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지리마당>최화수의 지리산통신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조회 수 2123 댓글 6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첨부





지리산 견성골에서 만난 '아름다운 통나무집'과 '지리산 제1문'이 있는 오도재에 세워놓은 장승들. "아름다운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

모처럼 마음먹고 먼 길을 달려갔지만, 옛길 답사는 허사가 되고 말았다.
‘걷고 싶은 길’로 이름난 ‘퇴계(退溪) 녀던길’은 그 입구에서 끊겨 있었다.
처음의 황토 포장도로가 끝나고 오솔길이 시작되는 곳에서 ‘출입금지’ 글자를 새긴 큰 돌이 길을 우악스럽게 가로막고 있었다.

‘퇴계 녀던길 전망대’가 자리한 바로 그 곳이다. 그 앞의 녀던길 이정표에는 화살표가 원래 오솔길과는 엉뚱한 건지산 방향을 가리키고 있었다.
그러니까 눈앞의 길을 두고 험한 산길을 엄청 멀리 돌아서 오솔길과 합류할 수 있도록 해놓았으니, 기가 막힌다.

오솔길 주변 땅 주인이 길을 막아버렸다고 했다.
안동군이 땅을 매입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어쩔 수 없이 우회산길을 만든 것이다.
그렇지만 건지산 산길을 따라가면 8㎞를 더 걷게 된다니, 오솔길이 아닌 엉뚱한 곳에서 시간을 보내게 되는 셈이다.

청량산에 올랐다가 오후 늦게 녀던길을 찾았던 필자는 부산으로 돌아오는 시간에 쫓겨 녀던길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그보다 눈앞에 빤히 내려다보이는 오솔길을 두고 산위로 올랐다가 내려 갔다가를 거푸 반복해야 한다니, 어이가 없는 노릇이었다.

‘퇴계 녀던길’은 시공(時空)이 정지된 자연 속의 자연이다. 선생은 청량산을 오가던 사색의 이 길을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라고 했다던가.
지금은 3㎞ 남짓한 구간만 옛 모습 그대로 남아있다. 그 길이 근년에 다시 ‘걷고 싶은 길’로 세상에 알려진 것.

걷고 싶은 길, 그러나 함부로 발길을 들여놓지 말라는 출입금지 표지가 예사롭지가 않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왜 이렇게 물리적으로 끊어지게 됐을까?
아마도 ‘지리산 둘레길’에서 그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 같다.
지리산 둘레길 4구간의 벽송사~소나무쉼터 구간에도 ‘통행금지’ 딱지가 붙어있다.

‘지리산 둘레길’ 홈페이지에 그 내용이 공지돼 있다.
‘벽송사~소나무 쉼터 구간은 단체이용객들의 무분별한 농작물 채취 등 주민 피해가 빈번한 관계로 미개통구간이니 통행할 수 없습니다.’

애써 열어놓은 걷기 좋은 아름다운 길에 ‘통행금지’라는 낙인이 찍히는 것이 현실이다.
땅만 파며 평생을 살아온 농민들이 오죽하면 사람이 다니는 길을 막아버리겠는가.
장난으로 던진 돌에 개구리가 죽는 법이다. 길을 걸어가는 것만도 좋은데, 왜 농민들이 애써 가꾼 농작물에 손을 대는가.

지리산 주민들이 농작물과 관련하여 필자에게 하소연을 해온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애써 가꿔놓은 취나물, 고사리 등을 뿌리째 채취해 간다는 것이다.
신문에 무슨 글이 실리면 도회지 사람들이 떼를 지어 몰려들기 일쑤이고, 주변의 산나물 농장 등이 쑥대밭이 되기도 한다고 했다.

지리산 둘레길의 4구간 일부 구간이 농작물 피해와 관련하여 애써 길을 열어놓고도 ‘미개통 구간’으로 묶여 있는 사실이 모든 것을 웅변해 준다.
벽송사 미개통 구간을 피하여 아예 엄천강변을 따르는 별도의 길을 열었다지만, 그것으로 씁쓸한 느낌이 지워지는 것도 아니다.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 걷고 싶은 길은 더욱 그렇다.
눈앞의 작은 이익을 좇아 농작물 등을 함부로 훼손하는 일은 자신의 양심과 양식(良識)마저 더럽히는 일이다.
현지 주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아름다운 정경을 어지럽히지 말라. 아름다운 길은 늘 열려 있어야 한다.    

  • ?
    선경 2010.07.13 23:47
    애써 열어놓은 걷기좋은 아름다운길이
    일부 도시인들로 인하여 통행금지구역이 되었다니 참으로 애석하군요
    후손들에게
    언젠가 그림속으로 들어가는길을 마음껏 걸어볼수있는 그날을
    꿈꾸어본답니다
  • ?
    최화수 2010.07.14 14:01
    감사합니다.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길'이 활짝 열려졌으면 합니다.
  • ?
    섬호정 2010.07.21 04:18
    如山선생님 오랫만에 반가운 글을 읽으며 안부 드립니다
    4월에 진료차 귀국하여 일정을 바쁘게 마치고 8월초에 다시 출국하게 되어 죄송한 소식이라도 전해드립니다
    조선통신사 부산문화재단의 소식 메일을 받게 되어 반갑고 고맙습니다
    고국 체류동안, 늘 관심가져 주시던 하동송림 카페의 10주년을 기념하여 회원 문집을 만들었습니다 부족하나마 주소로 보내드리고저 양해를 구합니다 도명 합장
  • ?
    최화수 2010.07.21 18:16
    섬호정 선생님, 감사합니다.
    늘 건강하실 것으로 믿습니다.
    하동송림 카페 10주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회원 문집을 펴낸 경사도 함께 경하드립니다.
  • ?
    선경 2011.01.02 02:12
    여산선생님
    따뜻하신말씀 다시한번 감사드리며
    새해인사 드립니다
    올한해에도 더욱 건필 되시옵고 보람되신 한해되세요
    항상 건강하세요
    선경드림
  • ?
    해무 2011.04.13 15:34
    얼마전 쌍계사에 다녀왔습니다. 많이도 변하고 예전같지 않는 느낌
    마져 맴도는것이 조금은 씁쓸한 마음안고 돌아왔지요
    선생님!! 내내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여긴 벚꽃천국입니다.^^

  1. 단구성(丹丘城)의 이상향 '한고리샘'

    단구성(丹丘城)의 이상향(理想鄕) ‘한고리샘’ - 정재성·김희덕 부부, ‘내 손으로 집짓기 20년’ 결실 ‘신선들이 살만한 곳’이라 하여 일찍이 김일손(金馹孫)이 ‘단구성(丹丘城)’이라 불렀던 단성(丹城, 경남 산청군 단성면)은 지리산 동쪽 들머리의 산자수명(...
    Date2016.02.19 By최화수 Reply1 Views831 file
    Read More
  2. 대원사계곡길, 왜 이러는가? - 관련 사진

    대원사계곡길, 차도를 넓히느라 이런 생채기를 남겼네요. 원래 자연 상태를 언제 되찾게 되려는지...한숨이 납니다.
    Date2015.05.19 By최화수 Reply0 Views620 file
    Read More
  3. 대원사계곡길, 왜 이러는가?

    “너럭바위에 앉아 계류에 발을 담그고 나뭇가지 사이로 보이는 먼데 하늘을 쳐다보며 인생의 긴 여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면 이보다 더한 행복이 있으랴.” 유홍준 교수가 ‘나의 문화유산답사기’에서 지리산 대원사계곡을 일컬어 ‘남한 제일...
    Date2015.04.02 By최화수 Reply7 Views868 file
    Read More
  4. '아름다운 길'은 열려 있어야

    지리산 견성골에서 만난 '아름다운 통나무집'과 '지리산 제1문'이 있는 오도재에 세워놓은 장승들. "아름다운 길은 열려 있어야 한다"고 말하는 듯하다. ................................................................ 모처럼 마음먹고 먼 길을 달려갔지...
    Date2010.07.12 By최화수 Reply6 Views2123 file
    Read More
  5. 너무나도 큰 '그이의 빈 자리'

    변규화 옹이 거의 30년을 지켜온 불일오두막 '봉명산방'과 오두막 앞의 돌탁자는 옛 모습 그대로, 달라진 것이 없다. ................................................. 오랜만에 불일폭포를 찾는 길에 '봉명산방‘(불일오두막)에 들렀다. 오두막을 지키는 ...
    Date2010.05.30 By최화수 Reply4 Views1663 file
    Read More
  6. '야단치는 사람'이 그립구나!

    청정 자연세계 앞에 우리 인간이 무슨 덧칠이며 가릴 것이 있겠는가. 사진은 지난해 여름 필자가 찾았던 일본 큐슈 내륙 깊숙이 자리한 키쿠치(菊池) 계곡의 청정한 모습이다. ...............................................................................
    Date2010.05.11 By최화수 Reply4 Views1389 file
    Read More
  7. 외진 능선 위에 웬 '그네'인가?

    지리산 세이암, 세이정 위의 깊고 외진 능선 위에 나무 탁자와 의자, 거기다가 긴 줄을 늘어뜨린 '그네'가 있다. 이도령이 놀다 간 자리도 아닐 텐데...??? ........................................................................ 지리산 화개동천 세이...
    Date2010.04.29 By최화수 Reply2 Views10989 file
    Read More
  8.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10)

    <우리들의 산> 1993년 11월호. <우리들의 산>과 끝까지 행보를 함께 했던 서양화가 우경숙님의 작품이 표지를 장식하고 있다. ................................................................... <우리들의 산>은 1995년을 전후하여 종언을 고했다. <우리...
    Date2010.04.20 By최화수 Reply4 Views1791 file
    Read More
  9.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9)

    필자의 입장은 <우리들의 산> 이야기를 회상하기가 결코 쉬운 노릇이 아니다. 그것은 한 달 반이 지나도록 이 이야기를 이어가지 못하고 있는 데서도 드러난다. 쓸 이야기가 없어서가 아니다. 오히려 그 반대이다. 할 말이 너무 많다보니 아무 말도 하지 못하...
    Date2010.01.29 By최화수 Reply6 Views3176 file
    Read More
  10. 지리산 잡지(?) <우리들의 산>(8)

    필자의 졸저 <지리산 365일> 4권 속표지에 실려 있는 '우리들의 산 지리산 르포 팀'(사진 위), 그리고 당시 바래봉 감시초소 앞에서 휴식하고 있는 르포 팀(아래 사진, 뒷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가 필자이다). .................................................
    Date2009.12.11 By최화수 Reply4 Views1462 file
    Read More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8 9 10 ... 31 Next
/ 31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