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954 댓글 7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너럭바위에 앉아 계류에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먼데 하늘을 쳐다보며 인생의 긴 여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지리산 대원사계곡을 일컬어 ‘남한 제일의 탁족처(濯足處)’로 꼽으면서 한 말이다.

대원사계곡은 다른 계곡과 달리 ‘세신탕(洗身湯)’ ‘세심탕(洗心湯)’으로 불리는 곳이 있다. 청정하게 심신을 가다듬고 산으로 들도록 하기 위해서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비구니 참선 도량 대원사가 그것을 상징적으로 대변해주는 것도 같다.

지리산 깊은 산골, 우렁찬 옥류의 포말과 활엽수림을 스치는 바람소리, 산새들의 지저귐이 어우러진 대자연의 교향시를 들으며 계곡으로 접어들면 속진(俗塵)에 찌든 심신이 말끔하게 치유된다. 대원사계곡을 따라 걸어가는 것이야말로 최고의 힐링이다.

하지만 이 아름다운 계곡에는 누구나 마음놓고 걸어갈 수 있는 산책로가 없다. 날카로운 벼랑과 굽이굽이 겹쳐지는 산자락으로 비좁은 자동차도로만 개설돼 있다. 그 찻길 옆의 낭떠러지 일부 구간에만 데크로드, 인도(人道)를 열어놓았을 뿐이다.

대원사 버스주차장에서 버스를 내린 사람들은 2㎞ 위쪽의 대원사는 물론, 유평마을과 삼거리마을, 중땀마을, 새재마을까지 찻길로 걸어갈 수밖에 없다. 계곡을 끼고 이어진 이 찻길도 거의 대부분이 차량 교행이 어려울 정도의 왕복1차로이다.

지리산의 대표적인 힐링 공간, 걸어가면서 깨우치고 얻는 것이 많을 이 대원사계곡에 보행자를 위한 산책로가 없다니 놀랍지 않은가. 근래 유행병처럼 번져나는 흔하디흔한 ‘둘레길’ ‘올레길’ ‘트레킹 코스’ 따위가 이곳에만은 없다. 참으로 이해하기 어려운 노릇이다.

뱀사골계곡과 비교가 된다. 뱀사골은 탐방안내소에서 요룡대 앞 와운교까지 자동차도로와 별도로 사람만 다닐 수 있는 탐승로를 따로 열어놓고 있다. 대원사계곡도 시외버스주차장에서 대원사, 또는 유평마을까지 사람만 다닐 수 있는 탐방로를 열어놓아야 옳다.

그런데 이게 또 웬일인가! 지금 대원사계곡은 찻길 확장공사를 하고 있다. 사람들이 자연과 대화를 나누며 걸어갈 수 있는 탐방로 대신, 차량들이 쌩쌩 가속도를 내어 달릴 있도록 찻길을 넓히고 있다. 차량 교행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넉넉한 왕복 2차선이다.

도로 확장 공사가 자연을 얼마나 훼손할 것인지는 보나마나 뻔하다. 아름드리 소나무 등이 함부로 잘려나가고 벼랑을 파헤치며 굴러내린 바윗덩이가 나무들을 부러뜨리는 등 그야말로 목불인견(目不忍見)이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광경 앞에 그만 말문이 막힌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달궁계곡 상류 깊숙이 자리한 ‘하늘 아래 첫 동네’ 심원마을 20가구를 250억 원의 보상비를 지급하고 올해 안에 모두 이주시킨다고 한다. 반달곰을 비롯한 자연생태계 보존과 달궁계곡 오염원 차단을 위해서이다.

그런데 같은 지리산 국립공원구역인데 대원사계곡은 어째서 찻길만 확장하는가? 계곡 상류 곳곳에 자리한 마을 주민들을 위해서인가, 아니면 차를 몰고 찾아오는 탐승객들을 위해서인가? 자동차만 질주하면 생태계의 혼란과 오염은 아무 문제도 없다는 것인가?

앞으로 자동차가 쌩쌩 내달리는 대원사계곡 길은 상상만 해도 무섭다. 국내의 손꼽히는 힐링 공간이 아니라 보행자의 안전부터 위협당할 것이다. 자동차에서 내뿜는 매연과 소음이 걸어가는 사람들에게 스트레스를 안겨주는 등 심신 건강을 해칠 터이다.

대원사계곡의 도로 확장 공사는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흉물스럽게 파헤쳐놓은 자연훼손 현장 원상복구도 시급하다. 도로 확장 공사의 마무리에 앞서 계곡을 따라가는 생태탐방로나 산책로, 안전한 보행로와 쉼터 등을 먼저 개설하는 것이 마땅한 순서가 아니겠는가.    
            
  • ?
    최화수 2015.04.02 16:54
    5년 가까운 공백 끝에 다시 이 글을 쓰려고 합니다.
    그런데 글이 다닥다닥 붙어버리고 별행(別行) 처리도
    안 되네요.
    그래서 이 글을 읽기가 무척 불편하여 죄송합니다.
    사진도 제자리에 넣기가 어렵고...
    차츰 바로잡도록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
    하해 2015.04.03 02:27
    선생님,
    다시 칼럼글을 올려주셔셔 깊이 감사드립니다 !
    그리고..게시판은 버전이 현재와 안맞거나 에러가 난듯 하여 다른 형태로 바꾸었습니다. 줄바꿈도 잘 되는 것 같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도 이상하긴 합니다.. 글을 컴에 있는 한글프로그램에 복사하여 줄바꿈을 하신 후, 다시 붙여넣기 해보셔도 좋을 것 같습니다. 혹시 안되면 제게 문서를 보내주세요. 수고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 ?
    청솔지기 2015.04.03 12:45
    지리산에 관하여 좋은 글을 볼 수 있게 되어 반갑습니다.
  • ?
    선경 2015.04.07 00:35
    오랫동안 기다려오던 여산선생님의 칼럼글을 다시 만나게 되니
    참으로 처음 오브넷에 오던날이 생각납니다
    벌써 강산이 바뀐다는 십여년이 흘러군요
    오래 오래 오브넷 ~~그자리에서 변함없이 기다려주는 고향입니다
    하해님과 여산선생님의 노고에 다시한번 감사드립니다
  • ?
    최화수 2015.04.07 14:25
    하해님, 청솔지기님, 선경님, 해무님,,,감사합니다.
    글을 올리는 기술적인 문제는 하해님 도움으로 잘
    해결되었습니다.
    앞으로 좋은 글로 계속 만나뵐 수 있도록 노력하겠
    습니다.
    늘 건강하고 행복하십시오.
  • ?
    자유부인 2015.04.16 23:52
    하루하루 연초록의 봄빛이 물드는 찬란한 이 봄에
    선생님의 지리산 이야기 다시 접할 수 있어서
    무척이나 반갑고 좋습니다.
  • ?
    서수 2015.04.30 08:48
    문득 오브넷이 떠올라 들어왔습니다.

    활기가 느껴져 기쁩니다. ^^

    지리산 소식 잘 보고, 느끼고 갑니다. 글 감사합니다.

  1. 단구성(丹丘城)의 이상향 '한고리샘'

    단구성(丹丘城)의 이상향(理想鄕) ‘한고리샘’ - 정재성·김희덕 부부, ‘내 손으로 집짓기 20년’ 결실 ‘신선들이 살만한 곳’이라 하여 일찍이 김일손(金馹孫)이 ‘단구성(丹丘城)’이라 불렀던 단성(丹城, 경남 산청군 단성면)은 지리산 동쪽 들머리의 산자수명(...
    Date2016.02.19 By최화수 Reply1 Views894 file
    Read More
  2. 대원사계곡길, 왜 이러는가? - 관련 사진

    대원사계곡길, 차도를 넓히느라 이런 생채기를 남겼네요. 원래 자연 상태를 언제 되찾게 되려는지...한숨이 납니다.
    Date2015.05.19 By최화수 Reply0 Views656 file
    Read More
  3. 대원사계곡길, 왜 이러는가?

    “너럭바위에 앉아 계류에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먼데 하늘을 쳐다보며 인생의 긴 여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지리산 대원사계곡을 일컬어 ‘남한 제일...
    Date2015.04.02 By최화수 Reply7 Views954 file
    Read More
  4. '아름다운 길'은 열려 있어야

    지리산 견성골에서 만난 '아름다운 통나무집'과 '지리산 제1문'이 있는 오도재에 세워놓은 장승들. "아름다운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 모처럼 마음먹고 먼 길을 달려갔지...
    Date2010.07.12 By최화수 Reply6 Views2130 file
    Read More
  5. 너무나도 큰 '그이의 빈 자리'

    변규화 옹이 거의 30년을 지켜온 불일오두막 '봉명산방'과 오두막 앞의 돌탁자는 옛 모습 그대로, 달라진 것이 없다. ................................................. 오랜만에 불일폭포를 찾는 길에 '봉명산방‘(불일오두막)에 들렀다. 오두막을 지키는 ...
    Date2010.05.30 By최화수 Reply4 Views1673 file
    Read More
  6. '야단치는 사람'이 그립구나!

    청정 자연세계 앞에 우리 인간이 무슨 덧칠이며 가릴 것이 있겠는가. 사진은 지난해 여름 필자가 찾았던 일본 큐슈 내륙 깊숙이 자리한 키쿠치(菊池) 계곡의 청정한 모습이다. ...............................................................................
    Date2010.05.11 By최화수 Reply4 Views1398 file
    Read More
  7. 외진 능선 위에 웬 '그네'인가?

    지리산 세이암, 세이정 위의 깊고 외진 능선 위에 나무 탁자와 의자, 거기다가 긴 줄을 늘어뜨린 '그네'가 있다. 이도령이 놀다 간 자리도 아닐 텐데...??? ........................................................................ 지리산 화개동천 세이...
    Date2010.04.29 By최화수 Reply2 Views10994 file
    Read More
  8.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10)

    <우리들의 산> 1993년 11월호. <우리들의 산>과 끝까지 행보를 함께 했던 서양화가 우경숙님의 작품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 <우리들의 산>은 1995년을 전후하여 종언을 고했다. <우리...
    Date2010.04.20 By최화수 Reply4 Views1796 file
    Read More
  9.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9)

    필자의 입장은 <우리들의 산> 이야기를 회상하기가 결코 쉬운 노릇이 아니다. 그것은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이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쓸 이야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보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
    Date2010.01.29 By최화수 Reply6 Views3178 file
    Read More
  10.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8)

    필자의 졸저 <지리산 365일> 4권 속표지에 실려 있는 '우리들의 산 지리산 르포 팀'(사진 위), 그리고 당시 바래봉 감시초소 앞에서 휴식하고 있는 르포 팀(아래 사진,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가 필자이다). .................................................
    Date2009.12.11 By최화수 Reply4 Views1466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1 Next
/ 3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