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백의 눈꽃 길에!

by 슬기난 posted Feb 21, 2008 Views 3403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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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백의 눈꽃 길에,,,



지리 천왕봉과 주능선


o 산행일 - 2008. 2.3  06:45 ~ 16:50

o 어디로 - 백무동~곧은재능선~선비샘~오공능선~하정마을

o 누구랑 - 고운내, 슬기난 그리고 **님들과

o 시간대별 산행기록

06:45 - 백무동 느티나무집 출발

11:15 - 주능선 칠선봉 전 전망바위

12:15 - 선비샘

12:40 - 오공능선 입구

13:30 - 점심(90)  

16:45 - 임도


순백의 눈꽃 길에   

적나라 冬寒 林에 雪花가 만발하면

섣달 차운 밤이 낮인 듯 밝을 것을

순백의

雪 宮 눈꽃 길

고운 임과 걸을까. 

  
雪花가 다 녹으면 氷 水晶 녹은 바람

고운 임 가녀린 손 행여나 시릴 것을

뜨거운 

마음 담아서 

임의 손을 잡을까. (옮긴 글)


*내일이 입춘이건만 늑장을 부리는 겨울이 곁을 맴돌며 

온산을 하얗게 단장하고 있다.

눈 밟는 사각거리는 소리가 귀에 즐겁기는 하지만,,,
,
계곡에도 산마루에도 투정을 부리며 머물고 있지만 

오는 시간을 어찌 막을 수 있으랴,,,


볼 끝에 스치는 바람은 그리 차지 않아 무거운 우모복은
 
두고 가볍게 나서는 산행에 발걸음이 가볍다.

역시 만만찮은 여정이라 일찍 준비하고 어둠을 밝히며 

오르는 님들의 긴 발자국이 이어진다.


시작부터 이어진 눈길이 종일 흙 한번 밟아보지 못 할

정도로 원 없이 눈산행을 한다.

예정과 달리 작은 샛골 입구를 지나쳐 큰샛골입구에서 

잠시 머물다 계곡으로 내려서고 우측 가파른 능선으로 

치고 올라 곧은재능선으로 붙는다.






오름길 급경사에서 숨어있던 돌 하나 굴러 님들을 긴장에 

빠뜨리고 여성 산우님들 씩씩하게 잘도 올라오신다.^^*

고맙게 선등한 흔적이 있어  따라 가다보니 

사람발자국이 아니고 짐승 발자국이었네,,,,


잎사귀 떨 군 나목사이로 저만큼 주능선이 올려다 보이지만

아직 고도는 900m 근처이고 만만찮은 능선을 

가쁜 숨을 몰아쉬며 눈길을 헤친다.


연속해서 나타나는 암봉은 우회하고 눈 쌓인 산죽 밭을

지나는 게 만만치 않은 오름길이다.

가끔씩 나 있던 짐승 발자국은 고도가 높아지며 흔적도 없고

간간히 걸려있는 반가운 님들의 표시기와 지형을 살펴가며
 
오로지 오름 짓에만 열중한다.


능선 형태가 엷어지며 잡목이 없는 곳으로 한발 한발 

오르다보니 주능선상에서 사람소리가 들려오며 드디어

칠선봉 전 전망바위 옆으로 빠져나온다.










칠선봉 뒤로 영신봉과  촛대봉이



스패츠를 하지 않고 오버트로져 바지만 입고 눈길을
 
헤쳤더니 조금씩 스며 들은 눈이 등산화를 젖게 만들어 

새 양말로 갈아 신고 조망을 즐기며 후미를 기다린다.


온 산이 하얀 눈으로 덮였지만 부는 바람은 포근하게

느껴져 그나마 다행이다.

지난 산행 때 황홀하게 피었던 설화는 비록 없지만 

하얗게 모자를 쓰고 쳐다보는 촛대봉이 그날의 감동을 

기억하게 하고 아련하게 보이는 남부능선에

눈이 시려온다.





남부능선이




반야봉



오랜만에 걷는 주능선의 호젓함도 한결 정취가 새롭고
 
아침식사한지가 오래라 부푼 기대를 안고 도착한 선비샘에서

팔 장끼고 버티고 있는 제복에 허기가 갑절로 불어난다.^^*












선비샘에서



다들 볼멘소리하며 길을 이어가고 벽소령 임도 내려서기 전 

오공능선 입구에서 다리상태가 좋지 않아 벽소령으로 내려서는

산님 부부를 대신하여 점심거리를 대신 받아지고 내려서려니

마음이 짠해온다.




벽소령 가는 길에서




미끄러운 눈 쌓인 산죽을 헤치며 내리막 내려서고 우량관측시설 

지나 선두가 계곡으로 내려선 리본을 보고 잘못 내려 가버려 

다시 백하는 해프닝을 연출한다.

고운내님 기다려 후미로 쳐져 걸은 것이 알바를 면한 셈이 

되었는데 뒤로도 두 번을 더 덕을 본다^^* 


끝없이 이어지는  눈 쌓인 산죽에 길 찾느라 애를 먹고 

음정으로 내려가는 바위 삼거리에서(1248m) 오른쪽으로 조금 내려와 

나타나는 공터에 모두들 안도의 긴 한숨을 내쉰다.^^*


긴 산행에 헤어짐을 겪었던 부부의 사랑 투정에, 

허기진 배 움켜쥐고 여기까지 오느라 고생했던 산우님,
 
늦었지만 그래도 무사히 합류한 후미팀,

왁자지껄 웃음이 흐르며 갖가지 추억을 만들며 

오붓한 점심시간에 산정이 묻어난다.





긴 시간 여유 있게 보내고 나니 도촌마을까지는 무리일 것 

같아 지능선으로 하정마을로 내려가기로 하고 내려서던 

선두가 눈이 쌓여 절벽으로 난 길을 분간하기 어려워 길이 

없다고 하는 바람에 산행대장을 잠시 착각에 빠뜨리고 

능선을 따르다가 내려서기로 하고 길을 따른다.



다시 능선으로 조금 진행하다 그냥 계곡으로 내려서기로 하고 

험한 너덜 길 원 없이 눈을 헤치며 내려서다보니 원래 

내려오려고 한 길이 만나지고 잠시 후 임도에 도착하며 

긴 산행을 마친다.



* 끝난 줄 알았던 산행이  먼저 출발하였던 님들이 다시 

돌아오는 해프닝을 연출한 후에 산길을 더 걸어 내려 

하정마을에 도착하며 마중 나온 님들의 인사로 고단했던
 
하루를 마감한다.



좋던 날씨가 갑자기 눈이 날리며 느티나무집에 세워둔 차량이
 
고립될 우려에 마음이 바빠 허겁지겁 서두느라 종일 같이한 

산우님들과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헤어져
 
서운함을 안고 집으로 향한다.


♪  Spring - Dave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