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가에 서서

by 하해 posted May 31, 201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ESC닫기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ri.jpg

 

휴일에 남녘으로 목적지 없는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해거름에 강가에 서서 노을도 바라보구요

들판의 풀들은 고단한 허리를 낮추고 주위는 새가 내려앉은 듯 고요합니다.

신록을 품었던 봄은 어느새 지평선으로 떨어지고, 초여름이 어둠처럼 다가앉았네요.

오브넷을 수선하는 동안 옛 글을 넘겨 보면서 하릴없이 쓸쓸하고,

동시에 지난 시간의 글과 글 사이에 깃든 추억이 바람결마냥 자꾸 밀려와... 그래서

 참 좋았습니다. 

누군가의 남아있는 기록들이  읽는 자에게 소중한 유산이라는 것을 점점이 느꼈지요.

글을 쓴 이가 지금 이곳에 부재한다 해도 그 흔적만으로도 마음을 밀어내어 동하게 만들지요.

점점 세월 앞에 머뭇거리고 자신이 없어집니다. 그래서 지난 시간을 자꾸 붙잡고 싶고

말을 건네고 싶어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여기서 만나고 있는 인연이라는 가느다란 줄이 위안이 되네요.

그래서 참 좋습니다.

초여름 들판에 지천으로 피어난 금계국이 지나는 길목길목마다 노란꽃잎을 뿌려놓고 있네요.

더위에 눌려도 그나마 여행자의 눈은 즐겁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