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향노루 나들이 쉬운 일 아니네!

by 최화수 posted Jan 06,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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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이 한가롭게 뛰놀고(?), 자주솜대와 기생꽃이 무리지어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또 오대산과 설악산의 사향노루와 산양이 지리산에 나들이를 온다면 더욱 좋을 터이다.]

무슨 뚱단지 같이 들리기도 하는 말입니다.
위의 글은 '최화수의 지리산 통신' 제170호(2005년 2월12일자) '맹꽁이 울고 기생꽃 피고'에 실려 있는 한 대목이에요.

지난해 연초 벽두, 환경부와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멸종위기 동물 복원은 물론, 국립공원을 멸종위기 식물의 복원기지로 삼을 계획이라고 발표했었지요.
지리산은 자주솜대와 기생꽃을 집중적으로 복원하기로 했고...

지리산에 야생 반달가슴곰을 방사하는 것처럼, 오대산에는 사향노루, 월악산과 설악산에는 산양, 그리고 소백산에는 여우를 복원하기로 하고 그 방안을 추진한다고 했어요.
그래서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한가롭게 뛰놀고, 자주솜대와 기생꽃이 무리지어 피어난다면..."이라 했던 것입니다.

지난 연말, 환경부는 향후 5년간 야생 동, 식물과 서식지를 보호하기 위한 7대 중점 추진과제와 15개 분야별 이행과제 등을 발표했어요.
멸종위기 야생 동, 식물 평가위원회도 구성, 멸종위기종 복원 종합계획 수립 등에 박차를 가한다고도 했답니다.

이에 앞서 국립공원연구원이 현장성 있는 연구활동을 위해 서울 본원을 전북 남원시 주천면 호경리 지리산 국립공원내로 이전했더군요.
국립공원관리공단 산하기관인 이 연구원은 자연생태계 연구와 멸종위기종 복원 등의 업무를 맡고 있지요. 지리산 멸종 동, 식물 복원에 더욱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환경부는 전 국토면적의 1.4%(545곳 1392㎢)에 불과한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을 2010년까지 2.0%(1998㎢)로 늘릴 계획이라더군요.
이와 같은 사업들을 추진하기 위해 앞으로 5년 동안 4700억원의 예산을 투자한다고 환경부가 발표한 것이지요.

하지만 환경부의 멸종위기 야생동물 복원사업이 새해 벽두 좌초 위기를 맞았다는 소식입니다.
멸종위기종 복원을 위해 올초 북한산 산양, 사슴, 사향노루 등을 반입할 계획이었으나 농림부가 이들 야생동물의 반입 불가를 통보한 것이지요.

종복원 대상 야생동물인 사슴 사향노루 산양 등은 발굽이 두개인 '우제류'로 구제역, 광우병 우려 때문에 반입이 금지된 상태라고 합니다.
현재 우제류 가운데 미국 호주 등 일부 국가에서 수입하고 있는 소와 돼지 외에는 사실상 '반입금지' 상태라는 군요.

특히 북한은 국제수역사무국(OIE)에 동물 질병 상황을 보고하지 않는 나라이기 때문에 사향노루 등의 반입이 더욱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러나 지리산 종복원센터는 현지에서 충분히 질병조사를 하면 반입이 가능할 수 있다는 입장이에요.

[지리산에 반달가슴곰이 한가롭게 뛰놀고(?), 자주솜대와 기생꽃이 무리지어 피어난다면 얼마나 좋을 것인가.
또 오대산과 설악산의 사향노루와 산양이 지리산에 나들이를 온다면 더욱 좋을 터이다.]
하지만 그런 꿈같은 일이 생각처럼 쉽게 이뤄질 수는 없는 일인가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