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흐네 민박집 -박 흥식

by 꽁치간수메 posted Sep 28, 2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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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흐네 민박집

  이슬 내린 뜰방서
  촉촉히 젖어서 자던 신발들이 좋다
  모래와 발바닥과 강물이 강지럽다
  숙취 하나 없다
  아침부터 마셔도 취하지 않는 이 바람
  바람의 살
  그 살결의 허릿매가 저리게 좋다
  돌아갈 곳을 가로막는
  파꽃같은 이 집 돌아온 따님이
  들어가 나오지 못하는 부끄러운 부엌
  그  앞을 종일 햇살로 어정대서 좋다
  병 주둥이 붕붕 울리며 철겹게 논다
  그렇게 노는 게 좋다 한다
  안 떠나는 게 좋아서 아흐네 민박집
  둘러앉아 함께 밥을 먹던
  바람의 속살이 잠을 설쳐서
  마냥 이 집이 마음에 좋다.



두레네 옆집에서 여름 한 철 살던 사람입니다.
지금은 상경했지요만....
친구와,가족과 함께 가고픈 마음에 "박 흥식"님의 시 한 줄 올리고 갑니다.
위의 사진은 제가 직접 찍은 사진을 리사이징 한 것이구요.
흐르는 음악은 Twice As Much - Sha La La La La Lee입니다.
모든 분들께 항상 행운이 깃들기를 바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