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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지리산산행기

조회 수 2795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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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27에 대학 졸업하고 아무 하는 일 없이 빈둥빈둥 놀아대던 시간을 뒤로하고나서,  왜그랬느지 몰라도 지리산을 한번 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학 동아리 모임에서 그렇게 가려고 해도 여러가지 사정으로 인해 가지 못했던 지리산(동아리 동기가 일곱명 있는데 아직도 한눔도 못갔음)을.. 가려고 마음 먹은것은 졸업이후 계속 스물스물 일어났던 일종의 자괴감과, 미지에 대한 호기심이 많이 작용했던 것 같습니다....

지리산을 가기위한 첫 작업은 정보에 대한 수집이었죠.
어느 코스를 잡을 것인가, 기상정보는 어떠한가, 준비물은 무엇인가, 동행은 누구와 할것인가, 차편은 어떻게 할 것인가, 숙박시설은...등등

다행히도 여기 이 사이트에 와서 많은 정보와 자료를 얻을 수 있었고, 마침내 8월 6일에 출발하는 것으로 산행 계획을 확정지을수 있었습니다....


허걱..그러나.. 하늘도 무심하지시, 전국적으로 내리는 비는 이 백수의 발걸음을 묶어 놓았고, 나의 계획은 전면 백지화 되기에 이르렀죠. (물론 출발하기 전날, 아는 사람들이 집에 놀러와 쌓여있던 안주꺼리 ㅡㅡ;; 를 축낸것도 그 이유중의 하나이기는 하지만..)

허나 다시 마음을 추스려, 다시 산행 계획을 차질없이 준비한바, 그 거사의 날을 8월 10일로 잡았으되, 이 날짜는 필자로 하여금 두고두고 후회하게 만들었던 것이었던 것이었다...................

산행 계획 및 산행 일정(계획과 일정은 거의 그대로 맞아떨어졌음)

10일

7시 50분 서울역 - 12시 52분 구례구역 - 13시 30분 구례 터미널(중식 생략 큭...최대의 실수) - 14시 화엄사 - 18시 노고단 대피소 - 석식 및 취침

11일

6시 기상 및 조식 - 7시 대피소 출발 - 12시 연하천 대피소(중식) - 15시 벽소령 대피소 - 18시 세석 대피소(석식 및 삼겹살 및 쏘주 및 취침)

12일

7시 기상 및 조식 -  8시 대피소 출발 - 10시 장터목 대피소 -  11시 천왕봉 -  13시 30분 로터리 대피소(중식) -  16시 중산리 - 18시 진주터미널

준비물

배낭, 등산화, 양말, 수건, 속옷 여벌, 긴팔과 긴바지, 티셔츠 여벌, 반바지 여벌, 손수건, 모자, 물통

햇반, 라면, 쵸코바, 버너, 코펠(코펠대신 솥-_-;; 가지고 갔음), 육포, 참치캔종류 3개, 3분요리 음식 두개, 참이슬(팩 6개) 등등..

그외 핸드폰, 다이어리, 세면도구 (상기의 물품들은 사용한 적이 없음-_-;;)

--------------------------------------------------------------------
첫째날은.....
...................................................................................................쩝.

솔직히 산행기를 쓸라 했는데, 도무지 생각이 나질 않네요..^^
계속 오르고 또 올랐던 기억밖에 나지 않습니다. 혼자인데다가 비까지 와서인지, 힘듬이 배가 된 느낌이었으니까요.
10일 오후부터 조금씩 비가 내리기 시작하여, 화엄사에서 노고단을 오르는 도중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처음부터 雨와 함께 산행을 시작하게 된거죠. 산이란 산은 한번도 올라가본 일이 없던 초보 산행자에게, 폭우처럼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노고단 까지 올라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화엄사길을 많이 다니신 분들은 잘 아시거라 생각합니다.. 그 끝이 보이지 않는 돌계단 오르막길에서의 힘듬과, 무냉기재를 올랐을때의 희열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읍니다.  

다행히, 중간에서 광주에서 오신 분을 한분 만나 여러가지 도움을 받았던 것이 기억에 남습니다. 그분에게 이 자릴 빌어서 감사의 말씀을 전해드리고 싶네요.


둘째날은 그나마 빗줄기가 가늘어져, 산행하기는 전날보다 수월했습니다. 특히나 오전의 산행(노고단에서 연하천 산장까지)길은 그다지 높은 봉은 없고 평지가 많아, 주변 경관을 만끽하며 오를 수 있는 길이었습니다. 물론 전날 내린 비와 그날 조금씩 내리는 비때문에 사진찍기도 힘들었고, 경치구경하기도 힘들었습니다.
오후의 연하천에서 세석까지의 길은, 이미 지친 체력과 전날 젖은 등산화, 그리고 여러개의 봉이 계속 연결되어 있어 저에게 많은 부담을 주었습니다. 여기 사이트에 보니 지리산 종주 코스중에서 가장 힘들다고 했는데 그 말이 맞더군요.

세째날는도 역시 (-_-;;) 이미 지친 마음과 어서 빨리 이 빗속을 벗어나 서울로 가고 싶다는 것외에는 다른 생각을 할 겨를 이 없었기 때문에, 더욱더 힘든 산행이 되었죠. 그나마 천봥봉을 오를 수 있다는 것 하나가 저를 지탱시켜 주었던 것 같습니다.

산행을 마치고 나니, 살이 5kg이 빠졌더군요. 68.5에서 63.5로.. 바지도 허리띠 한코만큼 여유가 생기고요(솔직히 뱃살이 많이 나왔었는데..쩝 -_-;;)

제대로 본 것이 없어 산행기라는 것을 쓸 수가 없겠습니다. 허지만 제 가슴속이나 머릿속에는 산을 타던 중간중간의 기억은 고스란히 남아있습니다. 정말 죽도록 힘들었던 순간들과, 당장이라고 내려가고 싶던 순간(솔직히 지금까지 온길을 다시 내려갈 생각을 하니 그냥 앞으로 가고 싶더군요-_-;;)들, 그리고 각각의 봉우리에 올랐을때의 느낌들....

조만간, 다시 한번 지리산을 가보고 싶습니다. 두번째 갈때는 또 다른 지리산이 기다리고 있겠지요..그것을 또 느껴보고 싶습니다. 첫 산행과는 또다른 그것을... 그때는 제대로 된 산행기 한번 올려보고 싶습니다.  

아참, 그리고 세석에서 만난 형님들(7분이셨는데) 정말 고맙습니다. 식사와 소주, 삼겹살까지 대접해 주시고, 제가 산을 타는데 정말 큰힘이 되었습니다.
감사하다는 말 다시 드립니다 꾸벅...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__)(--)



  • ?
    그냥있는것 2002.08.19 16:50
    힘드셨겠네요.. 그래도 단독등반의 묘미도 꽤 솔솔하지 않았나 쉽네요!
  • ?
    원추리 2002.08.19 20:36
    지금은 힘 든 느낌 뿐이시겠지만 살다보면 그게 그렇게 아름답게 와 닿는 때가 있을겁니다. 그게 재산이지요. 저도 내일 떠납니다. 지리산, 그 그리운 곳으로... 축하드려요 종주 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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