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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마당>추억의지리산,사랑의지리산(최화수)

최화수 프로필 [최화수 작가 프로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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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천왕봉과의 첫 만남(1)

1974년 12월19일은 내가 지리산 천왕봉에 처음 오른 날이다. 그것도 단독 등정(?)을 한 날이다. 아니, 내가 지리산과 난생 첫 대면을 한 날이다. 천왕봉을 처음으로 찾게 된 것도 아주 엉뚱한 일이 계기가 됐고, 천왕봉에 오르게 된 과정도 돈키호테식 천방지축이었다. 28년 전 일을 지금 생각해도 부끄럽고 모골이 송연해진다.

내가 느닷없이 지리산, 그것도 정상인 천왕봉을 찾게 된 것은 회사에서 갑자기 출장명령이 떨어진 때문이었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이 유실수 등으로 산지 개발을 강조하는데 따라 신문사에서 새해 특집 '산' 시리즈를 기획했다고 한다. 그런데 신년호 첫 머릿글을 어떻게 장식할 것인지 천왕봉에 올라 생각해보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 산지를 유실수 등 경제수종으로 수목 경신을 하는 것이 테마인 '산' 시리즈 도입부 글을 지리산에 올라 생각해보라는 것은 너무나 엉뚱한 발상이었다. 당시 나는 취재부서가 아닌, 편집부 기자로 일하고 있었다. 편집부 기자를 기획 시리즈 취재팀의 일원으로 발탁, 가장 먼저 출장을 보내는 것도 전무후무한 일이었다.

돌이켜보면 그 때부터 나와 지리산과의 어떤 불가사의한 인연이 작용하기 시작한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당시에는 온 나라가 전란 후유증에다 가난의 질곡에서 채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기 때문에 산행에 나서는 이들이 소수에 불과했다. 또한 도로 사정이 나빠 일반인들은 원거리 산행은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어쨌든 나는 선배 사진 기자 한 명과 지리산 출장을 떠났다. 그 때는 당일로 지리산에 가는 일은 불가능하여 진주에서 하룻밤을 묵고 다음날 아침 중산리로 출발했다. 당시에는 순두류교(우천 허만수 추모비 앞 교량)가 없었기 때문에 계곡을 건너지 않고 한참 거슬러 오른 뒤 칼바위 쪽으로 건너갔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

칼바위부터 눈이 쌓여 있었다. 눈을 밟고 힘들게 망바위에 닿았는데, 한 무리의 등산객이 하산하다 우리를 향해 불벼락을 내렸다. "당신들 뭐야? 미친 놈들이야?" 나는 똥구두(군화)에 군용파카를 입고 있었지만, 사진기자 선배는 바바리 코트에 단화를 신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더구나 우리는 작은 배낭 하나 메고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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