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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3468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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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알고  아무준비 없이 가본산이 수락산이었습니다
너무 무료하게 지내다가 우연하게 하게된 산행..
바로 이거라는 생각이 들어 처음엔 월요일에서 금요일까지
두어달 지나서는 월수금...일주일에 세번씩 비가오나 눈이오나
몇년을 수락산을 불암산을 도봉산을...산에 미치게된거죠

그러다 3년정도 지나서 경기도쪽으로 그담엔 지방으로
혼자도가고 산악회도 가보고 가끔 아들도 데리고
산행을 하다가 인터넷에 오른 산행후기를 보게되면서
종주라는걸 알게되고 모든산을 원점회기가 아닌 종주를
하기 시작했습니다

산아래까지 가서 민박하고 새벽에 올라서 오후에 내려오는 그런정도의 산으로..
그러다가 오래되서 어떻게 알게되었는지 잘 기억이 안나지만 이사이트를
와서 많은 사람들의 종주후기를 읽고 마음에 불이 붙었습니다
2박3일종주...정말 하고싶은데 혼자서 한번도 가보지않은 산을 종주를
하려니 너무 두려웠습니다..

드디어 작년 단풍이 들어갈무렵 성삼재에서 백무동으로 김수훈씨의
코스설명을 보고..(수십번도 더 읽었습니다나)거의 이론엔 박사가되어
초보종주를 했습니다..늦게나마 수훈씨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지리산 처음종주한게 할말이 많을것 같지만 첫번종주보다 두번째 종주
가 더 인상적이어서 두번째종주기를 써볼려고 합니다..

지난 6월말 종주 마지막날에 예보는 좋지 않았지만
비는 올것같지 않다는생각을 일기예보를 보고 혼자 감으로 예상을 하고
종주를 결행했습니다..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용산역에서 밤 열시 오십분 기차를 타고 구례역에내려 대기하고 있는
시내버스를 타고 터미널로오니 출발시간이 20분인가 앞당겨졌더군요
화엄사에 까지 오면서 가슴을 졸엿습니다
작년에 처음종주할때 성삼재까지 올라갈때를 기억해보니 화엄사에서
내리는분이 딱 한사람이었는데 오늘 나혼자면 어떡하나..

입구도 잘 모르는데 캄캄해서 안보이고 어디 물어볼데도없고
휴~어떻게든되겠지..머 사람들 많이 하는종주길이니
내리면 알수 있겠지머 하고 있는데 버스가 멈추고 남자두분이
일어섭니다..

와 됐다 안도의 한숨을 쉬고 얼른 뒤따라 내렸는데 어느새 두분다 어둠속으로
사라져버렸습니다..사방을 둘러보다가 저쪽 어둠속에서 엎드려
신발끈을 매고있는 사람이 보였습니다..기다렸습니다..
그냥 서있기가 머해서 천천히 걸었습니다...뒤를돌아보니 끈매던분은
어디로 사라지고 안보입니다...아니 어디로 사라진거지?

지금 내가 가는 이길이 맞는데..어디 또다른길이 있는걸까?
아니면 다른볼일이? 가다보면 만나지겠지..하고 길옆에 이정표가
있나 표지판마다 후레쉬불을 비춰확인하고 두근거리는 가슴으로
무작정 한발씩 내딛습니다..맞게가고 있는것 같습니다

그러고 잠시 걷다가 앞에 움직이고 있는 불빛을 발견했습니다
걸음이 빨라졌습니다..무섭기도하고 길도 확실히 모르니 얼른
따라붙어야했죠.. 먼저 말을 붙입니다..

강원도에서 왔고 종주가 첨이라는 20대 후반의 청년이었습니다..
날이 점점 밝아옵니다...후레쉬를 끄고 서로의 모습을 확인을
합니다...젊은 청년이었지만 종주를 결심할정도로 다부지게
보이진 않습니다 ㅎ 외관상도 그렇고..여러가질 물어보니
그리 준비도 많이 한것같지 않아 어쩐지 어설퍼보입니다..

제가 앞서기 시작합니다...한참 오르다 돌아보니 보이지 않습니다
힘들어보이길래 물어봤더니 힘들지 않다고 하더니...
마지막 화장실에서 한참을 지체하고 있는데 뒤따라왔습니다..
서로별말없이 미소를 건네고 각자 다시 산행을 시작합니다.

일곱시쯤 배가고파 터미널에서 산 김밥 두줄중 반줄을 먹습니다..
더먹고 싶지만...아껴야합니다...김밥 다 먹고나면 종주끝날때까지
밥구경은 못할테니까요...

드디어 여덟시 노고단에 도착했습니다..노고단산장은 취사장 공사중
이더군요..지금쯤은 완공되서 더욱 좋아졌겟네요
노고단을 둘러보고 다시 연하천 산장을 향해 산행을 시작합니다
아 노고단에서 그 청년을 만나서 같이 출발했는데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는 어디에서부터 안보이기 시작했는지 그후로 끝내

다시볼수 없었습니다 ㅎ 원래는 뱀사골 산장이 일박하기에 적당한
거리였는데 폐쇄되는 바람에 연한천까지 가야합니다...김수훈님은 반야봉이나
노고단이나 둘중에 하나를 생략하라고 했지만 전 둘다 놓치기
싫어 강행을 합니다

반야봉길이 나오기전까지 아저씨들이 에 돌을까는 작업을 하고있습니다
아니 그길 지나서도 작업을했든까...
아저씨들이 웃으면서 먼저 말을 건넵니다..
힘들지 않냐고 여자혼자 대단하시다고..반야봉 얼마 안남았으니 힘내라고..

흠...내가 저분들 입장이라면...팔짜좋네 누군 먹고살라고 이곳까지와서 고생인데
누군...ㅡㅡ이런생각도 들지않을까...맘씨좋아보이는 아저씨들보고 괜시리
마음이 따뜻해지고 고마워집니다...

반야봉 길목에 도착하니 남자분들 셋이서 쉬고계신데 한분이 무릎땜에
힘들어하십니다...나도 무릎이 안좋아 준비해온 약이 있어 말을 건네려고
하니 벌써다준비를 해온 모양입니다...뿌리고 붙이고 내가 올라오던길로
그분들은 내려가시고 전 반야봉을 향합니다..

베낭을 메고갈까 두고갈까...몇미터 올라가다 한쪽에 내려놓고 지갑만 빼들고
반야봉을오르기 시작합니다...작년엔 금방이었던것 같은데 꽤나걸립니다
올라가는길에 이곳은 곰 출현지역이니 조심하라는 포스터가 걸려있어
조금 겁이나지만 설마 하면서 얼른 사람들이 만나지기를 기원하며
걷습니다
반야봉에 오르니 언급한적 없지만 노고단에서 만났던 부부를 다시만나
반갑게 인사합니다 안개가 짙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지만...이왕이면

시계가밝아 장관을 볼수있으면 더좋았겠지만  오른것을 후회하지 않
고 그리 아쉽지도않습니다..
무엇을보기위한것 보다 과정에 더큰 의미를 두고삽니다^^
사실 작년 가을에 왔을때 날씨가 무지 좋아서 멎진장관을 봤고
이때는 시기가시기니만큼 기대를 접고다녔습니다..거기가 어디쯤이었을까..

연하천가기전에 계단이 아주 많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오후 세시정도였는데
고무계단 한쪽 공간에서 알람을 30분후로 맞춰놓고 옆으로 등산객들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아랑곳 않고 얼굴을 모자로 덮고 잠을잤습니다ㅜㅜ
눈을좀 붙이고 나니 걷는게 좀 수월해진것 같습니다..날씨가 눅눅한데

게다가 큰나무들로 숲이 우거진길을 걷노라면 바람도 없고 끈적거림이
가시질않습니다...연한천산장을 두어시간 앞두고 대전에서 왔다는
대안학교 학생들을 만났습니다..흩어져서 몇명씩 무리지어 가는데

어떤 학생이 다리에 쥐가났다고 걷질 못하는데 조금은 파워가 있는넘인지
다리걷으라고 칼로  찢어주겠다고 험하게 말을하는데 서로 통하는
농담인지 진담인지 난 분간을 못하겠고 그냥 무섭기만 해서 싸움을
말리기라도 할것처럼 목소리를 한톤 높여

"어디서왔니 어디아픈거야 하며 호들갑스럽게 물어보고 맨소래담을
꺼내 허벅지에 발라주고 야 맨날 산다니던 사람도 힘든데 얼마나
힘들겠니..운동을 안하다 하니까 다리근육이 놀래서 그래..조심해서 잘 데리고
다니고 수고해라.."마지막으로 "니네 저엉말 애쓴다 조심해라"

하고 쉬고 있는 아이들을 뒤로하고 먼저 발을옮깁니다...
저도 정말 힘들었습니다..앞서가는 여학생 두셋이 있었는데 씩씩하게
잘가더군요 대단하다는 생각을하면서 모두 뒤로하고 먼저 일박할
연하천산장에 드디어 도착했습니다
좀 있으려니 아까만났던 학생들이 몰아닥칩니다..

아 근데 그학생들은 연하천이 아닌 벽소령산장까지 가야한답니다
벽소령까지가면 밤될텐데..으실으실추워지고 걱정됐습니다
아이들은 벽소령산장에 물이없다는말을 들었다고
쌀을 씻어간다고 난립니다..연한천산장 주인장께서는 벽소령

물없단말 못들었다고 걱정말라고하시고 아이들은 지나가는
사람들한테 들었다고 쌀을씻습니다...북적대던 아이들이 떠나고
산장엔 남은 사람은 그리많지않습니다..
씼을수 없어서 우선 수건에 물을 묻혀 얼굴이며 손발을 닦고

다음엔 식사를 시작합니다
쵸코파이 하나꺼내먹고..건빵몇알먹고 그래도 먼가부족한것 같아서
미숫가루를 한잔타서 먹고 점점추워지길래 주인장님에게  춥다고
방에 들어가면 안돼냐고 물으니 쫌만 기다리랍니다..

주위에 라면끓여 햇반에 말아먹는 사람들 너무 부럽습니다ㅡㅡ
전 짐이 무거울까봐 아예 엄두도 못냅니다..근데 지금은 생각이
좀바뀌었습니다..다음엔 한두끼정도는 식사준비 해가는걸
긍정적으로 검토를 해볼까 하구요

컵라면두개 햇반두개 버너 코펠하나면 되나요 ㅎ
좀있으니 문을 열어주십니다..제 잠자리는 2층인데 올라가기가 너무
무섭습니다..올라가는 사다리가 90도입니다...
손이얼어 제대로 손잡일 잡을수 있을지 놓치면 떨어질것만 같습니다..

불도없어 캄캄하고 산행방석같은소재인 넓은 깔개를 주고 침낭을
나눠주는데 너무 추워서 아직 눅눅한옷에다가 있는옷 다 꺼내서
껴입고 눅눅한 침낭속에 들어가 오들오들떨며 일곱시에 잠을 청합니다..
다신 산에 안올거야ㅡㅡ다른건 다 참아도 추운건 너무 실타ㅡㅡ

언젠가부터 추운게 너무 싫어지더군요..그래서 겨울에도 무조건 일주일에
세번 오르던 산행을 딱 접고 11월 중순되면 접고 봄되면 시작합니다
암튼 그렇게 악조건 속에서도 잠은들고 한참자다 깨보니 아홉시 떨면서
잠이 들었는데 온몸은 땀이나있고 방안은 습기가차서 유리창은 뿌옇고

공기가 너무 탁해 꽉꽊 닫았던 창문을 몇개 열어놓습니다
그런데 화장실이가고싶어집니다

아~너무 괴롭습니다..밖에 화장실 가는것도 무섭고 일층내려가는 90도
사다리도 무섭습니다..그래도 어쩝니까...나를 버리고 나섭니다 ㅎ
나는 내가 아니야..딴 사람이야..여자도 아니고 어떤 남자ㅋㅋ
모든생각을 버리고 멍한상태로 화장실에 다녀 오기로합니다ㅎ

그래도 무섭습니다 사방 어두운산속에...전설의고향이떠오릅니다..
저 캄캄한 숲속에서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는것만 같습니다..
그러면서 발은 목적지를향해갔다가 볼일보고 다시 목적지로 돌아옵니다 ㅎ
큰숙제를 하고온것처럼 마음도 몸도 너무 가볍게 다시 잠을청합니다..
그렇게 2박중 1박을 연하천에서 합니다..

글쓰는데 시간이 너무 걸리네요..남은산행기는 담에 올릴게요
감사합니다^^







































  • ?
    오 해 봉 2007.11.19 09:10
    지리산 두번째만에 혼자서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참 대단 하십니다,
    아침에 흥미 진진한 산행기를 읽었습니다,
    이안님같은 엄마 성주님이 등장한것 같습니다,
    벽소령부터 그 다음이 궁금해 집니다.

  • ?
    쉴만한 물가 2007.11.19 09:47
    힘들 걸음을 하시면서도 더 힘들어하는 이들이게 관심을 보이시며 격려하시는 모습이 참 아름답게 느껴집니다. 나의 힘듦은 다른이들의 힘듦에 관심을 보일 때 많이 가벼워지는 법인 것 같습니다. 따스한 산행기 감사합니다.
  • ?
    부도옹 2007.11.19 22:30
    ㅎㅎ "....여자도 아니고 어떤 남자...."
    겨울에 읽는 여름 산행기는 또다른 맛을 느끼게 합니다.
    다음편 산행기를 올린다면서 28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는
    분도 있다는 것을 참고 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 ?
    해성 2007.11.20 01:15
    어휴~
    다른 행오신분에게 구원의 눈길을 한번 보내시지 그려셨어요.
    저는 배가 고프면 완전히 죽음입니다.
    현기증까지 나던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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