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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13.02.09 18:51

老姑壇

조회 수 1988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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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 산행일 - 2013.1월26일 09:30 ~1월 27일 13:30 o 어디로 - 화엄사~ 노고단~우번암~차일봉~화엄사 o 누구랑 - 슬기난 홀로 & 지.산님들과 o 어디에서 몰려왔는지도 모르게 운무가 파도처럼 밀려와 산야와 계곡을 메우고, 수려한 노고단 중턱 산허리를 감돌아 흐르면, 홀연히 운해만리(雲海萬里) 구름바다를 이루어 높은 봉은 점점이 섬이 되어 완연히 다도해로 변한다. 이 변화무쌍한 자연조화의 신기로운 경관은 오직 숙연한 감동과 외경감(畏敬感)을 안겨준다.“ 이종길님의 '지리영봉(智異靈峰)에서 1월 정기산행 산행의 모토는 氣산행이다. 겨울 들면서 줄 곳 추위로 맹위를 떨치던 동장군의 기세가 수그러들어 제법 비까지 내리며 며칠 후했던 동장군의 인심이 돌변하여 다시 강추위가 시작되어 만반의 준비를 하고 조금 일찍 출발하여 길상봉(老姑壇의 옛 이름) 기를 받으러 길 나선다. 조금 더 멀리 반야봉을 올랐다 올까 생각하였으나 추운 날씨에 움츠려드는 몸이 마음을 안 따라주어 그나마 구례ic에서 떠오르는 햇님을 만난 것이 다행이다. 화엄사 식당가 주차장에 주차하고 만반의 준비 후 배낭 메고 화엄사 오르는 길 제법 묵직한 박배낭의 무게가 어깨를 짓누른다. 이 무게감이야 잠시 걷다보면 무아지경의 경지에 빠져 없어 질 터 쉬엄쉬엄 올라 오후에 출발하는 회원님들의 발걸음에 비하여 한껏 여유를 부리며 화엄사 경내를 둘러본다. 새벽 기차로 도착하는 화엄사 길은 매번 어둠에 잠기어 지나치기 일쑤인지라 오늘은 입장료가 아깝지 않게 한곳도 빠짐없이 둘러보고 내려선다. 각황전 화엄사 홍매 사사자 삼층석탑 화엄사 주차장 위 조그마한 남악사 건물 앞에서 잠시 그 유래를 생각해본다. 신라시대부터 길상봉 높은 곳에 남악사 신단을 차려놓고 지리산 산신으로 모신 선도성모(신라시조 박혁거세의 어머니)를 모시고 봄 가을 제사를 지냈으나 조선시대 좌사리 당동으로 옮겨진 남악사를 1908년 일제가 강제 철폐하였으나 1968년 이 자리로 옮겨 세우게 되었다 한다. 천왕봉 32.5km, 종주 이정표 간판을 쳐다 보느라니 30여년전 지리 첫 종주하던 아스라한 기억이 떠오른다. 무거운 A텐트 메고 세석까지 진행하여 철죽밭에 야영하던 젊은 시절의 패기가 그리워진다. 추운 날씨에 되도록 땀을 흘리지 않으려 우보 산행을 하며 오르는 사람들보다는 내려오는 사람들이 많은 산길을 오르다 보니 웬 산중에 호젓한 카페 간판이 나타난다. 내 이름을 딴 연기암과 함께,,,ㅎㅎㅎ 바쁜 일 없으니 잠시 들렀다 가도 괜찮으리,, 잠시 경내 둘러보고 시원한 물 한 모금 들이키고 내려오는 길, 기와불사에 동참한 여러 사람들의 소망담긴 기와들이 눈에 들어온다. 아담한 카폐 건물에 들어서니 한 쌍의 커플이 다정한 대화를 나누고 있고 잠시 힘든 산행 중 경험하지 못할 호사를 누린다. 점차 산길은 각을 세우고 길가 참샘 바가지 삼형제는 지나는 산객들의 목마름을 적셔주는 보람에 추운 줄 모르고 대롱대롱 매달려 고생을 감수하고 있다. 저 위로 능선으로는 윙윙 갈 곳 없는 떠돌이 바람이 나뭇가지를 붙잡고 하소연하는 소리가 요란하고 산에 오르면 무슨 마음일까 확인하러 삐질 삐질 땀 흘리며 길을 줄인다. 제법 밟히는 눈에 눈이 부시어 준비해온 고글을 배낭 벗기 귀찮아 오르다가 내려오는 산님께 부탁하여 꺼내달라는 게으름도 부려가며 오르니 이제 내려오는 사람은 거의 없고 쌍쌍이 오르는 커플들이 가파른 오르막을 힘들게 오르고 있다.

 

저만큼 종석대가 노고단 송신탑이 보이고,, 올라온 화엄사 계곡 코가 땅에 닿는다는 코재를 코 박아가며 오르고 무냉기 고개 몇 발을 남겨두고 눈밭에 앉아 잠시 휴식을 취한 후 올라서니 마치 딴 세상에 온 것처럼 노고단 오르는 길이 눈 천지이다. 온통 새하얀 눈 세상이 마음까지 하얗게 바꿔놓는다.

 

 

북적거리는 노고단 취사장 한 켠에서 잠시 민생고를 해결하고 고개 오르는 길 하얀 상고대위로 파란 하늘이 환상적이 풍경을 연출한다. 눈이 쌓여 돌계단이 없어져 한결 오르기가 수월하고 이윽고 고개 올라서니 부는 바람에 깨끗이 정리된 지리 주능선이 한 눈에 들어온다. 풍만한 여인의 둔부형상을 한 반야봉이 위압적으로 시야를 가로막고 저 만큼 하얀 모자를 둘러 쓴 지리 지존의 모습이 아련하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니 지리 서북능이 하얗게 치장하고 만복대를 중심으로 바래봉까지 일렬로 정렬하여 반기고 있고 오후 2시가 넘으면 주능선 통제하는 공단직원이 어디로 가느냐고 인사차 나온다.

 

저 멀리 만복대와 서북능선 끝 바래봉! 겨울나무야 / 안경애 한때 찬란했던 젊음을 잠시 내려놓고 겨우내 툭, 툭 불거진 골 깊은 주름 사이로 바람, 서리, 폭설까지 껴안고 따스한 봄 녘 한 떨기 화사한 꽃 피우기 위해 잎사귀의 몸짓도 풀벌레들의 재잘거림도 떠나 보내고 홀가분한 몸뚱이로 봄을 준비하는 겨울나무야 칼바람 눈밭에서도 봄꽃과 새순을 품은 눈을 지키는 네 성실한 마음 닮고 싶구나 왕시루봉 능선 잠시 배낭 맡기고 오르는 노고단 오르는 길 길가 나무에 피어난 상고대 모습에 부는 바람도 아랑곳 않고 시간을 보낸다. 고개에서는 잠잠하던 바람이 정상에 오르니 무섭게 불어대어 카메라 들이대는 몸을 날려버릴 정도이다. 눈만 내밀고 정상에 오르니 첩첩 산중 봉우리들이 발아래 도열했구나,,, 미욱한 내가 거대한 준령들을 발아래 두다니 황송한 마음으로 고개를 숙인다. 끝없이 바라보이는 산,,, 노고단이 나를 무등 태워 하늘 가까이서 하늘을 배워가라 한다. 인적 없는 정상에서 한동안 머물며 지리산 대자연의 기를 흠뻑 들이마시고 내려서는 송신탑 가는 길 햇살을 받아 살짝 녹아 나뭇가지 끝에서 매달려 반짝이는 상고대 모습이 마치 유리알처럼 투명하게 비치고 있다. 다시 돌아내려 서는 길 무냉기 못 미쳐 저 만큼에서 올라오는 분 얼굴을 내밀며 인사를 한다. 부는 바람에 고글에, 모자에, 버프에 , 온통 다 가렸는데 용케도 알아보고 인사하는 눈매가 역시 지리산꾼들의 통하는 무엇이 있나보다. 오랜만에 반갑게 만나는 배재길님이다. 지.산 정산 소식을 듣고 동참하기 위하여 배낭을 박지에 두고 노고단 오르는 길이라 한다. 잠시 한담을 나누고 무냉기에서 올라오는 님들을 기다릴까 생각하다가 먼저 가서 준비도 할 겸 종석대 옆을 돌아내려 우번암에 도착한다. 스님께 인사드리고 성삼재로 질러 온 회원님들이 우번암 수리에 열심이라 잠시 망치질에 동참하고 나서 마당에 눈 치우고 아담한 새집을 짓는다. 오후에 출발한 회원들이 어둠이 내릴 즈음 속속 도착하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속에 신년 산행 행사를 진행한다. 지난 12월 산행 시 눈보라치는 날씨에 혼이 난적이 있는지라 급강하한 날씨 때문에 철저한 준비를 하여 아늑한 자리에 누우니 물병을 바로 얼려버리는 추위가 남의 애기처럼 더워 입고 있던 옷들을 하나씩 벗고 잠을 청한다. 차일봉 능선을 밤새도록 무섭게 감도는 바람소리에 잠을 자는 둥 마는 둥 하였지만 늦게까지 텐트 안에서 뭉기적거리는데 야영하던 회원님들 몇 분 춥다고 전부 요사채 안으로 들어 가버리고 한 분도 없다^^* 야근 후 잠 한숨 못 잔 회원님 두 분 딱 알맞게 아침 시간 맞추어 도착하고 잠시 단체 사진 촬영 후 하산을 시작한다. 날리는 눈발이 상고대가 바람에 날리는 줄 알았으나 점차 흐려진 날씨에 진짜 눈이 날리기 시작한다. 차일봉 능선 입구 - 식당가 끝에서,, 내리막 내내 불어대는 능선 강풍에 얼굴을 가렸다 내렸다 반복하며 잠시의 휴식시간만 가지고 부지런히 소나무 숲길을 줄여 화엄사 식당가 주차장으로 내려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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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린봉 2013.02.10 00:18
    설 잘쇠시고 항상 건강하십시오. 설 선물 감사합니다. 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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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경 2013.02.10 02:36
    새해에도 멋진 열정으로 건강하신 산행 되세요~~
    슬기난님~~기린봉님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늘 감동을 안겨주시는 산행기 감사드려요~~~ 슬기난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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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13.02.11 18:05
    늘 자리를 지켜주시는 님들이 계시기에 이 언저리를 떠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기린봉님,선경님, 항상 고맙다는 인사를
    드립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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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솔지기 2013.02.15 11:48
    화엄 홍매는 아직 일러 피지않았고.
    노고 능선에는 설화, 상고대만 그득하군요....
    잔잔한 선율을 타고 그 능선을 어리짐작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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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슬기난 2013.02.15 12:49

    청솔지기님,
    지금쯤 화엄사 홍매는 꽃망울을 부풀리고 있으리라 짐작합니다만,,,
    느긋하게 올라 보낸 시간이었습니다.
    뭐하는지 트레킹 여행기 읽어 본다는게 여직 이러고 있습니다.
    천천히 생각하면서 읽어야 할 것 같아서 말입니다.
    올 한해도 건강하셔서 좋은 이야기 많이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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