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의 여왕 패러디

by 眞露 posted May 08, 2007 Views 2813 Replies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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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 여왕 패러디



- 일시 : 2007년 5월 5일 ~6일

- 코스 : 달궁(1박) -> 와운골 -> 연하천(1박) -> 뱀사골

- 등장 :   1. 카이 - 흰 얼레지   2. 산 비둘기 - 여인, 병언, 규택, 아낙네
             3. 호위병 - 보라빛 얼레지 들    4. 순록 - 외마마을 회관 앞 나무
               5. 본인 - 게르다   6. 연주대 - 김연주님의 별장



            

마천 연주대 오르는 길에서




오늘 난 사랑하는 카이가 왜 얼음처럼 식어 갔는지 그 이유를
기억하고 싶지 않습니다.

짙은 나트륨등 내려 앉은 외마마을 회관 앞
기다림이 가득한 표정으로 서있는 나무가 있습니다.
기다린 시간이 너무 길어서 일까...
나무의 얼굴엔 금방이라도
굵은 노란 눈물이 떨어 질것만 같습니다.
오늘은 꼭 올 거라는 기대를 가지고 있었다고
고개 돌려 웃음 짓는 나무들도 있는데
이 나무만 유독 기다림이 힘들었나 봅니다.


자! 나무야.
기다림은 꼭 힘든 것만은 아냐 그러지 말고
우리 저 하늘에 무엇을 그려볼까?
고독한 밤의 묵경, 별들의 묵시, 달빛에 흐르는 구름
미안해 내가 왜 이런 그림만 그리지....
네가 순록이 되어 눈의 여왕에게서 카이의 눈에 박힌
악마의 거울 조각을 빼낼 수 있도록 도와 준다면
너에게 싱그런 잎들을 많이 달아 줄께
자!~~ 시간이 없어 카이를 만나러 가야 해.
 










달궁 야영장에서



달빛에도 카이는 보이지 않았습니다.
순록을 타고 꼬불꼬불 헤어 오르니 예쁜 집들이 몇 채 보이고
집들 중 한 채에 네 마리의 산비둘기가 떠다니는 이슬 속에서
나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그리고는 여왕이 와운골로 카이를 데리고 갔다고 말해 주었습니다.
순록과 나, 네 마리의 산비둘기는 아침이 되면
카이를 찾아 와운골을 오르기로 마음을 모았습니다.
아침이 되어 계곡 옆에 핀 어여쁜 수달래가 자꾸 손짓하며 가까이 오라 합니다.
하얀 기포를 품어 내는 소리를 내며 흐르는 계곡물 옆에
연 분홍빛 수달래에 입을 맞추려는 순간 무당 개구리 한 마리가
눈의 여왕이 체면을 걸어 놓은 것이라고 그래선 안 된다고 막고 서 있습니다.  
잠시 카이를 찾아 나선다는 것을 잊고 있었습니다.

































































와운골에서


 
카이 그대는 아는가 마음의 빛, 영원한 시간을 간직했고
참으로 고독해 보였던 천년송 그 푸른 빛을....
사랑의 완성, 슬픔, 역경 영원함의 사모
누구를 위한 나무인가?
 
방랑자에게 있어 영원한 고향
고독을 넘어서 고뇌, 엄숙의 시간
침묵 속 아름다운 소원
하루의 묵상과 희망
나와 당신의 가슴에 밝아 올 연초록의 향연
 
지금은 조용히 이성이 아닌 감성의 세계로 떠나 가야 할 때

이고 온 근심 걱정 쏟아내려 줄
싱그런 연초록빛 세상에 서고 싶었다


무작정 그랬다 잘 모르면서도
그리움을 벗삼아 숫하게 수많은 산하를 건너왔었다

남겨진 그리움을 벗삼아 고독의 빈 술잔 홀로
말없이 쓸어 내리며 눈물이 눈물인지 알았다

`이것이 고립감이다.`
마치 세상에 없는 슬픈 한 극(劇)의
외로운 주인공인 양
비껴가는 시간들을 원망했었다

시달리는 처절한 고통을 달리 달랠 한 수가 없었다
운명의 주사위는 나를 비웃듯
저 먼 바람벽 낭떠러지에 굴러 떨어지고

외로움을 주체할 수 없었다
민둥한 맨 가지를 다 드러낸 외로운 사시나무가 되어
세상의 쓰라림을 완강히 감내해야 했다
답이 없는 자문(自問)을 한없이 되풀이했다

때론 이런 삶이 역겨워 삶 보다는 죽음을 택하려 했다
눈 감으면 세상이 사라지듯 끝을 내고 싶었다
모든 것을 잘라내고 싶었다

단촐함 누추함을 알아차리듯 그러나 새 아침은 언제나 눈이 떠지고
덩달아 의식(義識)이 깨면 허무한 실존의 권태를 부르짖었다

시선과 숨소리도,
움푹이 팬 눈두덩을 고개 떨군 채
새 나오는 한숨만을 그냥 두었다
`또 이렇게 계속되는가`


단지 그런 한번의 사랑이 아니기에,
두고 두고 마음으로 좋아했었다
켜켜이 더해가는 간절한 염원의 그리움처럼
나 혼자의 가슴에다 깊숙이 넣어두었다
정신(精神)의 활로(活路) 가득 너를 새겨두었다



그렇게 억제된 그리운 테두리에서
자아는 점차 병들어갔다
카이를 생각하며 걸어 보았다
미소가 아름다운 카이 언제나 마음의 품안에 있었다



때론 고목나무 아래의 작은 유충이 되기도 했었다
그리고는 매일 매일 울기로 했다
그 울음 속에서 맹세한 자각의 종결


더도 더는 없으리 내 사랑 카이


아무도 없는 싱그런 저 물살 속으로 조각난 기억들과 같이
초록 바다에 뛰어 들었다.


매섭도록 시린 바람의 모진 분노와
쉼없이 철썩이는 자타(自打)의 파도
부수어 흩어지는 저 넓은 망망대해(茫茫大海)의
푸른 포말 속에서


지나간 그리움을 잊고 싶었다







연하천에서




아!  아가타..
고독하게 세상을 헤쳐 나온 가객을 위한 은근한 유혹..
신이 되고 싶었던 그들은..
오늘도 당신의 쓰디 쓴 달콤함에 입맞추고 있다..

카이 울고 있다
어둠이 두려워서 일까?
번개가 치면 카이가 운다.
내일이면 카이를 만나 거울 조각을 빼 줄 수 있을까!
























능선에서



마음에 머무는 풍경들 삶의 곡절처럼 오르내리는 곳에
비슷한 네가 자리 하고 있다.
바람이 지나고 있음을 고독한 내가 안다.

가랑비 지나는 어느 날 바라보던 지리
아주 오랜 나그네가 바람을 등지고 뒷걸음을 한다.



순록은 여왕이 사는 명선봉 가장 큰 키의 나무 아래 내려 주었습니다.
한 마리 작은 벌레처럼 난 작아 보였습니다.
여왕의 호위병들은 나를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나무 주위로 카이와 같은 모습으로 흩어져 있습니다.
마법이 강하게 걸려 형체가 일그러진 모습도 있지만
도저히 카이를 찾을 수가 없었습니다.
눈 앞이 캄캄해지며 화살촉 같은 연초록 잎새들이 눈을 찌릅니다.
낙담한 난 주저 앉아 고개를 숙인 체 눈물만 흘렸습니다.
그런데 발 밑 수많은 호위병 중 한 병사가 점점 하얗게 변해 가는 게
보입니다.
앗!~~ 카이입니다. 눈의 여왕이 카이를 병사로 위장시켜 놓았나 봅니다.
내 눈물이 카이의 얼었던 심장을 녹이고 카이의 눈물로 눈에 박힌 거울 조각도
녹아 내렸습니다.
카이~
순백의 카이~
내 사랑 카이














뱀사골에서



카이와 난 

아직은 가난한 시절 가난한 사람들 속의 모습
따뜻한 내가 따뜻하게 머물고픈 뱀사골의 모습입니다

아름다운 풍경 반가움의 미소가 따뜻하고
잊지 않을 만큼 오랜 세월의 정을 풀어 놓습니다

다시 만나는 회한의 마음으로 눈물도 나고
세상사에 익은 무뎌진 가슴도 다시 뜁니다

내 마음의 고향 언저리에만 가도
그리운 시절을 볼 수 있습니다

정으로 사는 사람같은 산이 있습니다

시원한 계곡물소리 흥겨운 음악은 주파수를 따라
경쾌하게 흘러가고 있습니다

상념에 가득 찬 내 두뇌는 미처 시간에 합류하지 못 했지만
불쌍한 영혼 무거운 옷들을 둘러멘 나의 영혼은
밍기적 밍기적 시간을 따라 잡고 있습니다

이 시대 마지막 낭만적인 소리로 가득한 지리 속에서
카이와 난 마냥 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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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성도 매우 낮은 수준의 패러디를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크릿 가든 - 샤콘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