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그만 산골에 들어가
초가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이랑에는 오이랑 호박을 심고
왕대나무 쪼개어 사립문 만들었으니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별들을 실컷 안고서
부엉이 소쩍새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않겠소.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 이슥하도록
고라니 울어대는 산골얘기를 하면
삽살이는 달을 보며 짖으니
나는 그대로 소국의 왕이 아닌가 싶소.
- 노천명 시를 인용하여....
( 사진 ; 보도사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