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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산책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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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운마을 뒤쪽 능선에 마을의 수호신으로 자리하고 있는 천년송. 사진 위는 앞쪽에서 바라본 천년송, 사진 아래는 뒤쪽에서 바라본 천년송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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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와운마을은 남원시 산내면의 다른 마을들과 마찬가지로 자연지리환경을 활용한 자연농업이 주생활 방식이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토봉(한봉)이다.
지난 수백 년 동안 지리산의 자연 상태 그대로의 꿀을 채취하는 것이 생업이기도 했다.
바로 이 때문에 지난 6월에는 와운마을에서 제1회 토봉 벌꿀 축제가 열렸다.
필자가 20년 전에 이 마을을 처음 찾았을 때도 방문객에게 당도가 매우 높은 이 벌꿀을 한 숟가락씩 맛볼 수 있게 인심을 베풀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와운마을을 대표하는 것이 천년송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활엽수림이 주로 뒤덮고 있는 뱀사골 일원에 수령 500여 년으로 추정되는 큰 소나무 한 쌍이 청정한 기품을 자랑하고 있는 것부터 대단하다.
할머니 소나무와 할아버지 소나무가 능선 위에 20m 간격으로 정겨운 모습으로 자리하는 것부터 눈길을 끌게 한다.
더구나 우산을 펼쳐놓은 듯한 반송으로 수형이 아주 아름답고 애틋한 전설도 지니고 있다.

두 그루 가운데 더 크고 오래 된 앞쪽의 할머니송을 마을 사람들은 ‘천년송’이라 부른다.
임진왜란 이전부터 자생해 왔다고 알려진 이 소나무는 높이 20m, 가슴 높이 둘레 6m, 사방으로 뻗은 가지의 폭이 12m에 이른다.
또한 두터운 용 비늘 모양의 나무껍질이 오랜 세월의 연륜을 말해주고 있다.
이 소나무는 천연기념물 제424호로 지정돼 있는데, 주민 15명이 특별히 보호 관리를 한다.
주민들은 이 나무를 마을의 수호신으로 믿고, 매년 정월 초사흘에 당산제를 지낸다.

당산제의 제관으로 선정된 사람은 섣달 그믐날부터 외부 출입을 삼가고 뒷산 너머 계곡(일명 산지소)에서 목욕재계하고 옷 세 벌을 마련하여 각별히 근신을 한다.
당산제에는 돼지머리 등 제수음식도 풍성하게 차려지는데, 마을 주민들의 정성이 지극한 것을 엿보게 해준다.
와운마을의 천년송은 연륜이 오랜 거목으로 희귀성과 민속적 가치 또한 크다.
이 천년송과 관련된 민속으로 무엇보다 주목되는 것은 ‘솔바람 태교(胎敎)’이다.

예부터 와운마을에는 소나무 바람을 태아에게 들려주는 솔바람 태교가 이어져 오고 있다.
솔바람 태교는 솔의 종교성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하지만, 지리산 천년송이니 한층 더 신성하게 여겨진다.
또한 출산 때는 물론, 장을 담글 때도 금줄을 치고, 혼례상에는 솔가지를 꽂는 풍습도 지켜오고 있다.
금줄은 백지와 솔가리를 꿰어 두어 잡귀의 침입과 부정을 막게 한다.
소나무를 이처럼 숭상하기 때문에 천년송을 ‘동신송(洞神松)’이라 부르기도 한다.

솔바람 태교!
임산부가 솔숲에 가서 정좌하고 눈을 감은 채 솔잎을 가르는 장엄한 솔바람 소리를 온몸으로 맞는다.
미운 마음, 분한 마음, 시기와 원한 등 온갖 고뇌와 시름을 가라앉히고 태아에게 청정한 솔바람 소리를 듣게 해주는 것이다.
솔바람 태교는 앞으로 태어날 아기에게 솔의 신성과 우주성을 깃들게 한다. 그래서 우주와 하나가 되는 생명의 환희를 맞이하는 것이다.

소나무 태교는 조선시대 왕가나 사대부가 여인들이 지켜오던 오랜 습속이기도 했다.
솔은 목(木 )의 기(氣)를 가지고 있어 간의 기능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해주는 기운을 가진 나무라고 하였다.
사대부가 여인이나 왕비가 임산을 하면 소나무 밑에 앉아 있거나 거닐면서 거문고 등 저음의 악기를 동원하여 장엄한 솔바람 소리를 재현한 아악 ‘풍입송(風入松)’을 들으며 솔바람 태교를 했다.

또한 토방에 솔잎을 쌓고 방을 덥혀 솔잎에서 송수(松水)를 증류시켜 그 속에 들어가 솔찜질을 하였다.
소나무의 강인한 힘으로 잡병을 물리치고 살결을 곱게 하며, 솔향이 몸에 배게 하고, 뱃속의 아이가 소나무처럼 절개가 곧아진다는 정신적 효과까지 얻어낸다.
지리산 와운마을의 천년송은 그냥 지켜보는 것만으로도 무척 아름답고 신기하다.
그 천년송 아래에서의 솔바람 태교가 얼마나 좋을는지는 누구나 어렵지 않게 상상해볼 수 있을 것이다.

  • ?
    선경 2009.09.28 09:30
    선조들의 지혜로운 솔바람태교
    현대인들에게도 참으로 신선한태교가 아닐수없네요
    이번호 National Geographic 잡지에 1500년된 거대한나무가
    소개 되었더군요
    우리의 천년송의 멋진자태가 세계인들에게 알릴날도 오겠지요
    추석명절이 다음주로 다가왔네요
    가족분들과 기쁘신명절 되세요~~여산선생님
  • ?
    최화수 2009.09.28 11:17
    감사합니다. 선경님.
    1500년 된 나무도 있다니, 참 대단합니다.
    선경니에게도 좋은 추석 명절이시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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