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뉴 건너뛰기

지리산

섬진나루>두레네이야기

두레네
/두레네(추풍령) /두레네(지리산) /두레네크리스마스이야기(지리산)

두레네 글방입니다.
2008.09.01 11:30

도둑이야!

조회 수 1727 댓글 0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

단축키

Prev이전 문서

Next다음 문서

크게 작게 위로 아래로 댓글로 가기 인쇄
도둑이야!

새벽에 일어나 기도를 드리다가 다른 생각이 들어왔습니다.
그전에 꿈꾸던 일이 있는데, 그 일을 진행시키려면 많은 돈이 필요한 일입니다.
그렇기에 마음에만 있을 뿐 당장에 실제 되어질 일은 아니겠거니 여기는 일입니다.
그런데 이날따라 자꾸 그 일에 대한 상상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왜 청년 시절에 누구나 상상하듯, 망상에 가까운 일이지만
하루에도 수많은 빌딩을 지었다 허물었다 하는 식으로 말입니다.

이런 궁리, 저런 궁리로 기도줄이 잡히기는 어려운 노릇이었습니다.
갑자기 방에서 자고 있던 집사람이 ‘도둑이야’ 하고 신음하듯 소리를 냅니다.
무슨 꿈을 꾸는지 심한 잠꼬대를 하며 몸을 떨고 있길 레
어깨를 다독이며 괜찮아 괜찮아 하고는 묻습니다.
누가 훔쳐간데? 내가 당신 마음을 훔친 적은 있었지만 괜찮아 어쩌구하며 농담을 건넵니다.
아내는 “누가 꿈속에서 섬뜻하게 나오는데, 무서워서 몸을 떨게 되더라”고 저쩌구하며 이내 잠이 들어버립니다.

잠든 아내를 바라보며 미안한 마음이 듭니다.
평생 내 고집대로 살아서 내 뒤에서 뒤치닥 거리느라
자기의 젊은 시절의 예쁜 꿈을 잃어버리고 희생한 아내입니다.
언젠가 병석에서 일어난 저에게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이제나 저제나 남편이 세상에서 제 몫을 다해서 하나님 앞에 그리고 사람 앞에
당당한 사람이 되기를 소망한다고” 그런 아내에게 나는 그저 부끄러울 뿐입니다.
그 기대와 바램을 채워주지 못하고 늘 기다림이라는 숙제만 주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마루로 나와 무릎을 고쳐잡는데
그렇구나! 도둑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이 일었습니다.
내가 정해진 시간을 하나님 앞에 드리는데
내 마음을 훔쳐가는 도둑이 들어와 그 분과의 소중한 만남을 빼앗아 가버린 것이었구나!
또 돈으로 유혹하는 사단에게 져서 이 세상의 영광을 바라는 헛된 영광을 바라보았구나!
하나님 보다 또 먼저 사람의 생각으로 사는 옛 습관이 불현듯 일어
이 아침 새벽에 드리는 향기로운 제물을 훔쳐가고 말았구나! 하는 탄식이 흘러 나왔습니다.

가장 소중한 것을 먼저 해야 하는 법입니다.
하늘 사람은 하늘 일을 먼저 해야 하기에 그분과의 소통을 먼저해야 하는 일인데
엉뚱한 계획에 사로잡혀 차려지지도 않은 밥상을 생각하며 숟가락만 빠는 꼴이었던 것입니다.
세상 사람일지라도 그와 같은 순리를 작은 일에서 먼저 생각해보아야 합니다.
자신이 일을 벌리기 전에 혼자만의 망상인지 확인하려면
지금껏 살아오면서 자신의 일이 잘되면 가장 기뻐할 사람,
자신의 일이 잘 안되면 가장 염려가 큰 사람과 먼저 대화가 풀려야 하는 것입니다.

다만 하늘 사람과 세상 사람이 다른 이치는
세상이 먼저냐 하늘이 먼저냐 하는 가치기준의 차이입니다.
그 기준이 밖으로 드러나는 여러 가지 중 하나의 예라면,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는 사람이라는 점입니다.
그런데 저는 이날 새벽에 하늘의 일보다 제 자신의 궁리를 먼저 구한 것입니다.
정말 우는 사자처럼 삼킬 자를 찾아다니는 자에게 마음을 뺏긴 것입니다.





List of Articles
번호 제목 글쓴이 날짜 조회 수
134 다시 낙엽을 찾아 나서다 4 file 두레네집 2011.10.27 834
133 물 게와 박달 게 5 두레네집 2008.09.23 2272
» 도둑이야! 두레네집 2008.09.01 1727
131 욕심낼만한 것을 찾다 두레네집 2008.08.21 1731
130 살던 곳을 벗어나려는 일탈의 꿈 두레네집 2008.08.12 1455
129 두레와 자전거 두레네집 2008.08.01 1201
128 죽이지 마세요 1 두레네집 2008.07.31 1177
127 천사 두레의 말씀 2 두레네집 2008.07.25 1340
126 섬진강 빠가사리 두레네집 2008.07.19 1404
125 다시 쓰는 나의 이야기 1 두레네집 2008.07.12 1109
124 이 세상을 떠나가는 친구에게 1 두레네집 2008.07.11 1250
123 고사리를 뜯으며 4 두레네집 2008.07.08 1142
122 비오는 날의 그리움-2(두레아빠 편) 8 두레네집 2007.05.25 2287
121 내 살던 터에 대한 그리움 9 두레네집 2007.05.17 1788
120 회관 앞의 관광버스(두레엄마) 6 두레네집 2004.12.11 2180
119 해 마다 얻어맞는 호두나무 6 두레네집 2004.09.14 3118
118 백설왕자가 된 두레. 4 두레네집 2004.09.07 1784
117 추풍령 고개마루를 찾아 2 두레네집 2004.08.31 2440
116 태풍이 지나간 후 5 두레네집 2004.08.29 1385
115 별똥별을 찾아서 7 두레네집 2004.08.22 1319
목록
Board Pagination Prev 1 2 3 4 5 6 7 Next
/ 7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