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은 나에게 어떤 의미인가
내기억으로 산행이라고 하기시작한 때는 91년 가평시절
춘천 삼악산 인듯싶 다.

91년 춘천 삼악산 ... 동기부부와 동료
그때 처음으로 등산화를 구입하여 산을 오르기 시작했다.
그리고
대구에서 갓바위 및 팔공산 , 대전에서 계룡산 민주지산 등
에서 재미를 느끼기 시작하여
인제 현리에서 살악산 등산을 기화로 내취미의 1호로 선정,
틈나는대로 산행을 즐겼다.
현실에서 나오는 스트레스해소 , 산이주는 공기의 상쾌함
무엇보다도 호연지기浩然之氣 를 기를수 있는 최적의 공간으로
나름 정리하고, 특히 지리산 에서의 산행이 주는 즐거움은
40대 후반 50대 초반 인생의 절정시기에 큰 영향을 미쳤기에 산은 나의 의지처處였다.
오늘(2.13)
어제 폭설이 내려 속리산의 설경雪景이 멋질걸로 예상하고
아침부터 부산을 떨어 스패츠.아이젠 그리고 방한복을 챙겨
홀로 떠났다.
여기서 홀로는 꼭 홀로가 좋아서라기보다 인근에는 같이갈 사람이 없기도 하지만,
사실 자유롭고 여유로운 장점도 있다.
가면서 산악인 박태원 선생께 전화를 하여 안부도 묻고
격려의 말씀도 듣고 하여 기분좋게 출발하였다.
박태원 선생은 히말라야 등정을 자주하는 우리나라 몇 안되는
훌륭한 산악인이며 특히 러시아 의 어느산에서 산행하다가 발에 동상이 걸려
발가락이 몇개나 절단 되었는데 그래도 산에대한 열정으로 작년에도 유렵의 "마터호런"에
등정을한 못말리는 산악인 이다.
11시에 속리산 입구에서 출발 하였다.
어제 눈이 많이와서 길바닥은 눈으로 쌓여 있었으며 날씨는 너무 좋았다.
40분만에 세심정에 도착하여 스패츠와 아이젠을 착용하고 오르막을 오르기 시작했다.

소나무와 푸른하늘
복천암을 지나고 용머리골 휴게소 를 지날때 점심먹을때가 된것같아
뜨거운 컵라면 하나 시켜먹고 배를 든든히 채운다음
드디어 본격적인 눈길을 걷기 시작 했다.
눈쌓인 등산길
눈길을 뽀드득 뽀드득 걷고 과 땀을 흘리며 한발한발 걷는 이순간은 내가 살아있음을 느낀다.
산행을 좋아한 이후 내가 깨달은것은
고행도 즐거울수가 있다는것이다.
고행... 힘든게 즐겁다, 쉽게 이해되지 않지만 등산을 오래한 사람만이 느끼는 희열이다.
산행은 수행의 언저리 이다. 이말이 갑자기 나왔다.
지난달 순례는 천국의 언저리 이다 라는 생각이 났었는데
산행을 하다보면즐거움이 바로 오지는 않지만 은은한 즐거움 그리고 마치고서 나중에
그 기억만으로도 미소를 짓게 만드는은근하고 소박한 즐거움이다.,
요즘 내의 화두
"사랑" 에 대해서 생각해본다.
사랑이라는것은 그 범위가 하도 크고 다양하여 한마디로 규정 한다는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그래서 남의 인생을 보면서 사랑을 어떻게 규정할까도 생각해 보는데
남의 인생을 보는문제 또한 불가능한 분야이다.
그래서 명작이나 특히 영화에서 사랑을 무어라 하는지를 보면 쬐금 이해하기 쉬울려나 .
우선 영화는 많은사람들이 공통적으로 공감한 부분이고 일정부분 주제와 스토리가 명확하니까....
최근 내가 과거 감동을 느낀 그리고 어릴적 봐서 이해가 안된 명화들을 보고
사랑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려고 시도하고 있다.
최근에는 " 바람과함께 사라지다. 잉글리쉬 페이션트 . 에덴의동쪽 " 등을 리뷰하며
새롭게 정의 해서 정리해보는게 일과중 하나다.
걸으면서
불애무우 不愛無憂 라는 단어를 조어造語 했다.
" 사랑을 버려라 그러면 근심이 없을지니 "
이렇게 하고 보니 이거야 말로 어럽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 어느누구도 사랑속에 살고 사랑하며 살고 사랑속에 헤메이다
가는게 인생인데 어찌 그리 버리기가 쉬울거냐고....
처음 가본 중사자암
잡생각하며 걷는것도 산행이 묘미다.
그러나 순간을 놓치면 바로 길을 잃는다.
어허 ! 갑자기 중사자암 이 나타났다.
문장대 가는길에는 분명 없는데 .... 아차 ! 길을잘못들었구나 .
이눈길에 다시 길을 찾는다는게 얼마나 짜증나는일인지 경험해본사람들은 안다.
이때 마음을 다잡는다.
어차피 걷기위해 온거, 짜증내지말고 즐기면서 걷자.
한 10여분 걸으니 다시 본등산로를 찾았다.
세심정에서 문장대로 이르는길은 3km 정도 밖에 안되지만 그 경사도 가 상상이상으로심하고
바위나 돌들로 길이 연결되어 있어 초보자는 엄청 지루하게 느낀다.
여러번 와본나도 이길을 걸을때 너무지루한 관계로 평소산행비법을 쓴다.
전체길의 보수步數 를 추정하고 ... 3km 같으면 경사도에 따라 다르지만 지금의 경우 대략 4800 걸음이다.
1km당 거의 1500보 경사가 좀있으면 1600보 이렇게 계산하면 거의 맞다.
그리고 100 걸음 오를때마다 호흡조정도 하고 잠시쉰다.
이때 아무생각이 없어야 하는데 그것 역시 어려우나 숫자는 끊임없이 셀수있다.
100걸음은 잠깐이고 하다보면 역시 1000 걸음도 잠깐이다.
마지막 깔딱고개를넘으면 낙원처럼 전나무 숲이 있고 그늘이 있고 밴치가 있다.
나는 이장소를 속리산의 낙원 이라고 일컫고 있는데 파란하늘과 전나무숲과 어우러진
멋진 경치이면서 아늑하기 까지 하다.
문장대 부근 안락하고 그늘과 밴치가 있는 쉼터
3시간 계속오르니
문장대 드디어 도착 !
생바람이 얼마나 센지 그리고 얼마나 찬지 사진 몇컷하고 바로 하산하였다.
멋진 광경과 장소는 그냥 편안하게 즐기도록 허용하지 않는다.

문장대 통바위 바로아래
아마 세상사에 있어
멋지고 높은 자리도 먼데서 보니 그러하지
가까이 더 가까이 하면 오히려 평평하게 사는 사람들보다 고민이 많고 책임도 무겁다.
잠시 상주 보은 청주 쪽으로 둘러보고 각각 사진 한컷씩 촬영하고는
바로 아래에서
모처럼의 감동을 지인들에게 보내고 안부겸 전하였다.
좋은곳, 힘든곳, 기쁜곳에 오면 꼭 전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이또한 나의 소소한 기쁨으로 여기고 있다.
연하선경 소요유 ... 상주쪽으로바라본 광경
연하선경(煙霞仙景) 같은 산과산, 능선과능선, 아름다운 이산하
하며 감탄하고 있는데
산악인 박태원님 께서 답신을 보내 왔다.

울릉도 등산학교에서 눈속산행 교육중
문장대 에서 지인들에게 보낸 인증 삿 보내어 축하및 격려를 받는 재미도 솔솔하다.
중년의 고독 중에도 이런 잔재미룰 느끼는것은 아직 내가 올드보이 일까
아니면 가슴에 따스함이 남아 있어 그런가
이바쁜 와중에 조병화 시인의 "고독하다는것은 ' 이라는 시가 생각난다.
조 시인님은 시를 너무 쉽게 쓰셔서 이해하기도 인용하기도 편하고 공감도 쉽다
고독하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소망이 있다는 거다
소망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삶이 남아 있다는 거다
삶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나에게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거다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
그리움이 남아 있다는 것은,
보이지 않는 곳에
아직도 너를 가지고 있다는 거다.
내려오면서 지인들의 축하및 격려의 답신 메세지 소리에 반가워하고
모처럼 안부도 전하면서 나의 건재함도 알리고
홀로 산행을 하지만 난 홀로가 아님을 실감한다.
근데 이 눈오는 산중에 나만 홀로 오는게 아니다.
저쪽에서 "바스락 바스락 " 하는 소리가 들렸다.
나도 움직임을 줄여 주변을 관찰하니 아뿔사 한 10m 정도 앞에서
노루한마리가 그도 놀란듯 주변을 둘러본다.
나는 본능적으로 나무와나무사이에서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친구도 물마시러 왔는지 계곡에 서성거리다 주의를 살핀후
내 인기척 떄문인지 서서히 물러 서더만 쏜살같이 위로 뛰어갔다.
서로 외롭게 홀로산중에서 만났으니 같이좀 놀지....

어제만난 둥둥이가 흰 노루
philla(필리아) 란 말은 우정 으로 번역 더 깊이 들어가면 사랑보다 엷지만 은은한 울림의 관계 를 애기하는듯 하다.
인간과 동물 그리고 식물까지도 필리아의 개념에 포함시켜 보존하고 보호 하여야 한다.
얼마전 교황님 께서도 언급하신 " 형제애 " 라는 개념과도 일치한다.
이 설원에서 산책하는 노루나 잡생각많은 이 중생 이나 뭐가 다르지...
먼데서 보면 한점이요 조물주의 입장에서 보면 살아있는 생명체중의 하나이지......
생이불유(生而不有) 자연은 만물을 생生하게 하고 결코 소유하지 않는다.
다섯시간동안 눈덮힌 산하를 허위허위 걸어면서도 머리는 세상잡사에 다 관심을 가지니
이순(耳順) 이라는 나이에 아직 어울리지 않는 올드보이 임을 자인합니다.
올해 여름쯤 지리산에 가서 제대로 종주하면서 다시 묵상을 할 생각입니다.
지금도 철부지 이지만 그땐 철부지 였습니다.
안부 전합니다. 제가 아는 모든분과 모르는분 까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