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그 가슴 앓이!

by 슬기난 posted Sep 12, 2007 Views 2818 Replies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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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그 가슴앓이!

o 산행일 - 2007.  9월9일 14:30 ~9월10일 12:10

o 누구랑 -슬기난 형님과

o 어디로 - 윗새재마을~치밭목~중봉(1泊)~쑥밭재~새재~윗새재마을


청명한 밤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는 별들의 잔치, 어찌 저리 선명하게 반짝이는지
작년 천왕봉 별바리기 이후 가슴 떨리는 광경에 그저
“지리! 참 좋다“는 느낌이 가슴 가득 밀려온다.

포근한 자리에 누워 밤새도록 그동안 지리에 들지 못한 서러움을
지리 산신령께 고해  바치려 하지만 먼저 할 말이 많은 듯 나뭇가지
살랑이며 들려주는 지리의 속삭임이 은하수가 기울도록 이어진다.

뜻하지 않은 부상으로 자주 접하지 못한 아쉬움에 님들의 소식에 목마름을
달래보았지만 뭔가 허전함을 이기지 못함도 알고 있었다는 듯이,,


써리봉 언저리에서 - 황금능선



고향에 들려 벌초 후 귀경길 정체를 피하여 별바라기 가자는 제의에 선뜻
응하시는 형님 모시고 쉬엄쉬엄 치밭목으로 오르는 길에 이제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장터목의 사나이 지.산 가족 **님과 반갑게 조우한다.

뜸한 산행에다가 치밭목에서 욕심껏 물 담아 비박배낭에 넣고 오르는 써리봉길이
제법 다리를 압박하며 우보 산행으로 변한다.  덕분에 아무도 봐 줄 사람 없는
벼랑 끝에 피어나는 구절초가 마치 날 좀 보고 가라는 듯이 방긋 웃고 있다.




멀리 반야가,,,



여름 끝자락을 지나는 햇살에 송송 배어 나오던 땀방울이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이제 잠시 머물라치면 한기로 느껴지고 애타도록 반가운 만남을
고대하던 햇님이 스르륵 서쪽 하늘로 넘어가고 나서야 중봉에 올라서니
어둑해진 주능선을 넘나드는 운해에 그냥 넋을 놓고야 만다.




   천왕과 제석봉

사진하시는 분들의 추천으로 호텔급 비박지에 자리 잡고  눈이 시리도록
총총한 밤하늘 별들의 향연에 마음을 빼앗기고 밤새 속삭이는 지리의
이야기를 듣노라고 꼬박 뜬눈으로 밤을 새운다.



중봉 일출

♠ 삶의 잔잔한 행복 ♠

마음이 맞는 사람과
아침 공기를 마시며 산책할 수 있다면

손을 잡지 않아도
따스한 온기가 가슴으로 느껴져
내내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면
욕심 없는 행복에 만족하겠다




사랑을 사랑하는 사람들과
벗이 되어 동행할 수 있다면
꼭 옆에 같이 살지 않아도

가끔씩 기분좋은 소식을 전하는 일에
들뜬 가슴 열어 세상을 헤쳐나간다면
때때로, 지치고 힘들다해도
손해보는 삶이라도 후회는 없겠다





세상에
빛나는 이름 남기지 못한다 해도
작은 행복에 만족할 줄 알았다면

명예가
사랑보다 귀한 것이 아님을 깨달았다면

앞에 놓인 빵의
소중함을 경험했다면

진실을 위해
소중한 어떤 것을 희생했었다면






먼 훗날,
어둠이 조용히 나리울 때
삶의 잔잔한 행복을 차지했었노라
말할 수 있겠다            (옮긴글)




따사한 햇살에 한껏 게으름을 피우는 하봉 헬기장 야생화는 아직 고운
자태를 자랑하기에는 이르고 순한 숲길을 따라 내려오며 전망이 트이는
곳이면 영락없이 배낭내리고 지리 속살을 눈에 담기 바쁘다.










하봉,중봉, 상봉


물소리 들리는 쑥밭재 근처에서 태극길 답사중인 분들을 만나
잠시 한담을 나누고 내려오니 전에 무박태극 한다고 한밤중에
걷던 동부능선이 기억에 새롭다.
그리고 오브가족 좋은 분들과의 산행도,,,,

독바위에 올라 한껏 여유를 부려도 보고 뿌옇게 보이기는 하지만
동부자락 골골을 눈에 각인시키고 새재로 내려선다.


독바위에서

조개골 시원한 물속에 흐르는 땀 씻어내며 그동안의 그리움,
아쉬움을 뒤로하고 집으로 향한다.

그리운 지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