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네가 있어 덜 힘들었다.(연하북능)

by 眞露 posted Oct 06, 2008 Views 2444 Replie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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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 네가 있어 덜 힘들었다.



일시 : 2008년  10월 3일 ~ 4일

장소 : 백무동->연하북능 ->장터목근처(1박)->하동바위길->백무동

누구랑 : <아으악새>와 함께



미물도 아직 잠에서 깨어나기 이른 시간
순간의 허물을 벗어보고자 밤하늘을 쳐다봅니다

잠시 행복했던 찰라를 만져볼까 재차(다시)라는 단어를
늘 내 가슴에 간직하면서 밤하늘 멍하니 바라보면
숨었다 나타나는 저 별이 아름다운 당신의 눈빛이라
생각하며 한참이나 응시하여도 소리 없이 이내 사라짐에
애타는 가슴에 깊은 상처만 더하고 있습니다

연약한 풀벌레는 하염없이 풀잎 줄기 더듬어 꾸물거리고
잠시 머문 풀잎은 그 온기를 간직하고자 합니다

흐름에 소리 없이 찾아온다는 기대는 멀리 떠나 보낸 지 오래입니다
허절없이 울고 웃는 광기는 깊은 어느 곳에 자리한 허물을
벗어 버리고 떠나갈 때를 기다리고 있는 것 같아
그 자리가 너무 허무합니다




밤새 같이 내려온 <제임스>님이 깨우지도 않은 체
먼저 지리와 호흡하러 떠나 가셨다.


백무동 야영장 우연히 서리산에서 같이 비박을 했던
어느 카페 회원 한 분을 만나 아침 식사를 같이 하려는데  
친구(으악새)가 도착을 한다.

'니가 으악새니 난 지리 가을이 좀 부족해도 가을과 동행을 하는 셈이다'.

친구는 비닐 봉지에서 팔선주를 꺼내 아침부터 빨자 한다.
지인의 일행 분들은 팔선주가 맛있다며 은근히 우리를 따라 나서볼까 한다.

낚시에서는 당일 출조지를 바꾸면 꽝을 친다는 얘기가 있는데
오늘 등산에서도 그 말이 통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한신지계곡에서 연하북능으로 바뀌게 됨은 으악새나 나나 새가슴이라 그런갑다....^^





한신계곡길에서


구름이 산산이 확산을 하는 날에 친구와 둘이 산길을 오르면
더위와 갈증으로 지쳐갈 즈음에 저만치 나무들 사이로
빼꼼히 보이는 나무의자만 생각납니다.

시원한 그늘이 있고 사막의 오아시스같은
달콤한 옹달샘이 있어 다시금 새 힘을 나게 하는
녹음 속의 청량제 같다 할까요. 

그 산뜻한 공기까지 모두가 지리 당신의 것입니다
당신을 알고부터 적지 않은 시간 동안
골몰히 생각한 당신의 이미지가 ....

바로 그런 산뜻한 공기와 쉴 수 있는 작은 나무의자
달콤한 옹달샘 시원한 그늘같은
신선한 충격이고 감동이지요

어쩌면
그리도 맑고 깨끗한 눈을 가졌는지
어쩌면
그리도 착하고 순수한 생각을 가질 수 있는지
세속에 물들어 살아온 제가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가내소에서


꽃이 진 나무에는 서로의 모습에 노란 웃음을 터트리기 일보 직전.  
풀벌레 울음소리가 쉼 없이 들려오고 똘똘똘 맑은 水樺의 여울에는
중태기 한 마리가 잔 파도를 일으키며
짝을 찾는 놀이에 하늘 무지개 피어날 것 같습니다

반나절 하늘 여행을 마친 선녀가 목 감는 골 후미진 곳에는
두어개의  긴 하얀 옷고름 늘어 뜨리고  혼자 무슨 놀이 하는지
입술 푸르게 오들 불어터진 손 고은 속살이
보이는 줄 모르고 노닐고 있습니다.

그늘진  돌 마루 밑 땀 내음 풍기면서 한가로이
휴식을 즐기는 남정네의 숨소리에
선녀 화들짝 놀라 긴 옷자락 휘날리며 날아 오른다.
그녀가 머무르는 그 산속에는 세상사는 걱정이 많은 놈 둘이
살아갈 양식을 채우고 있습니다





연하북능길에서



몸부림치는 물결과
지네같이 꼬불하고 용이 승천하듯이 뻗어 올라가는 형세.
일주일 동안 먹은 술, 이틀 동안 먹을 음식과 비박 짐에
힘들어 하는 나를 위로하며 충고하는  친구의 따스한 가슴 있었다.

세월 흐름에 누운 大橋(대교) 같은 나무를
때론 타고 넘고 기어 가고 힘들 음에 울고 있는 나를
편안한 걸음으로 기다려 주는 친구 그 마음은 지리의 손 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지리산정 이 좋은 공간에서 우정은
아픔을 아는 사람들끼리 그리움과 기다림을 담는
맑은 호수였으며 그 곳에서 품어 안은
소중한 시간은 행복의 웃음을 엮어주는
불가피한 인연이라고 부르고 싶다.






하동 바위길에서

님이 오시는 길을  새로이 단장하였습니다
행여 다칠까 걱정되어서

오시는 길이 험난하다고
멀리 돌아오는 길을 찾지는 마십시오

오시는 길에 모든 슬픔은
버리고 오십시오 담아서 오시면 두렵습니다

오시는 길은 조심하여 웃음지어 오십시오
천천히 시간이 걸리더라도......





지리에게의 고백


다시 시작할 거라고 그냥 다 지워버리라고
水譁(물 흘러가는소리)에 돌 굴러가듯이..

무심하게 뱉은 단어 한 마디 "좋아"
그리 허무하게 한 마디를 하였습니다
지리 네가 너무 좋아

공간에 숨이 막혀 질식할 것 같은
둑밭에 이슬이 머물고 간 흔적이 남은
지리를 잡고 고백하여 볼까도 합니다

남은 찰라가 얼마인지를 그리하여
같이 같이 動行(동행)하자고 졸라보고 싶어집니다

그러나 나는 너무 생각이 많습니다.
그러나 당신은 너무 높고 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