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겨울 종주 (6)

by 허허바다 posted Feb 04, 2004 Views 5731 Replies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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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표

2004.01.28 (수)

2004.01.29 (목)

2004.01.30 (금)

05:01 구례구역

08:10 벽소령대피소 출발

05:40 장터목대피소 출발

05:42 성삼재 주차장

09:00 꽃대봉

06:18 제석봉

06:15 노고단 취사장

09:18 덕평봉 선비샘

06:36 통천문

06:50 노고단 고개

10:15 개활지

07:00 천왕봉

07:22 돼지령

10:42 칠선봉

08:12 중봉

08:20 임걸령

11:53 영신봉

09:06 써리봉

09:04 노루목

12:09 세석대피소(휴식)

10:09 치밭목대피소(휴식)

09:25 반야봉 갈림길

13:46 촛대봉

11:19 새제 갈림길

09:38 삼도봉

14:29 삼신봉

12:49 한판골 내려서는 길

10:14 화개재

15:02 1607봉

14:11 유평리

11:06 토끼봉

15:19 연하봉

14:59 대원사

13:11 연하천대피소(휴식)

16:14 장터목대피소(2박)

15:32 유평매표소

15:10 형제봉

16:25 원지 버스터미널

16:10 벽소령대피소(1박)

19:45 서울남부터미널

※ 택시로 구례구역→성삼재 (3만원에 미리 예약, 1명과 합승하여 1인당 2만원 조정)
※ 택시로 유평리매표소→원지 (2만5천원, 택시 부른 후 15분 정도 기다림)
※ 원지→서울남부버스터미널 (진주발 부산여객, 대진고속도로 직행 우등고속, 16,200원)

철계단의 연속, 봉우리 너머 너머 써리봉 가는 길

중봉을 내려섭니다. 가파른 내림길에 많은 눈이 쌓여 거의 미끄러지듯이 빠른 속도로 내려갑니다. 빠르게 내려서면서 몸은 달아오르고, 중봉 봉우리가 북풍 막고, 앞에서는 강한 햇살에, 기온은 빠르게 올라 너무 덥습니다.

내림길 중간 나무가지에 배낭 메어 놓고 두꺼운 장갑 대신 얇은 장갑으로, 방풍 및 보온용 겉자켓 벗어 배낭에 넣고, 귀마개 딸린 모자 벗어 귀마개 부분 모자 안쪽으로 접어 넣은 후 다시 쓰고, 물을 시원하게 들이킨 후 다시 배낭 메고, 스틱 손목에 걸어 잡고 출발합니다. 음 분명 뭔가 한다고 했는데... 뭐지? 음... 이리 깜박깜박 합니다. 그러고 한참을 내려 갑니다.

중봉 거의 다 내려왔습니다. 내림길 우측 낭떠러지 부근 맞은편 천왕봉과 중봉에서 흘러 내린 능선들에 낀 옅은 안개에 햇살 부서지며 눈을 따갑게 합니다. 아! 맞습니다! 선글래스 안꼈습니다! 허! 이 건망증 큰 일입니다. 부랴부랴 선글래스 꺼내고, 안경 벗어 잘 넣은 다음 선글래스 착용합니다. 이리 시원한 것을! ㅎㅎ

(사진 227) 08:20 중봉에서 내려가는 가파른 길... 적설량이 상당합니다

(사진 228) 08:43 써리봉 가는 길에 나타나는 첫번째 봉우리

(사진 229) 08:56 험한 봉우리길 넘어 뒤돌아본 중봉 그리고 천왕봉...

(사진 230) 09:05 써리봉 올라서며... 전 허리가 부실해 밧줄 타고 내려서거나 좁은 난간의 철계단, 특히 아이젠 낀 상태에서 발받침대 밑이 숭숭 뚫린 철계단은 공포의 대상입니다... 아이고~~ 내려서고 또 올라가고...

(사진 231) 09:06 써리봉입니다. 그 너머 천왕봉... 희미해져 가고 있습니다...

계속 그렇게 치밭목대피소 가는 길

써리봉(1,602m)에서 내려서기 위해 남쪽을 향해 섭니다. 25년전의 그 광경들 떠오릅니다. 부실한 텐트에 몇 안되는 먹거리 - 그땐 왜 그리 먹고 싶었었는지 ㅎㅎ - 잘 마르지 않는 면티에 통풍 안되는 조끼 - 주머니엔 소품들로 가득 찬 - 스판 기능 없는 청바지, 등판 부실한 배낭으로 등에는 땀띠가, 어깨는 시큰시큰... 옅은 미소가 스쳐 지나갑니다. 그래도 좋은 시절이었죠... 꿈이 그래도 많았으니깐요 ^^*

가파른 철계단 내려서서 남해바다쪽 바라다 봅니다. 선글래스에 남해바다가 분홍빛으로 나타납니다. 사진으로는 포착되지 않는군요... 다시 계속 갑니다. 내려서고 휘돌아 올라가고...

(사진 232) 09:25 치밭목대피소 가는 길. 으~ 무서워요! 해연님은 이 길 재미있으시다? 허!

(사진 233) 09:26 철계단 내려와 동남쪽 방향의 정경... 반짝이는 덕천강... 그리고 겹겹이 포개어진 능선들...

(사진 234) 09:35 굽이 굽이 오르고 내리고 돌아들고... 치밭목대피소 가는 길에서...

(사진 235) 09:47 길이 편해졌습니다... 그 철계단 녀석들 이젠 없습니다 ㅎㅎ

(사진 236) 09:55 한참을 내려왔습니다. 이젠 양지 바른 곳엔 눈이 녹고 있습니다...

(사진 237) 10:01 이 길만 내려서면 치받목대피소입니다. 치밭목대피소에서 1,470봉쪽 능선 저기 하얗게 분명히 나타나 있습니다

치밭목대피소...

(사진 238) 10:09 치밭목대피소입니다. 사진 좌측 아래로 약 100여m 내려가면 샘터가 있습니다...

저 사진 찍는 동안 앞서 간 서울서 온 여성 3분, 남성 1분으로 구성된 팀 눈을 쌓아 방풍벽 만든 대피소 오른편 탁자에 먹거리 풀어 놓고 즐거운 시간 가지고 있습니다. 목례로 인사 나누고 그 앞 양지 바른 탁자에 배낭 내려 놓습니다. 그리고 수통 두 개 들고 샘터로 갑니다.

대피소 왼편 뒤쪽으로 약 100여m 가니 눈밭 오목한 곳에 샘물 흐르고 있습니다. 무릎 구부려 우물물 퍼올리듯 샘물 긷습니다. 한 모금 마시니 물맛 너무 좋습니다. 모든 것 흰 눈으로 덮힌 조용한 북쪽 사면에 그냥 앉아 멍하니 조개골 위 하봉과 두류봉에서 뻗어내린 능선들 올려다 봅니다...

샘물과 이 정경 담기 위해 사진기 찾습니다. 참! 배낭 벨트에 달린 주머니 속에 그대로 있죠 ㅎㅎ 가지고 오지 않았습니다... 아이고~ 죄송합니다. 가족분들 그리고 산행 계획하시는 모든 분들... 이 못난 놈 때문에... 다 업이라 생각하시고 쩝!

다시 대피소 앞뜰로 돌아와 그 탁자에 걸터앉아 1개 남은 찹살호떡과 2개 남은 스니커즈 다 해치웁니다. 먹거리... 이젠 텅비었습니다. 산장지기님 저가 누군가 해서 왔다 갔다 하시면서 살피고 계십니다. 금지막한 선글래스에 모자 깊숙히 눌러 쓰고 있으니 보실 것도 없으실텐데 ㅎㅎ 땀이 식어 약간 쌀쌀합니다. 겉자켓 다시 꺼내 걸칩니다.

먼저 온 팀(여성 3, 남성1) 그 방풍벽 안 오붓한 곳에서 얘기 꽃 피웁니다. 설악산, 오대산, 소백산, 이곳 지리에서의 재미난 추억거리들 들춰 내 박장대소에 파안대소까지.... ㅎㅎ

풀어진 마음 주워 담고 떠날 채비 합니다. 다시 겉자켓 벗어 넣고, 산장지기님께 목례하고, 아직 재미난 시간 보내는 4분께 "먼저 갑니다"라고 합니다...

새재 갈림길까지의 긴 하산길

푹신한 눈길, 정면에서 강하게 내리쬐며 일렁이는 햇살... 메말라 가는 앙상한 나뭇가지... 간간이 불어오는 신선한 바람... 길가 도열한 산죽들... 눈길 뽀드득거리는 소리... 아무도 없는 깊은 산중, 녹은 물 어디선가 졸졸 흐르는 소리...

(사진 239) 10:32 새재 갈림길로 내려가는 길... 짙은 갈색의 거목들 사이로 난 순백의 샤베트 같은 길...

(사진 240) 10:35 길 옆 계곡들 바위 위에는 흰눈이 아직 소복히 쌓여 있는데...

(사진 241) 10:40 편안하게 내려온 길...

(사진 242) 10:41 산죽 도열한 죽 뻗은 가야 할 직선 길

(사진 243) 10:47 어디선가 물 흐르는 소리가 계속 들렀었는데... 맨질맨질한 빙판길입니다! 눈 밑으로 흐르던 물이 밖으로 나오면서 얼어붙었습니다... 흐흐~~ 아이젠 없인 갈 수 없습니다...

(사진 244) 10:52 여름엔 수량이 많이 불어나는 계곡입니다. 지금은 얼어서 우측 계곡 바닥으로 갈 수 있지만... 사진 왼편의 나무다리도 걸터져 있습니다...

(사진 245) 10:55 계곡 지나 능선으로 올라가는 길에서...

(사진 246) 10:55 뒤돌아본 치밭목대피소쪽... 저기 맨 위가 대피소입니다...

(사진 247) 10:57 무재치기폭포 이정표 있는 곳으로 내려가는 나무계단입니다

(사진 248) 11:02 무재치기교 가는 주변 정경입니다...

(사진 249) 11:06 무재치기교 아래 조그만 소... 얼어붙었습니다... 옅은 하늘색 얼음이 마치 빙하 색깔 같습니다...

(사진 250) 11:06 사진 249 왼편 상단의 바위까지 가, 소 너머로 흘러내리던 계곡물 얼어붙은 모습입니다...

(사진 251) 11:09 평탄한 길은 계속 저렇게 휘돌아 나갑니다...

(사진 252) 11:12 햇살 받고 있는 산듯한 초록의 도열... 조용한 길...

(사진 253) 11:19 새재 갈림길입니다. 왼편 오름길로 올라가 재를 넘어 계곡으로 내려서면 윗새재마을로 갑니다. 전 정면방향으로 하여 대원사쪽으로 내려갑니다

한판골 내려서는 이정표까지의 거친 암릉길

이제부턴 계곡에서 위 능선까지 치고 올라서는 거친 암릉길로 접어듭니다. 중간 중간 미끄러운 눈길과 햇살 받아 눈 다 녹은 거친 바윗길이 반복하며 나타나니 아이젠 낀 상태에서 불편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안전이 최고라 거슬리는 이이젠 마찰음 참아 가며 계속 올라갑니다. 치밭목대피소에 있던 네 분, 이제 이 근처까지 오셨는지 대화 나누며 내려오시는 소리 들립니다.

(사진 254) 11:25 새제 갈림길 지나 계곡 옆으로 돌아드는 길

(사진 255) 11:29 이어서 나타난 좁은 눈덮힌 산죽길

(사진 256) 11:33 저기 능선 위로 본격적으로 치고 오르는 암릉길... 눈 다 녹아 버렸습니다

(사진 257) 11:36 험한 암릉길 오르니 죽 이어진 나무다리 나타납니다. 저기 능선 가운데를 너머 한판골로 내려설 것입니다. 장당골로 합류되는 계곡입니다

(사진 258) 11:36 한 10분간 쉬면서 계곡 맞은편 아름다운 역광의 정경을 담습니다

(사진 259) 11:46 조금 더 가 계곡의 완전한 모습을 담습니다

(사진 260) 11:52 다시 가파른 암릉길 올라서며 넓은 바위에 걸터앉아 쉬면서 바라본 반대편 급사면의 정경입니다

(사진 261) 11:57 암릉길은 계속 이어지고... 중간에 이정표가 나옵니다

(사진 262) 11:57 위 사진 261 이정표에 올라서서 지나온 계곡을 바라봅니다. 써리봉쪽 여러 봉우리 너머 너머 오른쪽 맨 위 치밭목대피소 지나 여러 봉우리 바로 밑 무재지키폭포쪽 계곡 지나 여기까지 내려왔습니다

(사진 263) 12:18 아! 이제 지겨운 암릉길은 끝나고 부드러운 산죽길 나타납니다

여기서 아이젠도 벗고 더워 장갑도 벗어 버리니 산뜻한 것이 너무 편하고 좋습니다. 길도 흙길이라 부드럽고 ㅎㅎ 산죽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고 S자로 길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스틱으로 산죽 해치며 나아갑니다. 속도도 좀 내어 봅니다... ♬~~♬

어~~!!!! 미끈... 꽈당!!! 아이고~~~ 우당탕!!! - 아마 몸이 한바퀴 반 굴렀던 것 같습니다 - 어! 자꾸 아래로 미끄러지는 것 같습니다! 순간 본능적으로 있는 힘 다해 산죽 줄기 움켜잡습니다. 손으론 산죽 줄기 움켜잡고 - 장갑 벗길 너무 잘 했습니다 - 양 발로 급사면쪽 꺾여진 산죽들 위 직각으로 눌러 버티고 있습니다.

한바탕 난리가 난 것입니다. 흙먼지가 부옇게 피어오르고 있고 모자는 저기 산죽 줄기에 걸렸으며 겉옷은 온통 부스러진 나뭇잎과 흙투성입니다.

허벅지가 광장히 아픕니다. 고개 숙여 보니 스틱이 손목과 허벅지 사이에 끼여 뾰족한 아랫부분이 눈물이 핑돌 정도로 허벅지 강하게 누르고 있습니다. 스틱 끝에 눌려진 코두라 원단으로 겉감 처리된 고어텍스 바지의 부분... 아직 찢어지지는 않았습니다. 그 부분 안쪽이 굉장히 아픕니다. 눌려진 다리의 무릅을 펴 스틱 빼냅니다.

아래를 보니 한 7m~8m 낭떠러지에 바닥은 거친 바윗돌들입니다. 아이고~ 떨어지면 죽습니다. 올라가야 합니다. 아무리 발버둥 쳐도 산죽 줄기에 등산화 바닥 미끄러져 버려 오를 수 없습니다. 마찰력 얻기 위해 급사면 살펴보니 오히려 산죽 뿌리 보다 더 안쪽으로 깊숙히 들어가 있습니다.

손에 힘은 점점 떨어지고 있습니다. 뒤에 따라오던 팀은 한 10분 정도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그때까진 못 버팁니다. 아! 이래서 혼자 다니는 것은 항상 위험요소 내포하고 있습니다.

순간 차분해지자며 자신을 다독거립니다. 약 2m 우측에 제법 튼튼해 보이는 지름 3cm 정도의 나무가 서 있습니다. 팔힘으로만 있는 힘 다해  옆으로 이동합니다. 그 나무줄기 움켜잡고 몸을 끌어올립니다. 나무도 휘어집니다. '제발 부러지지 마라!'

헉! 헉! 다시 등산로로 올랐습니다. 가픈 숨 내어 쉽니다. 만신창이 되어 있습니다. 한참을 길 위에 앉아 멍하니 있습니다... 스틱 손목에서 벗겨 내 길 옆에 둡니다. 옷에 묻은 오물들 털어 내고 몸 상태 다시 점검해 봅니다. 바지를 약간 벗어 아픈 허벅지 보니 찰과상 심합니다. 피부껍질 심하게 벗겨져 피빛 보입니다. 쓰라립니다...

미끄러진 등산로 부분 살펴 보니 돌아나오는 편편한 산죽길이 곡선부분에서 노면 갑자기 약 45도로 경사진 부분이고 또 눈 녹으면서 겉은 진흙처럼 되어 있으며 그 안쪽은 편편한 바위입니다. 진흙 걷어 내고 그 옆 마른 흙 스틱으로 파 그 위에 뿌려 둡니다.

모자 등을 주섬주섬 챙기고 깔끔치 못한 모습으로 다시 출발합니다. 또 경사진 부분 나옵니다. 근데 뭔가에 이끌리듯 가지 말아야 할 곳으로 이미 발은 내딛고 있습니다. 아! @.@ 스틱으로 버텨 봅니다만 스틱이 부러져 버립니다. 스틱이 부러지면서 엉덩방아를 찧고 구릅니다. 그래도 종전과는 달리 아직 길 위입니다.

(사진 264) 12:32 부러진 스틱... 근 2년반을 저의 부실한 허리 보조하며 든든한 지렛대 역할을 한 녀석... 저의 부주의로 부러지며 제 곁을 떠나 버리고 말았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다시 주변을 정리합니다. 부러진 스틱 미끄러진 부분에 가지런히 놓고 사진을 찍습니다. 조금 있으니 뒤따르던 팀이 지나갑니다. "괜찮으세요? 와! 스틱이 부러졌네요! 정말 괜찮으세요?" 괜찮다고 말하고 먼저 가라 합니다.

그런데 어디서 또 피냄새가 납니다. 아니! 손바닥이 피범벅 되어 있습니다. 손바닥 여러 군데 상처가 심합니다. 손가락으로 강하게 눌러 피를 멎게 합니다. 

스틱 한 개로 균형 잡고 가기가 이젠 겁이 납니다. 배낭에서 아이젠 꺼내 다시 찹니다. 나뭇가시들 상의 안쪽으로 들어갔는지 까칠한 것이 살갗을 아프게 합니다. 편편한 길 위에 배낭 벗어 놓고 상의와 내복 모두 벗어 가시들 털어 내고 다시 입습니다.

손바닥 상처에서는 이제 더 이상 피가 나지는 않습니다. 주변 깨끗한 눈을 움켜쥐고 비벼서 손을 씻어 냅니다. 3~4 차례 반복하니 손은 깨끗해졌는데 너무 차가워 얼어 버릴 것 같습니다. 상의 겨드랑이 부분에 손바닥을 딱고 한참 겨드랑이에 끼워 넣어 손을 녹입니다. 몸이 식어 추워져 옵니다. 겉자켓 꺼내 입습니다. 더러워진 상의 감춰져 버립니다... 이만한 걸로 끝난 것이 다행입니다... 휴!

(사진 265) 12:47 한탄골 내려서는 이정표 가는 능선길에 접어들었습니다

한판골 따라 유평리 마을로

(사진 266) 12:49 능선에서 한판골로 내려서는 지점... 표지대가 서 있습니다

(사진 267) 12:58 나무계단 길게 이어집니다... 앞서 간 팀의 흔적이 나 있습니다

(사진 268) 13:00 계속 이어집니다

(사진 269) 13:22 계속 이어지는 내림길... 스틱이 1개 뿐이고 아직 악몽에서 벗어나질 못해 아이젠 계속 차고 갑니다...

(사진 270) 13:29 눈과 흙이 엉켜져 있기만 해도 이젠 겁이 납니다... 으으~~~

앞서 가던 팀과 이제야 오르는 두 중년분들 계곡 가운데서 버너에 불 지펴 식사 준비 하고 있습니다. 허! 쯔~~ 싸늘한 눈길만 주고 지나칩니다. 지금 저 상태가 말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사진 271) 13:34 완연한 마른 흙길입니다. 이후 평탄한 길이니 여기서 아이젠을 벗습니다.

아이젠이 진흙으로 덕지 덕지 너무 더러워 손에 들고 갑니다. 스틱이 두 개일 때는 그럴 수도 없었겠지만 또 본래 깔끔을 떨어 장비는 항상 배낭 안에 넣고 다녔었는데... 스타일 다 구깁니다. ㅎㅎ

(사진 272) 14:47 하늘엔 구름이 슬금 슬금...

(사진 273) 13:53 평탄한 길...

내려오는 중간 길 옆 계곡에 고인 물 있어 아이젠에서 흙을 대충 씻어 내고 방수 케이스에 넣은 후 배낭 제자리에 넣습니다. 스틱도 접어 부러진 녀석과 함께 배낭 옆에 매답니다. 자! 홀가분하게 시골 산길 걸어 내려갑니다. 기분도 좀 좋아졌습니다... ㅎㅎㅎ

(사진 274) 14:03 계속 이어집니다... 이제 다 왔습니다...

(사진 275) 14:07 이제 끝났습니다... 저기 민가의 봉고차가 보입니다...

(사진 276) 14:11 첫번째 민가입니다...

(사진 277) 14:21 유평리 나들목입니다

대원사계곡 따라 유평매표소 가는 길에서...

대원사계곡 옆에 난 시멘트길 따라 내려갑니다. 평일이라 그런지 아무도 없습니다. 지나는 차도 없습니다. 털레 털레 내려갑니다...

민박과 식당을 함께하는 집들이 길가에 여럿입니다. 문을 두드려도 인기척이 없습니다. 한 식당엘 갔더니 태권도 도장에서 온 아이들이 북적대고 있고 다른 용도로 식당을 사용하고 있어 그냥 나와 버립니다. 계속 내려가다 구멍가게로 들어갑니다.

"아주머니~~" "와 그라능교?" "왜 이리 아무도 없죠?" "평일이라 그렇습니더" "아~ 녜~~" "차도 없네요? 좀 얻어 탈려 해도..." "뭐 좀 걸어가시면 됩니더.." "택시는?" "아이 그 조금 내려가는데 13,000원이나 하는데 뭐하러 그러능교..." 에고 그래서 매표소까지 1시간을 걸어 내려갑니다....

(사진 278) 14:23 얼어붙은 대원사계곡에서 아이들이 아이스하키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 279) 14:43 어떤 자가용 멈칫 하더니 그냥 가버립니다.. 아마 이쁜 미인이면? 허! 그래! 가자! 가자!

(사진 280) 14:49 버스 시간(15:30 발)까지 충분할 것 같습니다...

(사진 281) 14:59 조용한 대원사 들러 휙 둘러봅니다... 헉 늦겠습니다...

(사진 282) 15:05 규모가 상당히 큰 계곡입니다... 저기 대원사가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진 283) 15:11 대원사계곡 끼고 유평매표소로 가는 길... 조용합니다... 약 1km 남았습니다... 음... 좀 아슬아슬할 것 같습니다. 서둡니다

(사진 284) 15:22 대원교를 지납니다...

(사진 285) 15:32 뛰어 보았지만 버스는 떠나고... 유평매표소 정경입니다...

원지 거쳐 서울로...

버스를 놓쳤습니다. 한 시간 더 있어야 합니다. 아무도 없는 곳에서 무료하기 짝이 없습니다. 그래도 그럭 저럭 10분 정도 버텨 봅니다. 지금이 15:40... 이것 저것 계산해 보니 택시 부르는 것이 낫겠습니다. 덕산택시 부릅니다. 원지까지 25,000원에 하기로 합니다.

15분 있으니 노란 택시 미끄러지듯 도착합니다... 택시안에서 진주발 원지 경유 서울남부버스터미널 가는 대진고속도로 직행 우등버스의 예약상황 확인합니다. 음! 16:20 원지발 버스에 아슬아슬하겠습니다. 원지 간이버스터미널에 16:25에 도착합니다. 서둘러 매표창구로 가 물으니 지금 막 도착한 빨간 버스 타라 합니다. 버스가 좀 연착한 것입니다. 다행입니다! 16,200원을 지불하고 버스에 올라 타 1인용 자석에 앉습니다.

오늘은 마치 무엇에 홀린 것 같습니다... 곧 잠이 스르르 밀려옵니다... 꿈을 꿉니다... 분명 꿈 속에서 전 아직 주능선을 걷고 있었습니다.... (끝)


To The One Who Knows - Yann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