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

by 들꽃 posted Jul 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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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을 먹고나면 허물없이 찾아가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고 말할 수 있는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 입은옷을 갈아입지 않고, 김치냄새가 좀 나더라도 흉
보지 않을 친구가 우리집 가까이에 살았으면 좋겠다.

비 오는 오후나, 눈 내리는 밤에도 고무신을 끌고 찾아가도 좋을 친구, 밤
늦도록 공허한 마음도 마음놓고 열어 보일 수 있고 악의없이 남의 얘기를 주고
받고 나서도 말이 날까 걱정되지 않는 친구가...... 사람이 자기 아내나 남
편, 제 형제나 제 자식하고만 사랑을 나눈다면 어찌 행복해질 수 있을까. 영
원이 없을수록 영원을 꿈꾸도록 서로 돕는 진실한 친구가 필요하리라.

....중략....
나는 많은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는 않다. 많은 사람과 사귀기도 원치 않는
다. 나의 일생에 한두 사람과 끊어지지 않는 아름답고 향기로운 인연으로 죽
기까지 지속되길 바란다.

...중략....
우정이라 하면 사람들은 관포지교를 말한다. 그러나 나는 친구를 괴롭히고
싶지 않듯이 나 또한 끝없는 인내로 베풀기만할 재간이 없다. 나는 도 닦으며
살기를 바라지는 않고, 내친구도 성현같아지기를 바라지는 않는다.
..유안진 지란지교를 꿈꾸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