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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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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 5시..
알람을 듣지만 몸이 천근이다.
여름이 오면서 여름 기온과 체력이 어긋나는 시점..
지리산이라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데도 불구하고 설마 하면서 신청한 산행이다.
산행 계획이  무너질까 두려워 잠자리를 털고 일어나 주섬주섬 배낭을 챙긴다.

점심을 준비하려고 밥솥을 여는 순간...
이크~
김이 모락모락 나야할 밥솥이 냉기만..
생쌀이 나를 빤히 쳐다본다.

밥도 없고.. 컨디션은 마이너스인데..  다시 내 마음은 지리산 칠선계곡을 놓고
저울질한다
- 가자!
- 가지 말자!

가자와 가지말자를 놓고 잠시 산란했던 마음을 접고.. 배낭을 메고 이미 동이
튼 거리로 나선다. 가면서 생각하자..
원점회귀이니 가다 가다 못가면 아무대나 주저앉아 물놀이를 즐겨도 전혀 손해
날 일 없다는 지인의 말씀을 응원으로 귓가에 꽂아 놓는다.

지리산이 아닌가..
거기다 함양땅 어디에서는 지리산 주능선을 한 장의 파노라마로 즐길 수 있다고
유혹하는  문구를 지하철 광고판에서 읽은 바 있다.

시청까지 가면서 배낭무게를 재본다.
컨디션은 마이너스인데.. 배낭 안에 물품들이 가볍기는 해도 오늘 내 체력으로는
버거울 수 있음이지만 발의 피로를 생각하여 넣은 샌달과 혹시 모를 비에 대비하여
우비와 방수쟈켓을 빼고 오직 배낭커버만 챙겼다.

비가 내리면  비를 맞아주리라!
지리산이니까...

일산에서 출발한 버스는 시청과 사당.. 그리고 양재를 거치면서 신청한 산우님들을
싣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내 옆자리에는 지난 해 삼각산 야간산행 멤버였던 여름님이 짝꿍으로 자리했다.
여름님은 업무체증으로 지난 밤을 꼴딱 세웠다며 쿨~ 잠이 들어버린다.
바깥 풍경을 즐길 여유도 없이 잠을 자다 깨다... 신탄진휴게소에 내려서
우동한그릇으로 아침을 해결한다.

아침이 끝나고 다시 출발한 버스안에서 각자 자신을 소개하는 시간을 보냈다.
다른 기획산행과 달리 오늘은 정원의 3/4이다.

버스가 지리산 톨게이트를 통과하여 지리산임을 나타내는 곳곳의 표지판들을 지나
낙석방지 바리케이트에 심겨진 6월의 장미가  도로를 따라 화려하고 우리가 가야할
칠선계곡과 벽송사, 그리고 서암정사 갈림길을 지나 칠선계곡 들머리로 데려다
준 시각은 11시 반경..

지난 5월, 화엄사에서 대원사까지 지리산 종주를 다녀간 꼭 한달만에 다시 지리산
자락에 들었다.
올려다 본 자락은 까마득하고... 시작도 하기전에 웅장함을 보여준다.
정상은 구름에 휩싸여 비밀스럽지만 저기 골골이 계곡을 따라 오르면 지존인
천왕봉이 우뚝 섰을 것이다.
3대의 덕이 부족한듯 아직 천왕봉의 일출을 본 적 없는 나와 달리 천왕봉 일출이
대단하였다는 분들의 자랑을 들으며 다시 돌아가신 아버지.. 할아버지 그리고
증조부님의 덕이 모자랐나.. 공연히 우리집 가계家系가 원망스럽다.

들머리는 잘 단장된 돌길이지만 여유를 주지 않고 가파르다.
숨을 고를 틈도 없이...  선두와 중간그룹은 벌써 보이지도 않는다.
중간에는 갑장인 산과머루님과 기장님이... 후미대장에는 백알대장님이 맡았다.
백알대장님은 몇 번의 산행에 함산한 적 있었는데도  기억해 내지 못하는 실수를 했다.
허긴 깜깜밤중에 산행을 하니.. 평소에도 없는 기억력이.. 무슨 재주를 부릴까 싶다.

백알대장님.. 표정이 심상찮다.
애초 후미에 쳐지기로 무언의 약속이 있었지만 막상 후미에 남게되자 마음이 답답하다.
한국의 3대 계곡의 한 곳인 이 칠선계곡을 느린 발걸음 때문에 경관을 충분히 볼 수
없을까봐 조바심 난 마음과는 달리 나의 발걸음은 무겁기만 하다.
거기다 생수 구할 곳이 없다는 안내를 받았기에 생수 1리터를 준비한 터...

점심도 없는 빈 배낭이지만 여벌의 옷과 간식조차 나의 어깨를 짓누른다.
결국 내 배낭에서 무게가 가장 많이 나가는  500mm 생수 한 병과 과일통조림 하나를
도움을 주겠다는 제관님의 배낭으로  옮겨 담은 후.. 칠선계곡에 적응이 되어간다.

가파른 오름이 끝나자 시원한 굉음과 함께 계곡이 그 모습을 드러냈다.
- 지난 5월 종주에 화엄사 계곡에서의 그 굉음의 강도와 비슷하다.
그 때 만난 처녀는 잘 있을까.. 대원사에서 화엄사로 역종주하던 당찬 처녀다.
오르고 내리고..
철제다리 하나를 건너고.. 단체사진을 찍는다.
하얗게 포말을 일으킨 계곡물이 우리 앞에서 한 바퀴 소용돌이를 일으키며
인사를 나눈후 저마다 인연따라 흘러가버린다.
더러는 증발할 것이고.. 더러는 강으로 흘러갈 것이다.
또 더러는 어느 집 생활용수로 쓰여질 것이다.

선녀탕은 생각보다 작아서 오름길에서는 그냥 지나쳤고.
웅장한 옥녀탕에서 내가 글을 쓰고 읽는 지리산사이트..  어느 산님의 응원 글이
생각났다.
- 선녀탕에서 이안님 원래의 본성이 나와 풍덩하시고
   비선담에서 하늘로 날아오르시면 안되는데,,,,,ㅎㅎㅎ

옥녀탕의 물 속이 대단하다.
마치 수영장을 만들어 놓은 듯하다.
깊이가 있지만 들어가서 물놀이를 즐기고 싶을만큼 안전하게 보인다.
위에서 낙폭에 의한 포말이.. 고요해 질 때까지.. 바라보는 옥녀탕의 소는 신비스럽다.
마치.. 선녀가 두레박을 타고 내려와주기를 기다리는듯...


비선담까지 진행하고.. 사진을 찍고...
더이상 갈 수 없는..
여기서 더 오르면 지존인 천왕봉에 이를 것이다.
언젠가 이 곳을 올라 한국의 3대 계곡인 칠선계곡의 산행을 완성할 날이 올 것인지..
그 때까지 나의 산행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가능할 일이다.
그러나 내일 일을 누가 알 것인가..

비선담에서 아쉬움으로 내려서 점심을 먹었다.
도시락도 없으니.. 갑장인 산과머루님과 샤인님.. 가인님등.. 여러분들의 도시락을
축내어 칠선계곡의 전설을 되새기며 먹었다.

선녀탕에는 일곱 선녀와 곰에 얽힌 전설이 전한다.
하늘에서 내려와 목욕을 즐기던 일곱 선녀의 옷을 훔친 곰은 옷을 바위 틈 나뭇가지에
숨겨 놓는다는 것을 잘못해서 사향노루의 뿔에 걸쳐 놓아 버렸다.
선녀들이 옷을 찾아 헤매는 것을 본 사향노루는 자기 뿔에 걸려 있던 옷을 가져다
주었다.
이에 선녀들은 옷을 입고 무사히 하늘나라로 되돌아갈 수 있게 되었고,
그후 자신들에게 은혜를 베푼 사향노루는 칠선계곡에서 살게 해 주고
곰은 이웃의 국골로 내쫓았다고 한다.
- 출처 : 네이버 블로그...

이제 아쉽지만 하산이다.
올랐던 비선담을 한 번 더 돌아보고... 옥녀탕에서 한참을 머물렀다.
옥녀탕에서 돌아서자마자 선녀탕의 표지목을 발견했다.
생각보다 작은 소를 이루고.. 옥녀탕의 웅장함을 보아서인지..
왠지 빈약한 선녀탕이라는 생각이 들며.. 피식 웃음이 나온다.
옥녀탕의 화려함에 가려 가녀린 선녀탕의 본모습을 놓치는 세속적인 나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빠른 산행을 하는 제관님이 나를 놀린다.
산행등급에 대한 설명은 이렇단다.
왕거북이~ 거북이~ 초급~ 중급~ 고급...
14성문을 순수 걷는  시간만 12시간이었다는 말을 자랑스럽게 떠들자마자
거북이의 14성문 종주를 축하받았다.

거북이의 특성은 오르막에서는 거의 죽음에 가깝다는 말을 인정하면서  
내려오는데 샤인님... 무슨 나무 하나를 붙잡고 미소가 환하다.
산뽕나무다.
까만 오디를 따주시는데... 그 달콤함에 반해버린다.
선두는 언제 내려갔는지 알 수 없는 시각인데.. 여럿이 오디 따느라.. 즐겁다.
선동은 샤인님이... 행동은 함께 했으니.. 공동으로 업을 짓는 일이라..
共業이라는 불교용어를 썼다.
죄란.. 알고 짓는 것보다 모르고 짓는 일이 죄의 무게가 훨씬 크다는 설이 있다.
그 예는 이렇다.
뜨거운 남비를 쥐는데 있어.. 멋 모르고 쥔다면 남비의 뜨거움을 모르니 덥썩 쥐어
많이 데이는 것과.. 달리 뜨거운 남비인 줄 인식하였다면 남비를 쥐는데 있어
주의를 기울여 다치는 부위가 덜하다는...
간혹 알고 짓는 죄의 무게에 대해 논하다가 이 부분을 설명하면 대개는 고개를
끄덕거린다.
쉽게는 모르고 지었는 죄이니 죄질이 좀 더 가벼울 것이라는 통념을 깨는 일인 것이다.

오디를 따다가 먹기만 할 일이 아니고.. 자랑하고 싶어졌다.
제관님... 멀찌감치 구경만 하다가 드디어 팔을 걷어 부쳤다.
샤인님과 제관님의 도움으로 컵 가득히 오디를 따서.. 늦게 내려온다고 책망하는
선두와 대장인 금수강산님에게 뇌물로 썼다.
달콤함에.. 방금전에 원망은 사라지고..발만 씻고 서둘러달라는 말을 남기고
선두가 가버린다.

느린 내 발걸음 때문에 우리가 후미인 줄 알았다가 후미팀이 따로 있음을 알고
느긋하게 선녀처럼 세족을 즐기고  부지런히 하산하여 계곡 첫 마을에 도착하니..
귀하게도 오늘 처음 지리산에서 타 산님들을  만났다.
칠선계곡의 아름다움이 휴식년제로 인해 산님들의 외면을 받으니 차라리
다행스러울 일이다.


매표소를 지나쳐 자동차에 올라 벽송사 가는 길...
버스 총장이 길어 우회전을 못하고 마을을 한 바퀴 돌아 벽송사로 향한다.
사실 불교인인 나도 벽송사에 대해 별로 아는 바 없다.
미리 읽고 간 내용으로는 6.25전란에 국군야전병원으로 사용되었고
빨치산과의 슬픈 전설이 남아있는 곳...
조선시대 중엽.. 부휴당과 청허당의 스승이며..
이 나라 불교의 양대산맥을 결정한 두 선사의 스승이 중창하고 현판을 바꿨다는...

선원이 개설된 것은 자랑스러울 일이나 탐방객들의 편리를 무시한 무질서한 공사가
다소 원망스럽다.  
옛 절터로 오르니 3층 석탑 1기와 함께 쭉 뻗은 미인송이 장구한 역사를 대신 말해준다.

조선 중엽 청허당 서산대사와 사명당 유정스님등의 임란(임진왜란) 참여로 인해
피로 얼룩진 바 있는  불교역사와.. 벽송사의 역사가 인연과 연기법을 원칙에 입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빨치산과 토벌군과의 대치로 이 벽송사의 역사가 결코 우연이 아닐지도 모를 일이다.

벽송사를 나와 서암으로 향했다.
서암은 벽송사의 부속암자로 벽송사와 더블어 최근 공중파를 타므로서 유명세를
치르는 원응스님의 암자로 알려졌다.
90년대 초에 읽은 원응스님의 불교관은 당시 세인들의 주목을 받았음인데 역시나
화엄경의 대가로 이 곳에 주석하시는..

불교계는 타 종파와 달리 계보가 확실하다.
어느 종파 어느 문중인지가 세간에 주목을 받는 일인가도 그 종단의 번영과 무관하지
않음을 안다.
가장 배척해야 할 문벌이 가장 횡횡하는 곳이 또한 불맥이 아닐 수 없다.

입구부터가 범상치 않다.
일주문 대신 세워진 석기둥 두 개가 일주문을 대신하고 있으며 양 옆으로는 신장상이
마애상으로 새겨져있다.
요사채로 쓰이는 듯한 미타굴과 안양문을 들어서니 석굴 내부에 부처님이 조성되어 있으며 모두 석불이다.

이 산에 흔한 바위가 그 역활을 했음인지는 알 수 없고.. 천혜의 자연을  잘 활용한 암자가 아닐까..
문득 신라의 석굴암이 생각났다.
저기 서라벌.. 토함산의 석굴암..
호국불교와 신라 불교를 대표하는 유려한 석불상인 석굴암...
신라천년을 고스란히 후대에 전하는 종교를 떠난 역사물 최대작이다.

또.. 영주 부석사도..
안양루를 넘으면 부석사 무량수전이 있다.
화엄종찰로서 신라 의상대사가 창건하고.. 당나라 처녀 선묘낭자와의 전설에 의한
선묘각이 있다.


또 지난 신년휴가를 다녀온 충남 서산에도 같은 이름의 사찰인 부석사가 있다.
이 곳 역시 선묘낭자에 대한 전설이 서려있는.. 영주 부석사와 같은 맥락의 사찰이다.
이처럼 화엄학은 그 방대한 경전의 내용과 역량이 후대에 미친 영향은 지대하다.

원응스님이 이 화엄학의 소의경전인 화엄경을 토대로 서암을 짓고 화엄경을 사경하고
그 화엄경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신라 천년이 불교유물로서 현세에 존재하는 것처럼 천년 후 이 땅에 불교가 있었음을
알려줄 중요한 사료로서 가치가 있을 것이다.
암자를 둘러보며.. 자연을 훼손하지 않고 지은 암자가 새삼 고맙다.
안양문 극락전을 나와 우측으로 틀면 작은 연못에 비단잉어들이 떼를 지어 살고..

이제 막 문을 여는 수련睡蓮이 이쁘다.
수련은 연꽃이며.. 햇빛이 강한 낮에는 잠을 자는 서양 연꽃이다.
동양적 연꽃은 영암땅이 바라다 보이는 무안저수지에 광대한 연밭이 형성되어 있으며
이 연꽃은 구정물에서도 물들지 않는 아름다운 꽃을 피운다고 하여 불교를 대신하는
꽃이기도 하다.

연못을 둘러 싼 담장은 앞 자락에 지리산만 아니면 서산의 간월도 간월암을
연상케한다.
간월암은 경허선사의 법맥을 이은 만공선사가 말년에 독립을 기원하며 호국기도를
올린 기도처로 유명한 곳이다.

연못 아래.. 굴피로 지은 집 한채가 있다.
참나무 껍질로 지붕을 덮은... 방 한칸의 띠집이다.
아마 스님이 처소가 아닌.. 수행장소가 아닐까 싶다.
저기에 들어서 삼년만 면벽수행한다면..  
조선 말 선승인 경허선사가 서산의 천장암에 들어 날카로운 송곳을 턱 아래 세워놓고
꼿꼿하게 참선을 했다는데...
저런 집 한채 갖고 싶다는 생각을 하며.. 버스를 오른다.

이제 서울로 향하기 위해 오도재를 간다.
재 정상에 내려 지리정에 올랐다.
보슬비로 인해 운무가 서려 주능선을 가늠만 한다.
저기 어디에... 반야봉과 삼도봉과.. 토끼봉 명선봉.. 그리고 벽소령.. 세석과
지존인 천왕봉이다.
한 달전에 걸은 그 곳이 벌써 그립다.
아스라이.. 운무속으로 걸어들어가.. 지존인 천왕봉에 우뚝 서 본다.
마음의 종주를 마치고.. 지리정을 내려와 오도재의 관문인 지시산제1문을 통과해
가파른 산길을 아름다이 깎아 만든 길을 내려간다.

눈을 들어..... 망가진 지리산 자락을 자연의 훼손이라 여기지 않고 바라볼 수 밖에
없는 문명이라고..  아쉽고도 아까운 마음을 누그러뜨린다.
문명을  거역할 수 없는 또다른 포기일 수 밖에 없다는..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상림으로 간다.
함양땅...
작은 읍내인데..  정리가 제법 소도시 티라 난다.
금은방과 패션가의 로드샵.. 그리고 작은 서점도 눈에 띈다.
서점이름이 아주 선비적이다.

단 한번 함양 땅에 내린 적이 있다.
지리 첫 종주에 백무동에서 서울로 올라가는 막차를 놓치고 함양 터미널을 이용해
서울로 돌아갔었다.
그 날 아주 낯선 곳에서 저녁을 먹었다.

지리산과 함양땅과.. 나의 대학시절에 첫 미팅으로 나왔던 공대생이었던 사람의
고향이 이 함양땅이었다는 것이 지리산을 드나들며 새삼 기억에 새롭다.
그 때는 지리산 자락에 들 것이라는 상상도 없었고..
공대생이면서 예민한 학생의 태도가 상대생인 내게는 전혀 의아했던..
그 학생의 고향자랑이 지리산이었음을 살아오면서 서른해가 다 되어서야 내게
인식됨은 그 또한 인연의 끄나풀이었을까?
화두에 화두를 물고.. 내 인생은 어딘가에서 닻을 내릴것인가..

차가 멎은 곳은 어느 식당이다.
색색의 밥과 지리산자락에서 나왔을 나물들로 만든 밥상을 받고.. 물리고..
신라의 스타이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유학생이지만 요샛말로 실패한
유학도였다는 고운 최치원이 인공으로 조성했다는 상림숲을 잠시 걷고....

짧은 산행이라서가 아니라.. 두고 돌아서야 하는  지리산 칠선계곡의 아쉬운
산행을 마무리 했다.



*
비 소식이 있었으니 가랑비인지 이슬비인지.. 보슬비인지..
아주 아주 가느다란.. 실비가 오후 내내 오락가락 하였습니다.
지리산의 고도를 짐작케 하는 날씨와 기온이니.. 하늘이 하는 일을 세간살이 하는
우리네가 짐작하기 어려운 터..
전혀 궂은 날씨라고 생각하지 않은 산행..
남한의 3대 계곡이라고 일컫는 제주 탐라와 설악의 천불동과 함께 명성이
드높은.. 칠선계곡..
비록 계곡의 절반만 산행했다고는 하나..  아름다움의 극치를 보았다는
의견에는 이견이 있을 수 없음입니다.

  • ?
    부도옹 2007.06.03 19:41
    비선대까지의 경관만 가지고도 얼마나 좋았을 지 상상이 됩니다.
    산뽕나무의 열매도 따 드시고....
    지리와 하루 어울리고 오는 날이면 여운이 아주 오래 남습니다.^^*
  • ?
    별빛남자 2007.06.04 02:06
    저도 6월 2일 추성마을에서 시작해서 선녀탕을 지나 장터목으로 올랐는데 표지판이 없어서 한참을 산에서 해매었습니다. 비도 조금씩 왔는데.. 표지판대신에 리본보고 등산하기 처음이네요.ㅋㅋㅋ
  • ?
    오 해 봉 2007.06.04 13:45
    이안님 참 좋은곳을 다녀 오셨습니다,
    저는 그곳을 2000년도 부터 벼르다가
    작년에야 가봤답니다,
    작년에 풀린다고 했다가 2012년에 풀린다니
    그때는 천왕봉까지 가보세요,
    왜정때는 징용을 피해서
    6.25때 빨치산들은 토벌을 피해서등 숫한
    애환이 깃든곳 이기도 하지요.
  • ?
    슬기난 2007.06.04 22:01
    그때 그 공대생이 좀더 적극적이었으면,,,ㅎㅎㅎ
    칠선에 들때면 항상 뒤꼭지가 머쓱합니다만
    숨겨진 그 무엇엔가에 끌려 금줄을 넘곤합니다.
    글쎄 비선담에서 하늘로 올라 가셨으면 이안님을
    이 공간에서 못 뵐 뻔 하지 않겠습니까? ^^*
  • ?
    朴元湜 2007.06.05 06:33
    이안님의 산행기를 읽으면 내가 마치 도딱으려 산을 오르고있는
    느낌이듭니다. What am I? 끊임 없는 화두, 화두 해답이 없는---
    세상에는 있어서 좋은것도 많지만, 없으면 더 좋은것이 많습니다.
    이를테면 전쟁,질병,고통 etc, 그러나 저는 無我,無念,無慾,無錢,
    無所有를 더좋아합니다.도통 했냐구요? 아니 그저 평범한 사람입니다.
    지난번에 이어 이번에도 감명깊게 읽었읍니다. Thanks and have a wonderful day.
  • ?
    산타나 2007.06.19 14:41
    햐~~~ 또 댕겨 오셨네 ... 덕분에 즐감 했슴다.
  • ?
    달한칸 2007.07.08 14:16
    국골이란 말이 전국의 공용어 인가요..? 우리 어렸을 적에 한 번씩 나무하러 가던 곳인데...멀고 험한 길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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