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관 앞의 관광버스(두레엄마)

by 두레네집 posted Dec 11,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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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겨울 초입에 추풍에 나가다보면
마을회관 앞에 관광버스가 서있는것을 보곤 합니다.
나중에 들어보면 이제 일년 농사를 마치고 그간의 모든 수고와
힘들었던 일들을 마친후 동네마다 젊은이는 젊은이대로
그리고 노인분들을 모시고들 하루 관광을 다녀오곤 했다는군요...

동네의 청년회(말이 청년회지 40이하는 하나도 없음)에서
어른들을 모시고 서해로 관광을 떠났다는데
그날 경비가 모자라 마을 분중 젊으신 분이
나머지를 모두 부담했다는군요.
평소에 어른들께 한번 대접하려고 했었는데
마침 기회가 와서 맘먹고 한 일이라는군요.
참 듣기에도 흐믓한 일이어서 모두들 그분에게 고마움을 느꼈다는데,..
문제는 그날 이후로 그분이 집에서 부인되시는 분한데 눈총을 받았다는군요.
부인 입장에서는 느닷없이 집안의 거대한 지출 사유가 생겼으니
"이 영감탱이"하고 속 끓을 일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동네 분들도 좋은 일인데... 하면서도
그 부인의 바가지도 이해할만한 일이어서
참 중간에서  몸둘 바를 몰라 그냥저냥 알고도 모른채하고 있는 중이랍니다.

약 달포전 올해 포도농사를 도와드렸던 집의 포도밭 마무리를
도와드린 적이 있는데 밭에 깔았던 비닐을 얼른얼른 거둬놔야
땅도 쉰다며 부지런히 걷었던 기억이 납니다.
올해 열심히 포도를 냈던 포도나무도 쉬고
사람도 한해 열심히 일했으니 쉬고.
이제 분주한 12월이 지나면
1월부터는 다시 포도나무 가지도 쳐주고
퇴비도 내고 바빠진다는데...

그런데
전 동네 마을회관에 서있던 관광버스를 보며
부끄러운 마음을 가진다면
올 한 해 잘 못산거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