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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5798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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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를 지르면 성난 바람과 같이 나무라도 부러뜨리고, 속삭이듯 소리를 낮추면 따스한 봄바람에 꽃을 피우는 불세출의 절창(絶唱)을 낳았다. 어느 소리이고 목에 걸려서 어렵거나 되지 않는 것이 없었다."
가왕(歌王) 송흥록에 대한 평가입니다.
어디 그뿐이겠습니까.
사람들은 송흥록처럼 숱한 전설과 신화를 남긴 명창도 없다는 말도 합니다.

그렇습니다.
송흥록에게는 수많은 일화들이 있지만, 특히 '정염의 화신'과 같았던 수청기생 맹렬(孟烈)과의 불꽃같이 맹렬했던 사랑이 너무나 유명합니다.
천재들이 아니라면 꿈조차 꿀 수 없는, 아주 기막힌 사랑이었어요.
가왕 송흥록도 대단하지만, 사랑을 위해서라면 기름을 안고 불덩이 속으로 뛰어드는 맹렬이란 여성이 우리를 더 감탄케 합니다.

송흥록이 대구감영의 부름을 받고 선화당이란 곳에서 '옥중비가'를 부르는 것에서 맹렬과의 불꽃같은 사랑의 인연이 시작됩니다.
경상감사의 수청기생 맹렬은 송흥록의 준수한 용모를 보고 첫눈에 반했지요.
더구나 송흥록의 '옥중비가', 그 절묘한 소리가 너무 황홀하여 그녀는 그만 넋을 잃고 말았어요.
맹렬은 송흥록을 바라보면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답니다.

송흥록이 운봉으로 돌아갔습니다.
불꽃같은 정염이 불타오르는 맹렬이가 대구감영에 그냥 눌러앉아 있을 수가 없는 것은 당연한 노릇이었지요.
맹렬은 감사에게 이런저런 구실을 둘러대어 짬을 얻어냈어요.
그녀가 할 일은 오직 한 가지, 부리나케 남원땅 운봉으로 달려가 송흥록과 사랑을 불태우는 일이었습니다.

송흥록이 천하의 가왕답게 준수한 용모와 명창으로서의 남다른 '소리'를 가졌다면, 맹렬은 천하의 남정네라도 한순간에 녹여버릴 미모와 교태를 가지고 있었지요.
맹렬이가 송흥록에게 맹렬한 사랑을 느낀 것 못지 않게 송흥록도 맹렬에게 맹렬한 사랑을 느낀 것은 물론입니다.
그러니까 두 사람은 긴 말, 짧은 말 건넬 필요도 없이 단숨에 꿀보다 더 달콤한 동거생활에 들어간 것이에요.

아, 여러분, 운봉 비전마을 동편제 탯자리를 찾아가보셨나요?
송흥록의 생가, 거기에 아주 그럴 듯하게 고수의 반주로 창을 하는 송흥록의 살아있는 듯한 모습이 동상으로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드넓은 뜨락과 그이가 살던 전통가옥이 있지요.
그 방문을 열어보셨나요! 그리고 너무너무 생생한 그 소리가 들리지 않던가요?
저 '옹녀' 뺨을 좌우 왕복으로 치고도 남을 맹렬의 뜨거운 숨결이 들리지 않던가요?

이 세상에 완전한 사랑을 하는 이들이 있답니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오래 지속이 될 수 있는 것일까요?
운봉 땅을 사랑의 불꽃으로 녹여버릴 듯한 송흥록과 맹렬의 불같은 사랑도 그만 틈이 생기기 시작했답니다.
우선 가왕 송흥록의 오만한 성격이 두드러졌어요.
또한 '정염의 여인' 맹렬의 시기질투 또한 불같이 맹렬했던 거에요. 맹렬에게는 또한 심한 낭비벽까지 있었답니다.

두 사람 사이에 사랑의 미묘한 갈등이 빚어지고 있는 가운데, 때마침 진주관찰사가 송흥록을 불렀답니다.
송흥록은 맹렬과 조금 떨어져 냉각기간을 갖는 것도 좋을 듯하여 20일 뒤에 돌아오겠다고 약속하고 진주로 갔습니다.
그런데 일이 늦어져 송흥록은 약속 날짜보다 사흘 늦게 운봉 집으로 돌아오게 되었어요.
아, 그 사흘을 참지 못한 맹렬! 그녀는 그 사흘을 못 견디고 그만 가출한 것이었어요.
아, 맹렬이 집을 나가고 없다니...송흥록의 눈이 뒤집힐 수밖에요...!

  • ?
    부도옹 2005.03.21 22:28
    송흥록과 맹렬의 흥미진진한 이야기가 전개 되었네요.
    ....맹렬이 가출을 하다니....
    2편 기다립니다. ^^*
  • ?
    선경 2005.03.25 14:39
    가왕 송흥록의 천재의 사랑은 과연....? 궁금증을 더해가며
    저도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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