고, 사향노루와 담비(食肉目) 등도 발견되었다. 예비답사 때에는 칠선계곡에서 백무동을 넘는 능선에서 두 마리의 큰 곰을 발견하였다.
23개의 못 가운데서, 아래쪽에서 중간지점에 위치한 몇몇 못은 옥녀탕(玉女蕩), 군선담(群仙潭), 선녀탕(仙女蕩) 등으로 명명했으며, 6개의 폭포 중 10m쯤의 한 폭포는 부산일보의 이름을 따서 <부일폭포>로, 다음은 대륙산악회의 이름을 딴 <대륙폭포>, <자일폭포>, <동아폭포> 등 각 참가 단체의 명칭을 달아 주었다.’

학술조사대 김경렬 대장은 1964년 12월8일부터 6차례에 걸쳐 칠선계곡 학술조사 리포트를 부산일보에 실었는데, 위의 글은 그 첫 도입부이다.
사향노루와 곰을 발견한 것이나, 산오리 떼가 대량으로 서식하는 사실도 놀랍지만, 학술조사대가 칠선계곡의 못과 폭포에 대한 명명(命名) 또한 눈길을 끈다.
옥녀탕, 군선담, 선녀탕 등의 못에 대한 명명은 자연스럽다.
폭포의 이름 <부일>, <대륙>, <자일>, <동아> 등은 참가 신문사와 산악회 명칭을 딴 것이다. 구례 연하반산악회가 장터목샘을 참가 대원의 딸 출산을 기려 <산희(山姬)샘>으로 명명했던 것이나 같다.

지리산 동북루트 개척 학술조사대 참가 대원은 당시 부산의 산악계를 대표하는 엘리트들이 망라되다시피 했는데, 명단은 다음과 같다.
* 명예대장 신업재(한국산악회 고문, 의사)
* 대장 김경렬(한국산악회 감사, 부산일보사 기획위원)
* 부대장 김택진(한국산악회원, 동아대 공대학장)
* 등로반 1
  성산(리더, 대륙산악회 간사), 김준희(대륙산악회 임원)
  지두업(동아대 산악부 간사), 이곤석(동아대 산악부 간사)
* 등로반 2
  김종석(리더, 부산대 산악부 OB), 곽수웅(대륙산악회)
  조정술(경남공고 산악부장), 류효수(부산일보사 기자)
* 학술반
  김택진(리더) 구준택(부산대 교수)
  이일병(동아대 교수), 김경렬
* 촬영기록반
  김재문(리더, 한국산악회 간사, 사진작가)
  최병선(자일클럽), 김병기(부산대 공대생)
* 수송, 표지반
  박창수(리더, 자일클럽),
  김종근(부산대 산악부원), 김길평(군기사 일병)
* 의료반
  신업재(의사)
  곽삼덕(자일클럽), 최상훈(부산대산악부, 의대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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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oveon 2010.01.29 19:11
    산오리떼의 군무 . . 곰의 실체. . . . 상상이 되어 가슴이 훈훈해 집니다. 그렇게 해서 폭포들은 이름을 갖게 되었군요. . .
  • ?
    최화수 2010.01.30 11:24
    산오리떼, 곰, 사향노루...모두 꿈같은 얘기입니다.
    1964년, 격심한 전란 후의 지리산 생태계도 지금보다는 훨씬 더 좋았던 듯합니다. 그것이 어떤 의미에선 불가사의하기도 하네요.
  • ?
    최화수 2010.02.02 10:36
    죄송한 말씀 드립니다.
    저에게 갑자기 무슨 일이 생겨 약 2~3주 여기 들릴 수 없게 됐습니다.
    그 사이 집과 사무실을 떠나 있어야 합니다.
    다시 돌아오면 가장 먼저 여러분을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건강하세요.
  • ?
    moveon 2010.02.02 12:06
    잘 다녀 오십시오. .
  • ?
    섬호정 2010.02.06 20:07
    如山선생님의 칠선계곡이야기를 계속 읽으며 잠시 외류에서 귀로 하실때가지 이 방의 칠선계곡 에 머물어 있겠습니다 지난 가을 부터 다시 또초향차의 고소한 신선한 맛을 느낍니다 칠선계곡의 신선한 산약초 100가지를 채취해 만들었다는 文선생의 초향차(草香茶)를 다시 공수 받아 음다합니다
    경인년 새해에 칠선계곡 초향차 한 잔 멀리서 올립니다 좋은글 잘 읽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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