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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2003.08.12 14:44

화엄사에서 뱀사골로

조회 수 2419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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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계휴가지만 딱히 일정이 없어서  지리산을 가기로 계획하고 짐을 꾸렸다. 1박2일 아니면 2박3일로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올라 주능선으로 삼각고지에서 삼정산으로 가서 암자와 사찰도 구경할 겸 그간의 살아온 나날의 잘못을 참회도 할 겸 말이다. 짐은 비상식을 포함해서,꾸리고 나니  밤 1시가 다 되었다. 날씨에 관계없이 지리산으로 가리라.

제1일차
아침 깨어나니 6시 반이다 얼른 세면하고 밥을 먹고 짐을 챙겨서 택시로 시외버스주차장으로 간다. 하동가는 버스승차권을 파는 창구가  어딘지 한참을 찾아서 7시20분에 출발하는 승차권을 구입한다. 약10분여 여유가 있다. 터미날내 분위기는 조용한 편이다. 간간히 입구를 들어서는 손님들에게 눈낄을 보내면서 서로  물건을 팔려는 상점주인들만 순간 순간 긴장감이 이어질 뿐 정말 한산한 분위기다. 7시 20분 버스는 정확하게 출발한다. 시내를 벗어나 고속도로에 진입하는데 15분이나 소요된다. 운전자에서 승객으로 바뀌니 뭐 딱히 할 일이 없다. 그냥 부족한 잠이나 보충한다. 잠깐 단잠을 잔 사이에 버스는 하동에 도착하고 다시 구례행버스시간을 확인하니
9시10분발이란다. 30분정도 짜투리시간이 생긴다. 발품을 팔아 읍내문구점에서 메모장과 볼펜을 사고 시장구경을 한다.
9시 10분에 출발한 버스는 섬진강을 따라 낯익은 #19 국도를 달린다.악양,화개장터, 피아골입구를 지나서 구례를 경유하여  화엄사입구에  도착하니 9시 50분이다. 구례에서 화엄사입구까지 버스가 연장운행되니 예상보다 빨리 도착한다. 짐을 챙겨서 버스에서 내리니 이젠 고생이 시작되는 것 같다. 여기가 황전리주차장인가 보다 화엄사입구까지 계곡의 물소리를 들으며 열심히 걷는다. 젊은부부가 노고단에 가고자 나에게 길을 묻는다. 화엄사입구에서 우측으로 난 길을 따라 간다는 것과 소요시간을 4시간라 이야기 하니 가는데 까지 갔다가 돌아올 계획으로 오르고 있다고 한다
10시 25분에 화엄사입구에 도착하고 여기서 수통에 물을 채운다. 길은 시멘트에 자연석을 박아놓은 발바닥이 그리 편치 않은 길이다.
10시 50분에 조그마한 어은교에 도착하고 바로 연기암가는 이정표를 만난다. '연기암'은 익히 들은 바 있는 유명한 암자다. 가파른 시멘트길을  올라 연기암을 참배하고 나와서 입구의 샘터에서 목을 축인다. 11시 05분이다 멀리 구례시내와 섬진강이 내려다 보이는 경관이 좋은 곳이다.
11시 05분에 연기암을 출발하여 한 10분을 오르니 참샘이 나온다  참샘에서 또 연거퍼 물2잔을 마신다. 시원하고 물맛이 좋다. 화엄사계곡의 폭포를 즐기면서 30분정도 오르니 국수등에 도착하고 이정표는 노고단이 3.6km남았다고 알려준다. 청소년 20여명이 '땅끝에서 땅끝까지' 라는 깃발을 들고 노고단을 오르고 있다. 모두가 반갑다고 인사를 한다. 인터넷에서 만난 동호회원들이란다. 약25일간 일정으로 통일전망대까지 최소의 경비로 가고 있다고 한다. 취사장비에는  노란 양은냄비도 보인다. 젊은이들의 용기가 부럽다. '조국의 미래는 청년의 책임이라고 하지 않았던가?. 그래 저들이 우리나라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조금 더 오르고 숨을 고르니 2명의 청년이 있다.아까 연기암갈림길에서 만났던 그 청년들이다. 계속 나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고 있다. 나에게 '물 좀 드세요' 한다. 배낭속의 물보다는
손가까운 물을 얻어 먹고 어디서 왔는냐? 어디로 가는냐? 등 물어보니 서울서 왔는데 종주를 한다고 한다. 쉬운 성삼재에서 종주말고 화엄사에서 시작하는 정통코스의 종주를 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데 , 2시간정도 오르는 동안 같이 오르자고 하면서 간식을 먹는다

12시 05분 중재에 도착하고 이정표는 노고단이 3.0km 남았다고 알려주고 있다. 본격적인 오름짓이 시작된다. 한번은 심장의 과부하를 걸어서 땀을 흘려야  후련하고 직성이 풀리는 나는 계속 치올랐다. 청년둘도 힘은 들지만 나의 톱니바퀴에 맞물려 쉬어가자는 말도 못하고 계속 가뿐 숨만 몰아 쉬면서 오르고 있다. 조금은 힘은 들었지만 이내 눈썹바위에 도착한다. 13시 15분이다. 13시 25분에는 노고단가는 길을 만나니 그런대로 몸이 깨분하고 정상으로 돌아오는 것 같다.

멀리 노고단중턱에 자리한 산장이 보인다.노고단산장가는 길은 우리같은 등산객은 거의 없고 차로 오른 유산객들이 대부분이다. 화려한 옷 심한 노출의 유산객모습은 마주치기가 싫다. 그냥 고개를 숙여 땅을 보면서 청년2명과 호흡을 마추니 13시 50분에 노고단 대피소에 도착한다.

13시 50분에 노고단대피소에서 식사준비를 한다.식사는 간단하게 라면으로 한다. 나는 코펠을 낼 필요가 없다.라면 1개만 건내주니 청년들이 물 받아서 라면 끊이고 김치까지 내서 식사준비를 한다. 그래도 나를 연장자로 대우해주니 고맙다. 산에 드는 사람들은 예의가 바른편이다. 나 역시 한살이라도 많아 보이면 형님으로 모신다.식사를 마치고 나오는데 건너편에 안면이 있는 사람들이 있다 그렇다 '지리산 산낄따라' 의 인터넷 동호회원인 '벼리','초류향','선들메'님이시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안부를 물으니 방학을 이용하여( 교육공무원) 태극종주중이란다.오늘이 이틀째라 한다. 잠깐 만남을 뒤로 하고 우리일행은 14:35분에 노고단 대피소를 떠나 주능을 향한다. 5분여만에 노고단고개에 이르고 주변경관을 구경한다. 가까이는 반야봉이 보이고 주능선은 아스라이 보일듯 말듯이다. 15: 15 돼지평전을 지나고 15:35분에 임걸령샘터에 도착한다.  샘터에서 짐을 벗어 놓고 샘물도 한잔 마시고 미숫가루도 타서 나누어 마신다. 물맛도 미숫가루도 맛이 정말 좋다. 10여분 건너편에 있는 바위에서 지나 온 노고단의 조망도 구경하고 여유를 부리다  노루목을 향하여 출발한다. 오르내리막을 반복하면서 고도를 점점 높여가고 16:50분에 반야봉입구에 도착한다.여기까지 같이 온 일행과 사진을 찍고 청년2명은 반야봉은 무리라고 생각했는지 뱀사골산장으로 바로 가겠다고 한다.같이 사진을 찍고 연락처도 교환하고 서로를 격려하며 악수를 나눈다. 그들은 청년학생 김석재와 조준형이었다.
(나는 며칠 후 이들로부터 사진이 들어 있는  편지 한통을 받는다)

홀로 반야봉으로 오른다. 시간상으로도, 날씨도 길을 재촉하게 한다.10분여만에 반야봉으로 오를 때 배낭을 벗어 놓는 삼거리를 만나고 계속해서 오르니 전망대같은 암릉이 나온다. 여기서 주능선을 바라보며 호흡을 조절한다. 건너편에 반야봉이 우뚝 서 있다. 철제계단으로 해서 바윗길을 계속해서 오르니 드디어 17:30분에 반야봉에 도착한다. 멀리 정령치도로가 보이고 고리봉,세걸산이 검푸른녹음으로 단장하고 있다. 기압골의 차이인지, 바람탓인지 남도의 구름이 북도를 넘지 못하지만 바람때문에 반야봉정상에는 오래 머물지 못하고 중봉헬기장을 거쳐 묘향대로 향한다. 오늘 비박장소로 정한 묘향대는 지난 7월12일 찾아가 주능선을 조망할 수 있는 좋은 위치라 비박을 해서라도 그 분위기를 오래 느껴보고 싶은 곳이다. 급경사의 희미한 물길을 따라 30분여분만에 묘향대입구 4거리에 도착하고 18:10분에 묘향대에 도착한다. 날은 어두워 오고 비는 간간이 내리고 있다. '스님''스님' 하면서  불러보지만 대답이 없다. 출타를 하신 것 같다. 조금 더 기다려 보기로 하고 준비한 쌀을 베낭에서 꺼내 들여 놓는다.  난 갈등을 느낀다. 스님이 안 계시더라도 혼자 여기서 비박을 할 것인지, 뱀사골산장으로 탈출할 것인지를 고민하면서...... 까마귀도 울어대고 음침한 분위기가 다가오는 것 같아 18:40에 묘향대를 탈출한다. 삼도봉입구까지 소요시간은 1시간으로 예상된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난 40분만에 주능선에 도착한다. 엄청 빨리 도망(?)을 친 것 같다. 우의와 헤드랜턴을 착용하고 삼도봉을 거쳐 화개재를 내려서 뱀사골에 20:00에 도착한다. 비가 많이 오고 있다.내 잠자리를 구할 수 있을 것인지? 대기자 등록을 한다. 비가 오고하니 밥 해먹는 것이 귀찮다. 컵라면으로 저녁을 먹고 피로회복에 좋은 꿀차를 한잔 사 먹는다. 한참 후에 호명하고 이내 방배정을 받았다. 천막으로 만든 임시텐트다. 밤새 내리는 빗소리를 자장가로 삼아 눈을 붙인다.

제2일차
아침이다 비는 계속 내리고 있다
비록 천막텐트속에서 시끄러운 잠을 잤지만  그래도 엎치락 뒤치락 할 수 있는 여유가 있고 늦게라도 단잠을 잔 것인지 아니면 산속에서는 원래 그런 것인지 몸은 가뿐하다. 하지만 모두들 자고 있으니 누워서 오늘 산행에 대해서 생각한다. 무리를 해서라도 삼각고지에서 영원사로 해서 암자순례를 갈 것인지 아니면  뱀사골로 하산하면서 여유를 부릴 것인지를 결정해야 한다. 계획을 수정해서 뱀사골로 하산하기로 결정한다. 아침을 지어 김에 김치를 얹어 먹는다 국물도 없는 밥이지만 먹어야 갈 수 있기에 먹어야 한다.늦은 아침을 먹고 나니 시간이 09:20분이다. 배낭을 챙겨서 뱀사골산장을 나선다.여전히 비는 내리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주능선으로 다시 오르고 있다.오후에는 개인다는 일기예보에 기대를 걸고서 가는 것 같다. 멋진 조망은 빗속에서도 산에 들어가는 사람들이 볼 수 있을 것이다. 15년전쯤 전세버스로 울산누나와 우리가족이 뱀사골에 온 적이 있다. 텐트와 이불, 취사도구를 가지고 뱀사골입구에서 야영을 했었다. 밤에는 추워서 가족끼리 부둥껴 안고 잤었다.
오늘 그 추억을 갖고 뱀사골계곡을 즐기면서 내려 가고 싶다. 한 30분정도 내려갔을 때 앞서 내려가는 사람들이 휴식을 겸해서 '송화주'를 한잔 하고 있다. 인사를 주고 받으니, '쉬어 가세요 한잔합시다' 한다. 피로가 풀릴 것이라며 송화주를 권하는 대구의 백운님이시다. 대충 짐작을 하고 이야기를 들으니 이들 일행은 국민학교동기생들이며 지리종주를 하려다 날씨로 인하여 내려가고 있다고 한다. 나도 바쁠 것이 없고 애초 계획이 여유있으니 주거니 받거니,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술에 취하고 계곡풍경에 취한다.  10시 50분에 간장소에 도착하고 11:30분에 이끼폭포입구에 도착하고, 11:50분에 제승대를 거쳐 탁용소에 도착한다. 잠시  신발도 벗고 세수도 하고 쉬어가기로 한다. 메트리스를 깔고 누웠다. 대구팀은 여전히 술잔을 기울이고 있다. 하늘은 먹구름과 뭉게구름이 간격을 유지하고 있다 바람결에 깜박 잠이 들었나 했는데 대구팀은 출발하자고 한다. 시계를 보니 14:20분이다. 2시간동안이나 여유를 가졌다. 14:30분에 요룡대를 지난다.대구팀의 이야기는 끝이 없다. 국민학교,중학교를 9년을 같이 다닌 동기들이라, 만날때마다  똑같은 이야기를 해도 같이 웃고 맞장구를 치고 재미가 있다고 한다. 고향이란 뿌리가 있기에 가능한 동기생모임인 것이다.나의 국민학교동기생모임과 같은 분위기다. 날씨가 개이고 하니 산에 들어오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부부간, 연인간, 부자간,친구간에 산에서 호흡을 같이 고르는 사람들이다. 부러버라. 요즘 근교산에서 몸을 만들고 있는 집사람과 같이 지리종주를 할 날이 기다려진다. 15:00반선입구에 도착한다.보통 3시간이면 도착하는 뱀사골내리막길을 6시간만에 내려왔다. 입구에서 아주머니가 권하는 옥수수 1봉지를 사는 동안 대구팀을 놓쳐 버렸다. 인사도 나누지 못하는 실례를 했지만, 자연스레 만난 인연 자연스럽게 헤어지고,군내버스로 인월로 가서 진주가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피로가 몰려왔다 눈을 감았다
  • ?
    오 해 봉 2003.08.14 01:11
    인정이넘치는 소박한 산행기 잘읽었습니다.
    산에서 서로정을 나누듯 산밑에서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요.
    빠른속보만 좋은것이 아니니 사모님과 둘이 산행하시면 훨씬
    좋을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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