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이 난다.

by 진로 posted Jan 08, 2008 Views 2656 Replies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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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산행 일시 : 2008년 1월 5일
- 산행 경로 : 지리산 (운봉->바래봉->세동치->학생수련원)
- 함께한 분 : <날진><산랑><제임스>님


보면 볼수록 그리워지는 산
지리산을 잊어 보려 신음했던 지난 몇 개월을
난 휴양림에 텐트를 치고 쓰디 쓴 소주 한잔을 마시며
지리의 황홀했던 별들과 산빛을 마음 창고에
차곡차곡 쌓아 놓곤 했었습니다. 

하지만 어느새 무수한 불빛에 묻혀 보일 듯 말듯한
그리움 찾으려고 실 눈을 뜨고 바라봅니다.

조그마한 창 사이로 들어 오는 그리움
하나 둘...... 별빛 되어 보이는데.....

그리워 하는 이 마음 지나치면 눈물이 날까 싶어
살며시 문을 열어 보면 문고리에서 전해오는
아쉬움만을 부여잡고 있습니다.

상자 속에 가두어 버린 보고픈 곳이 있습니다.
보고 싶어하면 언젠 가는 만난다는 말을 떠올려 봅니다.

참 좋다.
지리를 생각하면 참 좋다.
아무것도 해줄 수는 없어도
그것이 무엇이든 아낌없이 주는 산
참 좋다.

눈물 하나 가득 흘려서 빈 잔에 가득 채우고
차가운 바람 따라온 그리움을 벗을 삼아
난 흥겨운 노래를 해 봅니다.

참 좋은 세상에서
참 좋은 사람들을 만나
참 좋은 인연으로
우린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겁니다.

보고 싶을 때
마음껏 보고 싶어하고
보고픔이 겨울 땐 이렇게 오면 되는 것을
난...
난...
진한 그리움 안겨준
지리를 생각하면 미움이 생겨야 하는데
이상하게도 참 좋습니다.
지리가 참 좋습니다.

죽은 듯 고요해도 소리 없는 움직임이
살아 있는 듯 여유로운 풍성함
한발 짝 움직일 때마다 내가 살아 있음을 느낍니다.

소나무에 쌓인 눈은 동양화폭에서나 있음직한 모습으로
등 시린 나무기둥엔 바람결에 따라 반쯤 덮인 눈

심술이 나서 가지를 흔들어 보고
배낭으로 툭툭 건드리면 그냥 우수수
이 맛이 눈꽃 산행의 별미 아닌가요.

가볍지도 무겁지도 않은 채워짐에 내 기분이 맑아집니다.

특별한 산행이 아닌 뒷산 같은 서북능선
오랜만에 지리산으로 달려 오도록 해 준 님들이 고맙습니다.
부들 부들 떨어가며 두어 시간 식사하면서
저편 천왕봉 반야봉 이쪽 바래봉 세걸산
두루두루 지리산 전체를 가슴에 안아 봅니다.

눈 덮인 산정에서 하늘을 올려다보며
탄성을 자아내는 하루가 깨끗합니다.


>>>>>>>>>>>

지리에게

눈물나게 그리운 날엔....
보고픔으로 가슴을 쓸어 내리고

눈물나게 시린날에는
정처없는 걸음으로 거리를  성성거리고

그러다  지치면 하늘을 보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막연함이  궁금증을 만들게 하고

그러다  지치면 사소함으로 당신을
원망으로  미움을 만들기도 하다가

또다시 숙연해지는 마음을 알았습니다...
보고픔이 뭔지 그리움이란게 뭔지.

깨달아갈 쯤  또 보고픔이 엄습해 온다는걸...
가질없는 거에 대한 욕심이라는 것을

그대 향한 그리움의 원천에 대해
말할 수 없어 잠시 침묵만 하다 갑니다
내 그리움을 아직 눈치채지 못하고 계시는군요

그대가 그게 아니라고 말해버리면 어쩌나
덜컥 겁이 나서 아니 물어 보고 떠납니다

물어보고 싶습니다 그대도 이러하냐고
왜이리 눈물이 나는 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