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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

산행기>산의 추억

2010.08.09 21:44

다시 찾은 지리산 2

조회 수 1487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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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을 아무 생각없이 쫓아 다녔다. 아내가 의사에게 일러 바치기 전까지는
아마 수술하고 한 3년쯤이였으리라. 그때가
매주 줄기차게 지리산을 찾았다. 물만난고기같다고 한다지오 세상을 다 가진 듯하고 아무도 부럽지가 않았습니다. 근데 아내가 의사에게 꼬다 바첬답니다. 내구성과 엉덩방아는 반비례한다. 무슨말이냐 하면 내구성이 떨어지면 엉덩방아를 찧으면 내부 구조물이 박살날 확율이 높아 진다는 것에 대하여 의사에게 진작에 들어 놓고 다닌 산이라 아내는 무척이나 걱정스러웠나 봅니다. 그래서 본의 아니게 또 몇년을 쉬었답니다.

어제 벽소령에 올랐습니다. 지리산 코스 중 가장 만만하게 봤나 봅니다. 중간에 작전도로가 약 2킬로정도 거의 평지 수준으로 나 있기 때문일 겝니다. 새벽에 출발하기로 맘먹고 아내에게는 아무말 하지 않고 휴대전화 알람을 맞춰놓고 잤습니다.
근데 휴대전화가 울지를 않았습니다. 아니 놓처 버렸을 것입니다. 7시 20분 너무 늦었다. 물래 조용히 빠저 나오려는데 "야 어디가" 아내가 잠에 어린 목소리로 불러세웠다. 응 벽소령
조심해서 다녀올께.

한시간 50분에 의신에 도착했다. 10시가 조금 못되었다. 참고로 우리집은 마산이다.
뒤 질려고 환장하지 안았나 의심수준으로 해달렸다. 아마 몇일 후에 아내의 표정이 상상됩니다. 무섭습니다.

의신에는 피서 인파가 참많았습니다. 예전 요금소를 뚫고 차를 삼정까지 내달릴까 생각하고 요금소 앞까지 바삭차를 갖다 댔습니다. 불현듯 "탄소" "산" 그래도 산꾼인데 하는 생각들이 뇌리를 스쳤다. 차를 후진하여 남의 담부랑 아래에 대고 채비를 챙겼다. 저는 항상 떠날 준비를 하고 다닙니다. 그래도 떠나고 싶을 때 맘편히 떠나 보질 못했습니다. 몇년째 차기름만 더 때고 다닙니다.

미치는 줄 알았습니다. 가슴이 벅차오르고 숨이 빨라지고 세상에 이런 천국이 어딛냐 했습니다. 저는 항상 지리산은 내게 천국이였습니다. 그런데 정말 가슴벅차고 숨이 차습니다. 가슴도 몹시 빠르게 뛰었습니다. 비는 내가슴에서 쏱아 졌습니다. 의신에서 삼정까지 1.2킬로미터 별거 아니다 싶어 의신에서 차를 버리고 시작한 초입에 시멘트 길에 그늘은 없고 한구비 돌아 쉬고 또 한구비 돌아 쉬고  내가슴에는 촉촉한 비가 내린다. "땀"

후회된다 그냥 차 타고 올라올 걸 참 바보 같았다. 몇년을 쉬었고 준비 산행도 없이 무작정 내질러 본 산행이 이리도 가슴 시리도록 내가슴에 비를 내리다니. 무모했다
그러나 한걸음이 열걸음되고 한걸음 한걸음 보테다 보니 어느듯 삼정

차타고 지나는 많은 사람들이 "저 놈 미쳤다" 했을 지도  
옷통을 벗어 저치고 맨 몸에 배낭을 메고 시작도 하기전에 녹초가 되어버린 모습이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모기가 많더군요.  삼정마을 끝집 감나무 아래 평상에 앉아 옷매무시도 가다듬고 가슴을 쓸어내리고 시원한 바람에 몸을 맏기고 얼마쯤 지났을까. 한무리의 남여가 내앞을 지나며 나를 부러운듯 올려다 본다.
나는 그때 하산하는 듯한 모습으로 앉아 있었거던. 이제 시작하는 놈이
참고로 나는 사이보그다 . 그래서 무리하면 안된다 내구성 문제와 엉덩방아는 치명적이다.

비가 온지가 얼마되지 않아서 인지 황토길은 미끄러웠다. 또다시 한걸음식 보테기 시작했다. 체 열걸음이나 걸었을까. 장딴지가 땡긴다. 무시했다. 그래도 콘크리트 포장길은 벗어나지 않았나. 온통 나뭇잎으로 가려진 숲속을 하늘에서 내려 쬐는 가느다란 햇살이 좋았다.

어느 듯 중턱이다. 그참 무시 못 할 것이 한걸음이다. 나는 절대 두걸음을 한번에 걷지못한다. 한걸음 한걸음식 뗄 수밖에 없다 "앙리 까르띠에 브레송 H. cartier-bresson"  "결정적 순간"의 어느 사진처럼 공중에 날지도 못한다. 그래서 한걸음 한걸음 뗄 수밖에 없다. 잠시 숨을 고른다. 내곁을 스쳐 벌써 몇 무리가 지났다. 그중 한무리는 내곁에서 한참을 쉬었다. 빨간 등산티에 머리가 민머리인 아저씨가 지인 인듯한 사람들과 산행을 하고 있었는데 그분은 안나프르나, 몽블랑 등 세계 유명산들을 트레킹한 경험이 풍부한  산꾼이셨다.  

그 분이 스위스 갔을 때 사온 배낭인데 공기를 펌프로 불어 넣어 형태를 유지하는 텐트가 있었는데 그 텐트는 눈사태가 나도 그 아래서 공기와 형태를 유지하며 구조대가 올때까지 살아 있을 수 있는 텐트라 자랑하셨는데 그분의 형님이 낚시에 가져가 갯바위에 찢어 졌다는 얘기와 스위치를 누르면 아이젠이 발바닥에서 나오는 등산화도 샀는데 역시 형님이 갯바위낚시 다니다가 부셔버린 이야기를 일행에게 자랑삼아 얘기 하는 것을 옆에서 듣자니 신기하기도 하고 재미 있었다. 그들 또한 내곁을 그렇게 떠나갔다.

드디어 작전도로.
한숨을 돌리고 가벼운 마음으로 산책하듯이 벽소령을 향해 내달렸다. 만만치 않은 길이다. 돌이 많아 발을 헛디디면 몸이 기우뚱 해지며 넘어 질것 같아 속력을 내지도 못하고 바닥만 쳐다보고 가자니 나무가지가 머리를 박고.

그래도 이게 어디냐 얼마만의 산행인데.
벌써 새로 한시가 다되었다. 처음 작정할때는 벽소령에서 점심을 먹어야지 했는데 작전도로 중간에서 새로 한시가 되어 버렸다. 그래 먹고가자 못가면 어떠랴.

배가 불렀다. 휴게소에서 산 충무김밥. 커피도 한잔 했다. 호사다. 혼자 즐기는 만찬에 분위기 또한 죽인다. 적막하다. 적막은 아니다 저아래 계곡에서 밀쳐나는 물소리는 재법 큰소리다. 그래도 자동차소리  전화소리 세상의 모든 잡음을 싸거리 덥어버리는 계곡의 물소리는 적막하다.

다람쥐 한마리가 내주위를 맴돈다.  저놈은 내게 무었을 바라는 걸까. 네놈도 세속을 알아 버린걸까. 맘이 편치 않았다." 내 이놈"하고 좇아 버렸다. 아닐 것인데 지래 짐작하고 내게 남은 무었인가를 얻어 먹으려 온 녀석이라 단정 지은 것은 아닐까.  그 자리가 그놈의 놀이터 였으리라. 그런데 나는 왜 그런 속물 건성에 젖어 더러운 생각을 하고 이 맑은 산속에 토해 내고 있었을까.

짐짓   피아골 산장에서 였을 것이다. 함옹께서 계시던 몇해전에 산장앞 바위에서 빵가루를  볼안 가득 담고 있는 다람쥐를 본적이 있다. 산장의 아주머니가 빵가루를 바위위에 놓아 두면 다람쥐가 와서 먹고 싸가지고 간다는 것이다. 그놈은 아주 손쉬운 먹이였으리라. 그런데 혹 그놈은 그 빵가루가 없으면 어쩌지

아마 그때의 기억을 떠올렸을 것이다. 바위끝 벼랑에 예쁜 산미나리가 피었다.
발걸음을 재촉했다 벽소령 너덜바위지대에 도달했다. 다리가 후들거린다.
밧줄을 타고 한발 한발 때는 것이 천근이다.

"아저씨 식사좀하고 가세요" 익숙치 않은 말투로 내게 인사를 건넨다. 아마 대전이였을 것이다.
"아 예 밑에서 먹고 왔습니다"
아까 아래에서 쉬고 있을 때 내곁을 스쳐지나간 한무리의 객들이 물가에서 점심식사를 하고 있었다 . 그들을 뒤로하고 오르기 시작했다.

개울을 가로 지르는 다리에 도착했다. - 더는 못가겠다 내려가자  - 그래도 좀만 더올라 가면 벽소령이다. 헛갈린다 오르자니 힘들고 내려 가자니 아쉽고
길모퉁이를 돌아 계단을 올라서는 순간 이정표에 벽소령대피소 0.7km

이정표가 길 잃은자에게는 등불이 되지만
나 같은 자에게는 천근의 무게로 다가오는 건 아이러니다.
족히 1시간은 올라야 한다 그럼 세시 내려오는 건,  이미 다리는 풀렸고
공포가 엄습한다. 그래 좀 쉬었다가 내려가자 벽소령 한 두번 올랐나. 셀수 없이 올랐지않나.

이정표가 이토록 좌절을 안겨줄 줄이야. 이정표가 없었다면 꾸역꾸역 벽소령을 올랐을 것이다. 이정표를 보는 순간 "에이씨"

계곡물에 머리를 담근다. 머리가 쪼개진다. 땀을 많이 흘려 머리가 멍하다.
시원한 전율이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져러온다. 시원하다 아니 고통이다.

아무도 지나지 않는다. 시간이 제법 흘렀나.
산 반대편 혹은 노고단에서 내려오는 때거리의 산행을 만나 좁은 등산로를 제법 비켜서 있었다. 짜증
비온지 얼마 지나지 않은 터라 올라 올때 약간 느겼던 미끄러움이 아이젠을 해야 할 정도의 미끄러음으로 내발목을 잡고 장단지에 힘을 들이고 허벅지에 동아줄을 감았다.

삼정에 도착하니 그 한때의 무리들은 트럭 짐칸으로 의신까지 내려간다.
나도 좀 태워 줄것이지. 저럴려면 뭐하려 산에 왔지. 내심 위로하며 의신으로 내려 간다.
한구비 돌면 또오르막길 또내리막길 다리가 풀리면 오르막보다 내리막이 더힘들다. 까만 내차 너 거기 있었구나. 반갑다
  

  • ?
    moveon 2010.08.23 19:00
    반갑습니다. 회색님!!!!
  • ?
    선경 2010.08.28 23:55
    왠지 추억의 방으로 오고 싶었답니다^^*
    아마도 회색님의 산행이야기를 만나려고 그랬나봅니다
    힘드시지만 늘 경쾌하고 즐거운산행 되시기를 바란답니다
    더욱 건강하신 나날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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