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바라보기!

by 슬기난 posted Dec 25, 2008 Views 2786 Replies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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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리산 바라보기! o 산행코스 - 산동 월계마을-다름재-영제봉-지리산온천 o 일시 - 2008 12.7 o 누구랑 - 지.산님들과 * 지.산 정기산행 가는 길에 운봉자락 주천에서 모임이 있어 쉬엄쉬엄 남원거쳐 여원재 넘어서니 밤새 내린 눈으로 하얗게 모자를 둘러쓴 환상적인 서북능선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먼 종주의 일환으로나 봄철 철쭉꽃의 향연에 올라보던 바래봉과 세걸산으로 이어진 지리 서북능선이 반갑다고 환하게 웃으며 반겨주어 잠시 가던 길 멈추고 들판에 서서 지리와의 대화에 빠져든다. 발밑에 서걱거리는 눈소리와 아직 가지에 매달려 빠알간 자태를 자랑하는 홍시감이 절묘한 조화를 이루며 한폭의 산수화를 그려내고 있고 전국각지에서 한 분,한 분 모여드는 정다운 님들의 웃음소리에 운봉의 밤이 깊어간다. 운봉들녘에서 바라 본 지리 서북능선 좌측 덕두산과 가운데 바래봉이,,, 큰고리봉과 우측 멀리 만복대가,,, 늦을세라 고이 잠든 님들의 모습을 뒤로하고 미끄러운 도로사정에 남원으로 빙 돌아 도착한 산동 월계마을에 아직 어둑함 속에서도 오늘 산행을 위하여 열심히 아침 준비하시는 님들로 활기가 넘치고 반가운 인사 후 배낭메고 산동저수지로 향하는데 아직 추수가 끝나지 않은 산수유 빨간 열매가 강렬한 유혹으로 눈에 들어온다. 산동저수지 미끄러운 도로를 따라 저수지길 돌아 본격적으로 산길 시작하는 초입에서 잠시 계곡으로 빠져 멈칫하다가 제대로 길을 찾아 오른다. 강추위 예보에 여벌옷을 준비해 왔는데 예상외로 날씨가 풀려 가벼운 차림으로 발걸음을 옮기는데 생각보다 길게 계곡물이 함께한다. 두어번의 본류 건너기를 하고 만복대쪽으로 난 지계곡을 건넌 뒤 본격적으로 능선산행에 접어들자마자 곧 나타나는 다름재에서 잠시 후미를 기다린다. 최연소 지리산꾼 효정이가 씩씩하게 올라오며 대열정비를 하고 생각보다 포근한 날씨에 시야가 흐려지며 희끗희끗 눈발까지 날리어 잠시 북사면 키 큰 나무 이래 옹기종기 모여 애기 꽃을 피운다^^* 다름재에서 제법 눈이 쌓여 미끄러운 오름길을 올라 능선 길을 헤치는데 길가에 늘어서서 성가시게 잡아끄는 잡목들의 구애공세가 만만찮다. 지리변방에 위치한 관계로 지나는 인적이 드물어 더 그러했으리라,,,, 흐린 날씨에 탁 트인 지리모습을 보지 못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자연이 빚은 환상적인 눈꽃에 취하여 마치 선계의 산책을 나온듯하다. 저 멀리 시암재가,,, 짧은 산행구간이 아쉬운 듯 중간 지리산 온천으로 뻗어 내린 능선을 지나쳐 선두가 영제봉까지 진행하는 바람에 그 곳에서 배낭내리고 점심 준비를 하는데 수락폭포쪽에서 올라오는 한 무리의 산님들로 잠시 영제봉이 시끌벅적해진다. 추운데 야박하게 버너를 껏다고 투정하는 님의 말이 마음에 걸려 다시 버너불을 붙이는데 엉겹결에 피하다 다른 버너불에 바지 끝단을 태우는 해프닝을 벌리며 지리산정을 더해간다. 다시 능선을 되짚어 지리산온천으로 뻗어내린 능선으로 하산길을 잡으니 쌓인 눈길에 미끄럼을 타기도 하며 오붓한 산길을 걷는다. 한동안 내림후 나타나는 솔향이 가득한 오솔길이 다정한 님들과의 멋진 산행 마무리를 멋지게 장식해주고 바쁜 주인장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무에 매달려 시들어 가는 산수유 열매의 빠알간 애태움에 하루가 간다. 산동 지리산 온천지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