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 겨울의 끝자락을 부여 잡고

by 眞露 posted Mar 02, 2007 Views 3095 Replies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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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 겨울의 끝자락을 부여 잡고



- 일시 :
2007년 24~25
- 장소 :
지리산 (음정>벽소>세석>백무동)
- 누구랑 :
린과 함께
- 반가웠던 분들 :
<아카바>,<나마스테>,<현유>,<지리산삼순이>님 그리고 세분





사진1. 한가로운 벽소령 대피소



사진2. 밥맛이 좋았을까요? 배가 고프면 다 맛있습니다...^^



설레임으로


지리는 늘 보석같이 예쁜 별들로 환한 하늘창고 지어
활짝 핀 꽃 인양 뭇 사람들 설레이게 하고
관심 느낌 다 모아 한 순간도 피할 수 없는 투명한 덫 하나 걸어두어
가던 길 멈추어 서 생각에 담게 합니다.

지리는 어떤 날은  별 꽃들 다 떨어져 하늘은 텅 비어 버리고
내 얼굴에 부딪치며 소근거리는 안개만 가득 하지만
마음 주머니엔 사~알짝 별빛 보석상자 열어 이야기 하나 들고
나에게 총총총  다가 옵니다.

하얀 눈... 하얀 구름... 그곳에서 진정되지 않는 그리움을
나는 찾곤 합니다.
 
끝이 보이면서도 보이지 않길 바라며 걷던 산길은
가쁜 숨보다 더 벅찬 산 내음에 목마름을 외치곤 합니다.

단어 몇 개로 마음을 표현해 내려는 빈약함.
또 한번의 지리 나는 그곳에서 나를 발견합니다.

바람이 따스하고 빛이 많이 내려서
살 오른 산비둘기 깃털 같은 모습으로 흘러 내리던 비탈.
마치 준비라도 한 듯한 정적에 이끌려 걷습니다.
부드럽게 내 뺨을 스치던 햇살, 바람은
마치 어린 아이 살결 같은 느낌이랄까요?

내 짙은 그리움은 따스한 봄 향기에 실려 나부끼고
마치 사랑이 다가오는 설레임처럼 또 하나의 추억을 살며시 내려 놓으며 
세월의 흐름에 미소를 지어 봅니다.
 
지리 모습 하나하나를 가슴에 새겨서 가끔 그리울 때
작은 추억과 느낌과 아직도 표현하지 못한 그리움을
잠시 꺼내봐도 되겠지요?

이 글을 쓰는 이 순간도 잠시 꺼내 보고 싶습니다.





진3. 지리에 사로잡힌 어느 산꾼.



사진4. 산행 중 만난 <지리산삼순이>님



녹아 가는 눈을 보며 


여름에는 왜 눈이 오지 않는 거지
겨울에는 비가 오는데 말입니다.
봄에도 가을에도 하얀 눈은 내리지가 않아
오로지 겨울에만 하얀 눈을 볼 수가 있거든요.

비는 언제나 내리지
세상을 씻겨주고 우리의 마음도 씻겨주고
사계절 내내 내리는 게 비 아닌가요?

그렇지만 눈은
꼭 겨울에만 내리는데 이유는 무엇일까?
춥고 추운 겨울에만 내리는 이유가

마음만은 따뜻하라고 내리는 걸까요?
추운 세상에 옷을 입혀주려고 내리는 걸까요?
눈이 오는 계절은 하나이지만 비가 오는 계절은 넷.
봄이 시작된 지금 다시 그립고 보고 싶어집니다.

따뜻하고 하얀 아름다운 눈들이
녹아 가는 눈들이 아쉽습니다.

 




사진5. 만날 때마다 난 이 친구한테 안부를 묻곤 한다.



사진6. 마음이 머무는 곳 반야




사진7. 내 마음의 고향




네 앞에만 서면


네가 말하고자 하는 뜻은 아직 모르지만
다시라는 말과 함께 돌아 갈 수 있는 곳을 꿈꾸는 날들이
횟수로 적지 않음이 사뭇 살에 닿는 날에는
지금 네 자리가 거뭇거뭇 꺼져 있는 듯 하고
지금의 네가 아득히도 눈물 겹다.


네 안의 깨진 청춘의 잔상 ,
바람에 이끌려 휩쓸린 멀어져 간 날들이
오래 전 나로부터 지금 너에게
안녕이라 했듯이.....
또 다시 계절의 화사함이 너를 마음을 앙칼지게 그어 놓는다 해도
그저 화려했던 추억으로 남아 또 보자꾸나.





사진8. 반가웠던 분들 (앵글에 들어 오지 않은 분들 아쉽습니다....)





세석에서의 만남



봄이 맛나게 피어나는 날
우리의 화려한 외출은 설레임과 만남의 시작이었습니다
모든 것이 새롭고 신비롭지는 않았지만
무언가 형언할 수 없는 상념의 소용돌이 속에서도
이른 봄날 예쁘게 물이 오른 가지들마냥 내 마음 그렇게 물오르던 날
편안하고 여유있는 미소로 세석에 모여 앉아
추억을 이야기 했습니다.
짧은 만남이었지만 지리 사랑을 느끼고 전할 수 있어 좋았고
또 다시 만날 것이기에 헤어짐이 아쉽지 않았습니다.





사진9. 눈 내리는 세석




사진10. 한신계곡 내림길 초입



사진11. 세석 계단길




뜻밖의 행운


뜻밖의 행운입니다.
나가봐....눈 내려.~~
아마도 올핸 마지막으로 보는 눈이 아닐까 합니다.
희뿌연 연기가 가득한 하늘에서 어쩜 설탕가루 같은 가는 눈이
얼굴에 부딪치며 떨어집니다.  
세석엔 눈이 또르르 구르며 떨어져 이내 앉아 쉬고 있습니다.
찬란한 눈꽃 향연이 펼쳐집니다.




사진12. 겨울 나무들




사진13. 수증기가 꽉 찬 한신계곡




사진14. 계곡에선 물소리가 요란하고




한신의 겨울 나무들



물오른 설레임이 연둣빛 새싹처럼 가슴에 돋아나는
희망의 봄이 있기에

태양을 머리에 인 잎새들이 마음껏 쏟아내는 언어들로
누구나 초록의 시인이 되는 눈부신 여름이 있기에

열매 하나 얻기 위해 모두를 버리는 아픔으로
눈물겹게 아름다운 충만의 가을이 있기에

옥 빛 얼음 속에 발을 묻고 서서 침묵하며 기다리는
인고의 겨울이 있었습니다.

 
들키고 싶지 않은 그리움의 무게를 물소리에 실어 보내며
오늘도 태연한 척 눈을 감지만 또 보고 싶을 한신의 나무들이여.





사진15. 가내소



사진16. 이제 곧 연둣빛으로 봄을 알리겠지




봄의 태동


맑디 맑은 하늘 빛을 다 담은 沼.
봄을 알리는 나무들의 아름다운 인내들
깊은 숲 계곡 물소리 만큼이나 깨끗하게 새싹이 그려지게 하소서.

감동의 느낌, 지혜로운 삶의 시간, 행복과 여유
그 하늘에 지혜 智 다스릴 異
아름다운 모습을 가득하게 써 누구라도 마음을 이야기 할 수 있게 하소서.

때론 찬란한 햇살로 무지개 빛 노을로 새의 깃털 같은 꽃 구름으로
님의 향기 같은 바람으로 우주의 교향악 노래로 오게 하소서.

보고 있어도 그리울 내 마음에 흐르는 지리사랑
하늘 빛 같은 마음 밭에 별처럼 빛나는 맑은 눈에
인내로 쌓아진 그대 뜻 영혼에 담게 하소서.

돌 하나 나무 하나 풀 하나 진한 향기로 오는
마음 자리에 영원한 가치의 그 힘 아름다운 감동으로
내 안에 늘 환히 빛나게 하소서.


 




                                                        
 
하림 - 사랑이 다른 사랑으로 잊혀지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