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바람, 청산, 백운, 하늘 그리고 무박종주!

by 푸르니 posted May 07, 2009 Views 2913 Replies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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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 2009년 5월 4일
*누구: 푸르니와 짝지
*어디: 성삼재-노고단-천왕봉-중산리 
*거리: 약 35km
*총시간: 오전 3:40 ~ 오후 9:30  약 18시간
*산행시간: 약 14시간
*날씨: 약간 구름 낀 조금 더운 날씨




5월이 되어 지리가 열리고 연휴까지 겹쳤으니
토요일 산행을 못하는 요즘 놓칠 수 없는 종주 기회!
대피소 예약을 시도해 봤으나 실패!
결국 작년과 같이 구례 모텔에서 전날 자고 
다음날 무박종주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일기예보를 예의 주시하며 언제 떠날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빗님 소식과 함께 콧물감기님이 오시고 갈까말까 망설이다가
'죽어도 산에서 죽는다!' 
선포하여 완전 맛이 간 마눌이라는 소리까지 듣고,

일요일에 집을 떠나서 작년에 잤던 모텔에서 자고
월요일 새벽 3시에 작년에 불렀던 택시를 불러서 
3시 40분경 성삼재에서 종주를 시작했습니다!



새벽 공기는 그리 차갑게 느껴지지 않았고
왼쪽 골은 지끈지끈 쑤셔대는데 코를 킁킁거리면서
'산 냄새가 좀 비릿하네' 했더니
'코 안 막혔나 보네...' 하며 사람 약을 올리는 산행 동반자!

하늘에서 쏟아지는 별을 보며
산이 깨어나는 소리를 들으며 지리의 정기를 들이마시며 걷다가
노고단 대피소에서 간식 먹고 5시경에 노고단 고개에서 출발!

작년에 연하천까지 좀 빨리 가서 무릎이 아팠나 해서
이번에는 초반에 아주 천천히 가기로 했는데 감기 때문에 컨디션이 안 좋아서 
어차피 빨리 걸을 수도 없었습니다!

30분쯤 걷다 보니 멋진 운해가 반겨 주었고
작년에 그토록 푸르니를 황홀하게 했던 새벽 바람이 또 불더군요!



삼도봉을 지나고 화개재를 지나고 연하천 가는 사이
길 양옆으로 지천으로 피어 있는 얼레지들이
눈을 황홀하게 했습니다!

그전 같으면 아마 꽃이름도 몰라 그냥 지나쳤을지도 모르는데
그동안 지리산 야생화를 틈틈이 사진으로 익혀놓은 덕분에
'우와, 쟤들이 얼레지구나, 쟤는 현호색? 각시붓꽃?
저 하얗고 조그만 애들은 개별꽃? 쟤는 제비꽃?' 하며 반갑게 인사할 수 있었습니다!

연하천에 9시경 도착해서 1시간 가량 쉬면서 아침 먹고 출발!
벽소령에 11시 30분에 도착했습니다!
 


새벽에는 너무 몸 상태가 별로인 것 같아서
'벽소령까지 가서 내려가지 뭐!' 생각도 했는데
노고단, 임걸경, 연하천, 벽소령 등 지리 샘물을 계속 마시고 
지리산의 정기를 마셔서 그랬는지 계속 걸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가는 데까지 Go! 하기로 했습니다!



어느덧 지존이 아주 멀지 않게 보이고
흰구름이 뽐내듯 유혹하듯 떠 있는데
청산은 백운을 부러워하지 않는다네!



주능선에서는 계속 진달래를 볼 수 있었고
철쭉은 아직...



세석대피소에 2시 50분경 도착!
식수대에서 또 물맛을 보고 병에 담고...







장터목에 4시 반경 도착해서 그냥 천왕봉까지 치고 가기로 했습니다!
작년에는 여기서 유암폭포길로 내려갔었지요!
밤눈은 어둡고 무릎은 아프고...
정말 고난의 행군을 했었답니다!
 






제석봉 고사목 지대는 언제 봐도...
구름 정말 멋지다!
모이면 흩어지고 흩어지면 모이고...
변하지 않는 것은 아무것도 엄따?



이제 정말 지존이 손에 잡힐 듯 눈앞에 보이는 것 같은데...
날 잡아 봐라~



통천문만 지나면 바로 천왕봉인데...
이날은 이 '바로' 가 얼마나 멀게 느껴지던지요!
이 구간이 가장 힘들었습니다!
에휴, 무박종주 아무나 하나요?



드디어 천왕봉!
저 케이블카 설치 반대 1인 시위 하시는 분이 위에서 보면서 
'저렇게 느리게 올라 오는 사람도 있구나' 하셨을 것 같네요! ㅋㅋ
5시 반에 천왕봉 도착!

그래도 오느라 수고했다며 반겨주는
천왕지존의 품에 안겨 잠시 쉬니 
다시 힘이 솟는 것 같았습니다!

구름 약간 낀 날씨라 남해 멀리까지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중봉 쪽도 힐끗!
겨울에 2박3일 화엄사~새재 종주 했었는데...



7시경에 법계사 도착해서 마지막 지리산 샘물을 마시고...
장터목만 빼고 종주길의 모든 샘물을 다 마셨습니다.
그래서 그랬는지는 몰라도 종주를 마치고 9시 반에 중산리에 도착하니
몸은 피곤했지만 감기는 달아난 것 같았습니다!

종주하고 감기 나은 사람 있으면 나와 보세요!!!

중산리 식당에서 동동주로 무박종주 성공 건배! 하고
택시 불러서 진주버스터미널로 가서 심야고속버스 타고
작년처럼 올해도 쿨쿨 자며 무사히 봄꽃종주산행 마치고 귀가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