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름속을 걷다!

by 슬기난 posted Sep 04, 2008 Views 2625 Replies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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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을 걷다! o 산행일 - 2008. 8월31일 오후 3시30분~ 9월1일 오전 10시 30분 o 어디로 -거림-음양수-세석-촛대봉-거림 o 누구랑 - 슬기난 형님과. 고향 벌초 후 귀경전쟁을 피하여 지리속으로 유영을 시작한다. 0단 직원의 인사를 뒤로하며 쉬엄쉬엄 거림에서 시작한 산행, 뜸한 내리막길의 인적뿐 일요일 오후 오름길을 걷는 사람은 전무하다. 천팔교 지나 계곡으로 내려서 무심히 흐르는 계곡 물소리에 흐르는 땀 씻으며 잠시 여유를 부려본다. 잠시 후 나타나는 북해도교에서 좌측으로 살짝 돌아 음양수 가는 길로 들어서서 계곡을 건너야 할 것을 무엇에 홀린 듯 올라서다가 백, 계곡을 건너 옛길을 따른다. 인적이 드문 탓인지 길가에 쳐놓은 거미줄이 끈질기게 얼굴에 달라붙어 귀찮음을 더해주고 다시 계곡을 건너갔다가 잠시 오르다 건너오며 물소리를 뒤로하며 왼쪽 사면으로 오른다. 무성한 산죽지대를 간간히 통과하며 지계곡을 두어 번 건너고 나서 사면을 오르니 입구에 나무를 잘라 길 막아놓은 남부능선 길에 올라선다, 음양수에서 내려다본 삼신봉쪽, 구름이 넘나들고,,, 능선 길옆에는 어느덧 가을이 온 것을 알리는 구절초가 피어 반기고 있고 음양수 샘물에 땀 씻으려 손을 담그니 시려오는 차가움에 화들짝 놀란다. 지난번 지리 남북 종주시에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던 추억에 잠겨보며 시원한 샘물 한 모금 마시고 발전기 소리 들리는 세석대피소에 오르니 삽시간에 몰려든 구름에 한치 앞도 보이지 않는다. 세석 대피소 한가로운 저녁을 마칠 즈음 순천서 오신 반가운 분들이 들이닥친다. 새재마을에서 지리종주를 시작하신 일행들이다. 푸짐한 먹거리 앞에 놓고 정담을 나누다 텅 빈 대피소에서 벌초에다가 산행 후 피로한 몸을 눕힌다. 촛대봉에서,,,, 날씨 여부에 따라 산행 길을 잡으려 고민인데 자욱한 운해에 조망도 없어 그냥 거림으로 내려서려다가 그래도 미진한 아쉬움에 촛대봉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부는 바람에 한치 앞도 잘 보이지 않아 살그머니 촛대봉 돌아 능선 길을 따라 내려서니 지천에 피어 고운 자태를 자랑하는 천상화원에 눈길을 주며 잠시 머무른다. 촛대봉아래 능선길옆에 핀 야생화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아직 비는 내리지 않고 길가 산죽과 잡목에 맺힌 물방울에 옷이 젖어들어 등선화 바닥이 질척거리는 게 싫어 비옷을 꺼낸다. 바로 코앞도 분간하기 어려운 운해 속을 걷자니 청학연못도 들려보고 촛대봉 능선 길을 이어 내려서려던 계획이 어리바리 뒤틀어진다. 불쑥 나타난 장군봉 넘는 길도 우회로를 따르다보니 지나치고 급경사 내리막 내려서다가 능선 길을 찾아 잠시 내려서다가 촛대봉 능선 가는 길을 지나버리고 도장골로 내려서고 만다. 오래 전 오름길에 분명해 보였던 갈림길이 구름 속에 숨어 버렸는지 어찌 눈에 안 보였는지 괜히 구름 탓을 해본다. 어두컴컴한 숲속 내리막길을 이어 물소리 들리는 촛대봉골을 만나고 잠시 후 작은 지계곡 합수부에서 배낭내리고 휴식을 취한다. 기억은 믿을게 못되는지 오름길과 내림 길의 감각이 완전히 틀리다. 짧은 거리였다고 생각되는 길이 길게 이어져 머리속을 혼란에 빠트려 길가에 있는 와룡폭포도 지나치고 계곡을 건넌 기억이 없는데 잠시 계곡을 건너 길이 이어지다가 다시 건너온다. 여전히 자욱한 구름에 답답한 마음, 시원하게 흐르는 도장골 물소리에 떠내려 보내고 계곡을 건너는 너럭바위에서 한동안 시간을 보내다 산길을 따라 내려서 길상암 금줄을 조심스레 넘어 산행을 마감한다. 다음에 단풍 드는 날 다시 길 찾아 다녀와야 할 것 같다^^* ♪ Ocean Fly - Guido Negrasz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